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렴 예방 위해 13가 백신 추가 접종해야
폐렴 예방 위해 13가 백신 추가 접종해야
  • 배지영 기자
  • 승인 2017.06.02 14:12
  • 호수 57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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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관리본부, 백신 효과‧비용 연구 결과
▲ 65세 이상 어르신이 폐렴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23가 다당질 백신 외에도 13가 단백결합 백신을 추가로 접종하는 것이 효과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은 예방접종을 하고 있는 어르신의 모습.

13가 백신 단독접종 가장 효과적… 기저질환 등 고위험군 환자에 권고
병원, 예방접종 확인조차 안해 … 폐렴 예방 위한 지원정책 보완 절실

폐렴 사망자 10명 중 9명이 65세 이상 노인인 가운데 폐렴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국가예방접종 사업 중 하나인 폐렴구균 백신(23가 다당질백신) 외에도 13가 단백결합 백신을 추가로 접종하는 것이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달 2013년 5월부터 시행하고 있는 65세 이상 노인 폐렴구균 무료예방접종(1회 접종)이 폐렴, 수막염을 예방해 비용대비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논문은 65세 이상 연령을 대상으로 폐렴구균 백신효과, 질환 발생률, 사망률, 의료 및 사회경제적 비용 등을 분석한 결과로, 접종률을 60%라고 가정할 때 △13가 단백결합 백신 △13가 단백결합 백신 접종 후 23가 다당질 백신(국가예방접종사업) 순차 접종 △23가 다당질 백신 단독 접종 순으로 비용‧효과가 좋은 것으로 발표했다.
연구에 따르면, 13가 백신만 접종할 경우 백신을 통해 생존연수가 1년 높아지는데 797달러(약 89만1000원)가 소요됐다. 반면, 현재 정부에서 65세 이상에 무료로 지원 중인 23가 백신만 단독으로 접종할 경우에는 2만5786달러(약 2885만4500원)가 부담됐다. 두 전략 간의 비용 차이는 2만5000달러(약 2797만원)로 약 32배 차이다. 또한 13가 백신을 우선 접종하고 23가 백신을 추가 접종할 경우에도 23가 백신을 단독 접종하는 것보다 2만4558달러(약 2748만원)나 저렴했다.
이에 대한감염학회는 65세 이상 성인 중 만성질환이 있거나 면역저하자인 경우 13가 백신을 먼저 접종하고 1년 뒤 23가 백신을 추가 접종하도록 권고한다.
◇한국인 사망원인 4위 ‘폐렴’
통계청에 따르면, 폐렴은 지난 2005년 국내 사망원인 10위에 머물렀으나 2015년에는 4위로 껑충 뛰어 올랐다. 특히 연간 폐렴으로 인한 사망자 10명 중 9명은 65세 이상일 정도로 고령층에서의 폐렴 위험도가 더욱 높았다.
고령층에서 폐렴이 가지는 큰 문제는 발견이 늦어져 중증으로 발전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폐렴의 주요 증상은 기침, 객담, 발열 등으로 감기의 초기 증상과 비슷해 감기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특히 고령층에서는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경우도 있어 초기 치료를 놓치고 병을 키운 후에야 병원을 방문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하지만 국내 고령층에서 폐렴의 심각성이 높아지는 것에 비해 폐렴을 예방하고 관리하는 정책은 미흡한 실정이다. 보건복지부가 실시한 ‘폐렴 요양급여 적정성 평가’ 결과에 따르면, 국내에서 폐렴은 아직 사전 예방보다는 사후 치료에 집중돼 있다.
실제로 폐렴 관련 평가항목 중 가장 높은 시행률을 보인 항목은 ‘병원도착 8시간 이내 항생제 투여율’(93.1%)인 반면, ‘폐렴구균 예방접종 확인률’은 53.7%로 가장 낮았다. 폐렴구균 예방접종 확인을 전혀 시행하지 않는 기관도 189개 기관에 달했다.
노인 대상 폐렴구균 예방접종사업 또한 지난 2013년 시행된 이후 접종률이 사업 시행 전(15.4%)보다 2015년 58.4%로 오르긴 했지만 여전히 독감 접종률(80%)에 비해서는 미흡한 실정이다.
엄중식 가천대학교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노인에게 폐렴이 발병하는 경우 쉽게 치유되지 않고 장기화 되거나 사망하는 경향이 있다”며 “특히 심장, 폐, 신장 등에 만성질환이 있거나 독감 이후 합병증으로 폐렴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치명적이므로, 고령층에서 폐렴 예방에 더욱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폐렴구균 백신 정책 보완 절실
폐렴을 예방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폐렴구균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다.
현재 국내에서는 만 65세 이상을 대상으로 23가 백신의 접종을 무료로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폐렴 자체가 아닌 폐렴구균에 의한 패혈증이나 수막염과 같은 침습성 질환의 예방이 주목적이어서 폐렴에 대한 예방으로 오인해서는 안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엄 교수는 “현재 국내 고령층에서 폐렴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높은 만큼, 폐렴구균 예방접종 사업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며 “13가 백신과 23가 백신을 모두 접종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만큼 이에 대한 논의가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배지영 기자 jyba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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