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아름다운 임종’ 점수 58.3점 머물러
한국인 ‘아름다운 임종’ 점수 58.3점 머물러
  • 배지영 기자
  • 승인 2017.06.09 13:52
  • 호수 5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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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대, 호스피스‧완화의료 제도 관련 조사 결과
▲ 우리 사회가 아름다운 임종을 맞이하고 있는지에 대한 평가 점수가 평균 58.3점으로 조사돼 웰다잉을 위한 노력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호스피스 병동에서의 마지막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목숨’의 한 장면.

임종에 부정적인 인식 아직 높아… ‘웰다잉’ 노력 더 필요
노인전문교육원 교육 성과… 64% 사전의료의향서 작성

최근 웰다잉(Well-dying)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사회적으로는 아직 편안하고 아름다운 임종 분위기 형성이 미흡하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서울의대가 월드리서치센터에 의뢰해 일반인 1241명, 환자 1001명, 환자가족 1008명, 의료진 928명을 대상으로 ‘호스피스·완화의료 제도 및 죽음 문화 구축을 위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우리 사회가 아름다운 임종을 맞이하고 있는지에 대한 평가 점수(100점 만점)가 평균 58.3점으로 나타났다.
해당 조사는 한국의 임종 현황에 대한 인식부터 호스피스·완화의료 정책에 대한 동의 여부, 지원활동 참여의향에 대한 부분 등 다양한 주제를 포함했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누구나 행복하고 의미 있게 살다가 편안하고 아름답게 임종하는 사회’를 100점, ‘모두가 불행하고 무의미하게 살다가 괴롭고 비참하게 임종하는 사회’를 0점이라고 가정해 점수를 산출한 결과 58.3점의 평균이 도출됐다. 대상별로는 일반인 65점, 환자 59.9점, 환자가족 58.1점, 의사 47.7점의 평균이 나왔다.
이는 우리 사회가 행복하고 의미 있게 살다가 편안하고 아름답게 임종하는 사회라기보다는 불행하고 무의미하게 살다가 괴롭고 비참하게 임종하는 사회로 인식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아름다운 삶의 마무리를 위한 중요 요인으로 일반인(22.4%)과 환자(22.7%)는 ‘다른 사람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것’을 가장 많이 꼽았지만, 환자가족(25.9%)과 의사(31.9%)는 ‘가족이나 의미 있는 사람과 함께 있는 것’을 가장 많이 선택했다.
돌봄 선호 장소에 대한 조사결과에서 ‘말기 상황’에서는 일반인 37%, 환자 31.8%, 환자가족 33.8%가 1위로 상급종합병원을 이용하겠다고 답했지만 의료진(45.8%)은 중소병원을 이용하겠다는 응답이 1위를 차지했다. ‘수주 혹은 수일 이내 임종이 예상 될 때’에는 일반인(31.3%)과 환자가족(37.6%)이 의원급을 1위로 이용하겠다고 답했고, 환자와 의료진은 중소병원을 1위로 꼽았다.
간호사에 의한 간병에 대해서도 환자가족(89.1%), 환자(86%), 일반인(83.5%), 의사(75.6%)가 대부분 필요하다고 답했으며, 간병도우미 지원 또한 있어야 한다는 답변이 의사(96.1%), 환자가족(94.9%), 일반인(93.4%), 환자(93.1%)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이밖에도 호스피스·완화의료 제도 개선방향 중 하나로 논의되고 있는 ‘자원봉사자의 말기 환자 돌봄 의무화 정책’에 대해서는 일반인(84.9%), 환자(86.9%), 환자가족(86.9%), 의사(72.4%) 모두 찬성한다는 비율이 높았다.
‘호스피스 완화의료’ 조사를 주도한 윤영호 서울의대 교수는 “원하는 곳에서 맞이하는 아름다운 임종을 위해서는 죽음에 대한 인식을 개선할 수 있도록 교육과 캠페인이 중요하다”면서 “제도뿐만 아니라 인식·문화를 고려한 한국형 호스피스 완화의료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한노인회는 지난 3월부터 무주 노인전문교육원에서 노인지도자 교육을 실시하면서 교육 프로그램의 하나로 웰다잉 교육 및 사전의료의향서 작성을 진행해오고 있다.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중단하겠다는 뜻을 밝히는 사전의료의향서 작성은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고 과중한 의료비 지출을 막아 가정경제의 파탄을 줄이며 국가 재정의 절감에도 기여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병순 노인전문교육원 원장은 “처음에는 자녀들의 거부반응 때문에 사전의료의향서 작성을 꺼리고 거부하는 분들이 많았는데 교육 차수를 거듭할수록 참여율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그동안 교육 수료자 3444명 가운데 2208명(64%)이 사전의료의향서 작성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배지영 기자 jyba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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