부산실버예술단 지하철 거리 공연 큰 호응, 노인 문화의 거리 조성 ‘노인문화혁명’
부산실버예술단 지하철 거리 공연 큰 호응, 노인 문화의 거리 조성 ‘노인문화혁명’
  • 이미정
  • 승인 2007.08.31 17: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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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본지가 ‘노인문화의 거리를 만들자’는 사회공익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부산 어르신들이 자발적으로 지하철 역내에서 합창, 무용 등 거리공연을 펼쳐 어르신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부산의 공연은 어르신들 스스로 만들어가는 노인문화의 가능성을 엿보게 했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 있게 해석되고 있다.

 


<사진>매월 셋째 주 목요일 오후 2시 부산지하철 서면역에서 공연을 펼치고 있는 부산실버예술단원들.

 

사단법인 한국경로복지회 소속 부산실버예술단(단장 황영근) 소속 단원 30여명은 최근 매월 셋째 주 목요일 오후 2시 부산에서 가장 번화가로 알려진 부산지하철 서면역 만남의 광장에서 두 시간 동안 공연을 펼치고 있다.


부산실버예술단은 부산지하철공단과 매월 셋째 주 목요일 오후 2시에 만남의 광장에서 공연키로 약정하고, 지난 3월부터 공연을 이어오고 있다. 특히 부산실버예술단은 오는 10월에 열리는 ‘부산자갈치축제’에 이미 출연이 확정돼 인기를 실감케 하고 있다.


고운 한복에 족두리를 쓰고 공연에 나서는 부산실버예술단원들은 70세 전후의 할머니들이다. 단원들은 서면역 만남의 광장을 지나는 어르신들은 물론 일반 시민들을 상대로 합창, 무용, 하모니카 연주, 가야금 병창, 가요 등 갖가지 공연을 펼쳐 최근 ‘부산명물’로 떠올랐다.


<사진>어르신들이 부산실버예술단의 공연에 맞춰 흥겹게 춤을 추고 있다.

 

시민들은 좀처럼 보기 어려운 어르신들의 공연을 관람하며 흥겨운 박수로 호응하는가 하면 어르신들의 경우 단원들이 공연하는 가락에 맞춰 덩실덩실 춤을 추는 등 인기폭발이다.


특히 만남의 광장에 마련된 공연장은 최근까지 젊은이들이 전유하는 공간이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부산실버예술단원들의 출연으로 남녀노소가 함께 어울리는 화합의 장소로 탈바꿈했다.


부산실버예술단원들과 어울려 신명나는 한마당을 즐긴 시민들은 “어르신들이 거리공연을 펼친다는 것 자체가 매우 이례적이고 신선하다”며 “환한 미소와 함께 시민들의 손을 잡고 춤을 추시는 어르신들을 보고 ‘노인들은 무기력하고 고리타분하다’는 생각을 떨쳐버리게 됐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황영근 단장은 “실버예술단 공연을 한 번이라도 관람한 시민들은 노인은 무기력하고 무능력하다는 편견을 버리게 된다”며 “정부와 지자체가 노인문화의 거리 조성을 위해 예산을 편성해 지원한다면 전국 곳곳에서 ‘노인문화혁명’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황 단장은 지난 2005년 5월, 부산실버예술단을 직접 창단해 현 회원 200여명과 함께 부산시민회관을 비롯해 부산 경남지역 양로원 등을 방문해 지금까지 모두 28차례 공연을 벌이고 있다. 황 단장은 특히 지하철 공연에 소요되는 1회당 30만원의 비용도 직접 마련하고 있다.


 정훈학 부산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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