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긋불긋한 ‘안면홍조’ 3년간 20% 늘었다
불긋불긋한 ‘안면홍조’ 3년간 20% 늘었다
  • 배지영 기자
  • 승인 2017.05.26 13:39
  • 호수 57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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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과학회, 7960명 안면홍조 환자 분석 결과

집에서 관리하다 질환 악화시켜… “전문의와의 상담 필수”

최근 3년간 안면홍조로 병원을 찾은 환자가 2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성이 71%, 남성이 29%의 비율로 여성 환자가 2배 이상 많았다.
대한피부과학회는 최근 10개 종합병원 피부과의 안면홍조 환자 7960명을 분석한 결과, 환자수가 2512명(2014년)에서 2970명(2016년)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안면홍조는 얼굴, 목 부위의 피부가 갑자기 붉게 변하면서 열감이 나타나는 증상을 말한다. 보통 이 증상이 약 2~4분간 지속되며 하루에도 여러 번 나타날 수 있다.
발병 초기에는 단지 얼굴에 붉은 색을 띠는 홍반과 화끈거리는 증세가 나타나고 사라지지만, 이를 방치하면 주사 등의 만성 염증성 피부 질환으로 악화될 수 있어 조기에 피부과 전문의에게 올바른 진단 및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조사 결과, 연령별로는 40~50대가 52%를 차지해 중년 여성들이 안면홍조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았으며 계절별로는 봄, 겨울, 가을, 여름 순으로 병원에 방문한 환자가 많았다. 특히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면서 상대적으로 환자들의 피부 관리가 소홀해지기 쉬운 3~4월에 가장 환자가 많았다.
또한 지난해 종합병원 피부과에 방문한 안면홍조 신규환자 500명의 진료기록 차트를 분석한 결과, 안면홍조 환자들은 질환 발병 후 평균 13개월이 지난 시점에 병원을 처음 방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약 68%의 환자가 병원 방문 전에는 본인의 증상과 질환명에 대해 잘 모르고 있는 것으로, 안면홍조의 조기 진단과 치료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현실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최지호 서울아산병원 피부과 교수(대한피부과학회장)는 “안면홍조를 방치하면 혈관이 늘어나고 염증이 악화돼 주사 등의 심각한 피부질환으로 진행될 수 있다”며 “심한 경우 눈이 붉게 변하고 각막 손상까지 가져오는 안구주사, 코와 턱의 형태가 변해 수술이 필요한 비류성 주사도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많은 안면홍조 환자들이 지루성 피부염을 동반하고 있는데, 지루성 피부염이 안면홍조 혹은 주사와 혼동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피부과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을 기반으로 조기부터 안면홍조를 올바르게 치료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안면홍조 환자, 치료 가능 여부 잘 몰라
안면홍조 환자 7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에서는 안면홍조를 질환으로 인지하고 있는 환자가 45%로 절반에도 못 미쳤다. 또한 안면홍조가 치료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는 응답이 34% 수준에 불과해 환자들의 질환 이해도가 매우 낮았다.
환자들의 낮은 질환 이해도는 피부과 치료 대신 비전문적인 홈케어로 이어져 질환의 악화 가능성을 높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실제로 안면홍조의 치료와 관리법으로 환자의 71%는 ‘화장품, 민간요법 등의 홈케어’라고 응답했고, ‘피부과 병의원 방문’은 25%에 불과했다.
일상생활에서 안면홍조를 관리하는데 필수적인 보습제와 자외선 차단제 사용에 대해서는 남녀 간 격차가 있었다. 세안 후 보습제를 사용한다는 응답은 평균 92%를 기록했으나 여성은 98%, 남성은 79%가 사용한다고 응답해 남성의 보습제 사용이 여성 대비 저조했다.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한다는 응답은 평균 82%였으나 여성의 경우 92%, 남성의 경우 62%로 훨씬 낮아 성별에 따른 격차가 더욱 크게 나타났다.
더불어 안면홍조 환자들은 대인관계 및 일상생활에서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 10명 중 3명은 안면홍조 때문에 △사회생활을 하는데 자신감이 없고(34%) △타인에게 놀림을 받거나(33%) △연애를 할 때 불편함(32%)이 있다고 응답했다. 또한 △운동할 때 얼굴이 붉어져 불편(59%)하거나 △술에 취해있다는 오해(47%)를 받거나 △갱년기 증상으로 오해(35%) 받아 일상생활에서도 빈번하게 불편함을 경험했다.
이미우 서울아산병원 피부과 교수(피부과학회 홍보이사)는 “안면홍조는 얼굴 피부에 증상이 나타나 환자들의 삶의 질이 굉장히 떨어지고, 자신감이 떨어질 수 있다”며 “피부과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환자의 피부타입에 맞춘 치료 계획을 세우고, 세안 및 보습 단계에서 질환을 관리하는 일상생활 습관을 잘 숙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배지영 기자 jyba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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