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구, 경로당 환경개선 5개년 사업에 21억 투입
용산구, 경로당 환경개선 5개년 사업에 21억 투입
  • 최은진 기자
  • 승인 2017.06.23 10:43
  • 호수 57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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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고 위험한 경로당이 쾌적한 시설로 거듭났어요”

[백세시대=최은진 기자]

경로당은 지역 어르신들이 친목을 도모하고 여가활동을 즐기는 최일선 복지시설이다. 하지만 노후 시설이 늘어나면서 안전사고 발생이나 시설 이용 기피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실정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용산구(구청장 성장현)는 지역 내 경로당 환경개선을 위한 중장기 계획을 수립하고 본격적인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나섰다.

▲ 대한노인회 서울 용산구지회 동자경로당 2층 할아버지방. 환경 개선 전(왼쪽 사진)에는 노출된 형광등, 오래된 벽지와 바닥, 단일창 등으로 이뤄졌었으나 환경 개선 후(오른쪽) LED 전등, 방염 기능이 있는 밝은 벽지와 바닥, 이중창 등으로 교체됐고, 화재발생감지기와 자동확산소화기가 설치됐다.

효원경로당 등 85곳 안전진단 후 환경개선공사 착수
어르신들 “벽지도 바닥도 싹 교체해 지내기에 너무 좋아”

성장현 용산구청장은 “어르신들이 안전하고 쾌적하게 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노후 시설 개선과 물품 교체를 순차적으로 진행하겠다”고 전했다.
지난해 6월 대한노인회 용산구지회(지회장 김원묵)가 구청에 환경개선 사업을 요청했다. 구청은 곧바로 7개월 동안 16개동에 있는 85개 경로당에 대한 수요조사를 하며 시설 안전 진단을 진행한 후 가장 노후된 경로당부터 수리하기 시작했다.

◇확 변신한 경로당…어르신들은 대만족
리모델링한 경로당은 어떤 모습일까? 6월 21일 서울 용산구지회 동자경로당을 방문했다. 옛날 건물이긴 하지만 단정하고 깔끔한 모습이었다. 이렇게 단정할 수 있는 이유는 3월 7일부터 17일까지 환경개선 공사를 진행했기 때문이다.
동자경로당은 92년 9월에 완공된 후 약 25년만에 처음으로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했다. 노후된 시설은 지난 세월 틈틈이 수리를 필요로 했다. 건물 외관 곳곳은 깨져서 부스러기가 날려 호흡기에 좋지 않았고 덩어리가 떨어질 수가 있어서 안전사고 등 위험성을 안고 있었다. 또한 벽지도 낡고 불에 쉽게 타는 소재였다. 에어컨은 내구연한인 10년을 넘어 성능뿐만 아니라 에너지 소비 효율이 떨어져 전기세가 걱정이었다.
용산구청 사회복지과 담당자는 “오래된 싸구려 벽지를 방염 효과가 있는 벽지로 바꾸고 단일창을 이중창으로 교체해 방음과 단열 효과를 높였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노출된 형광등을 LED 전등으로 교체해 눈에 편하고 에너지 효율이 좋게 바꿨다. 화재 방지를 위해 방마다 화재감지기와 자동확산소화기를 각각 4대씩 설치했다. 주방 가스레인지는 일정 온도 이상이면 자동으로 꺼지는 센서 가스레인지로 교체했다. 건물 외곽의 깨진 부분도 수리했다. 미관상에도 안 좋지만 깨진 부스러기가 날려서 호흡기에 들어가거나 큰 덩어리가 떨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1층 할머니방, 2층 할아버지방에 각각 1대씩 있는 에어컨 중 내구연한이 지나서 성능과 에너지 효율이 떨어진 1층만 교체했다.
방문 당시 출입문 하나가 문제가 있었다. 이에 대해 한 어르신께서 구청 담당자에게 “여기 문이 제대로 안 닫힌다”고 수리할 부분을 전달했다. 담당자는 “구청에서 보수반을 운영 중”이라며 “1주일에 두 번씩 경로당으로 파견나가는데 보수반이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은 업체를 불러서 처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바뀐 환경에 대해 현용석(77) 어르신은 “하얀 벽지로 바뀌고 바닥도 전보다 밝은 색으로 바뀌니 분위기가 환해져서 정말 좋다”고 말했다. 최인수(81) 어르신은 “군데군데 수리할 부분이 많았는데 이렇게 대대적으로 공사를 진행하니까 안심이다”라고 말했다. 김말순(85) 어르신은 “시설 면에서는 구청이나 지회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며 “이렇게 나아진 환경에서 지낼 수 있도록 힘써주니 고마울 따름이다”라며 감사를 전했다. 김봉식 용산구지회 경로부장은 “성장현 구청장님이 도와주신 덕분이다”라며 “20여년동안 예산을 연간 4000만원씩 받았는데 구청장님이 아니면 이렇게 몇 억씩 드는 지원은 받기 힘들다”고 말했다.
가장 먼저 공사가 진행된 효원경로당은 일제 강점기에 지어져 일본식 다다미 구조였다. 계단을 올라가면 삐걱거림이 심해 안전진단 결과 가장 심각했다. 그래서 본격적인 사업은 3월부터 진행됐지만 효원경로당은 1월에 긴급하게 다른 건물로 이전했다.

◇자동확산소화기 등 소방 시설도 완비
용산구는 2017년부터 2021년까지 5년간 21억원을 투입해 85개 경로당을 대상으로 환경개선사업을 진행한다.
구는 올해 1차년도 예산 4억2000만원과 추경예산 9억원을 확보해 상반기에만 효원 경로당, 신흥 경로당, 양짓말 경로당, 동자 경로당, 보광제3 경로당, 삼오 경로당, 보광1제1 경로당, 원효로 경로당, 이촌2동할머니 경로당에 대한 안전진단과 환경개선 공사를 진행했다. 구는 이달 중에 원효1동 경로당, 한남제1 경로당, 청심 경로당, 원효로2가 경로당에 대한 공사를 이어간다. 공사는 시설 리모델링부터 벽지, 창호 교체 등을 모두 포함한다.
또한 구는 85개 경로당 전체에 단독형 감지기와 자동확산 소화기 설치 등 소방설비 공사를 마무리했다. 단독형 감지기는 화재 발생 초기에 연기를 감지하며 자동확산 소화기는 분말가루로 화재를 초기에 진압하는 소방용품이다. 이번 공사는 구 시설관리공단 전문 인력이 재능 기부를 함으로써 이뤄졌다. 덕분에 구는 관련 예산 300여만원을 절감할 수 있었다. 구는 빠른 시일 내에 낡은 소화기도 전면 교체한다는 방침을 내놓았다.
구는 또한 물품 교체에 있어서 어르신 건강이나 안전과 밀접한 것들을 우선적으로 교체하고 있다. 지난 5월까지 보일러 7대와 가스렌지 85대를 교체했으며 에어컨 54대는 6월 중에 교체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내구연한이 경과된 냉장고 27대와 정수기 22대, 텔레비전 5대 등을 교체했다.
김원묵 용산구지회장은 “구청이 나서 적극적으로 경로당 환경을 개선해준 덕분에 어르신들 만족도가 높아졌다”며 “이번 사업은 우리 용산구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 경로당에도 좋은 모델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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