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염·간경변 등 간 질환자 간암여부 정기검진을
간염·간경변 등 간 질환자 간암여부 정기검진을
  • 배지영 기자
  • 승인 2017.06.02 14:21
  • 호수 57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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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암 증상과 치료법

50‧60대 남성이 고위험군… 증상 느껴질 땐 상당히 진행된 경우 많아
종양 절제, 간 이식 등으로 치료해야… 과도한 음주는 특히 피해야

흔히 간을 ‘침묵의 장기’라고 한다. 병증이 진행되어도 증상이 거의 없다가 치명적인 상황에서야 실체를 드러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의학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가 쉽지 않다. 그렇다고 방치해서는 안 된다. 더 적극적으로 치료에 나서야 한다.
간암은 우리나라 50~60대 남성 암 사망 원인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사망률이 높은 암 중 하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간암 환자는 남성(24만4792명)이 여성(8만6596명) 보다 3배 정도 많았으며, 남성의 연령별 분포에서는 40대 9.9%, 50대 30.8%, 60대 31.8%로, 50~60대가 가장 많았다.간암은 초기에 아무런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명치부분이나 오른쪽 상복부에 덩어리가 만져지고 통증, 피로, 쇠약감, 체중감소 등 증상이 있을 때엔 이미 상당히 암이 진행돼 치료시기를 놓친 경우다.

▲ 간암은 간질환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거의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B‧C형 간염이나 간경변 등 만성 간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의 경우 평소에 주기적으로 검진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사진은 정상 간의 간암으로 변화되는 과정 그림=대한간암학회

◇간암 위험인자
간암은 간질환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거의 발생하지 않으며 대부분 간염이나 간경변과 같은 만성 간질환을 갖고 있는 환자에게서 발생한다. 간암 환자의 80~90% 가량이 B형 혹은 C형 간염 바이러스에 의한 간 질환을 앓고 있으며, 10~15%는 과도한 음주에 의해 알코올성 간경변 등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B형 간염 보균자라도 간염 혹은 간경화가 그리 심하지 않으면 다소 피곤할 뿐 아무런 증상이 없는 것이 대부분이다. 더구나 간질환이 상당히 진행됐는데도 불구하고 간수치(AST, ALT)가 정상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서석원 중앙대병원 간담췌외과 교수는 “간암은 술보다 간염을 오래 앓게 됨으로써 생기는 비율이 더욱 높다”면서 “B형 혹은 C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간암 발생 위험도가 200배 정도로 높아지고, 간경변증이 있으면 간암 발생은 1000배 이상이 된다. 따라서 만성간염 환자의 경우 6개월에 한 번, 간경변증 환자의 경우는 2~3개월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간암 발생 여부를 검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같이 간암의 위험인자가 있는 사람은 정기적으로 간암 표지자 검사와 초음파 검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이러한 정기적 검사에서 이상 소견이 있으면 CT(컴퓨터 단층촬영)나 MRI(자기공명영상) 등의 추가적인 검사를 통한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진단이 애매할 때는 혈관조영술이나 조직검사를 통해 진단하게 된다.
◇간암 치료
간암에 걸렸다면 가급적 수술을 하는 것이 좋다. 요즘에는 수술기법과 수술 전후 관리가 좋아지면서 수술환자 완치율이 50%가 넘고 수술 사망률은 1%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종양이 너무 많이 커졌거나 여기저기 퍼진 경우, 간 기능이 부족한 경우에는 수술이 불가능하다.
이럴 때에는 간암에 영양분과 산소를 공급하는 혈관을 막는 ‘경동맥 화학색전술’, 간암에 알코올을 주입해 간암 세포를 죽이는 ‘경피적 에탄올 주입술’, 고주파를 이용하여 간암을 태우는 ‘고주파 열치료’ 등의 비수술적 요법을 시행해야 한다.
또한 간 기능이 나쁘거나 종양의 개수가 많아 수술적 절제가 어려운 경우에는 간 이식으로 완치를 기대할 수 있다. 간 이식은 크게 뇌사자의 간을 받아 이식하는 ‘뇌사자 간 이식’과 살아있는 사람의 간의 일부분을 절제해 이식하는 ‘생체 간 이식’이 있다. 간 전체를 사용하는 뇌사자 간이식은 가장 이상적인 방법이지만 뇌사자 장기기증이 부족하다 보니 전체 간 이식의 70%는 생체 간 이식에 의존하고 있는 상태다.
기증자의 경우 혈연관계는 중요하지 않으며, 지방간이 있는지 여부와 동반질환 종류, 간의 크기, 해부학적 구조가 맞는 지를 따져 이식을 결정한다. 과거에는 혈액형도 맞아야 했지만 최근에는 기술이 발달해 맞지 않아도 상관없다.
◇간암 예방법
간암의 예방은 만성 간 질환의 예방에서 출발한다. B형 간염은 바이러스를 지닌 어머니에게서나 수혈을 통해 감염되는 특징이 있다. 몸의 면역체계가 바이러스에 감염된 간세포를 공격하면서 간세포의 섬유화로 인해 간경변증(간경화)이 진행돼 간암으로 연결될 수 있어 위험성이 큰 만큼 정기검진과 항바이러스치료제 복용 등 관리가 중요하다.
C형 간염의 경우에는 수혈, 오염된 주사기의 재사용, 성접촉 등으로 감염된다. B형 간염과 달리 예방 백신도 따로 없어 철저한 위생 관리를 통해서만 예방이 가능하다. 특히 혈관을 통한 마약 사용, 문신 등을 피해야 하며 병원 등에서 환자의 혈액과 접하는 기회가 높은 사람들은 철저한 안전 수칙을 지키고 감염된 사람의 칫솔이나 면도기 등을 공유하지 않아야 한다.
서 교수는 “과도한 음주는 간경변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절제해야 한다. 부득이한 경우라도 하루에 맥주 1~2병, 소주 반병 이상은 마시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면서 “특히 매일 술을 마시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지영 기자 jyba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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