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조어-냉파, 순우리말-꽃잠
신조어-냉파, 순우리말-꽃잠
  • 최은진 기자
  • 승인 2017.06.23 13:30
  • 호수 57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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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쏭달쏭 신조어·순우리말 익히기<73>

장을 보지 않고 냉장고 속 재료로만 요리하는 것
신조어-냉파

뭐가 들어있는지도 모르겠지만 가득 찬 냉장고 속을 보면 전쟁이 나도 당분간은 걱정 없어 보인다. 특히 냉동실에는 언제 샀는지 까마득한 음식들이 숨어 있는데, 생활비도 아끼고 냉장고 속도 정리할 겸 ‘냉장고 파먹기’가 유행하고 있다.
JTBC에서 방영중인 ‘냉장고를 부탁해’라는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전문 요리사인 셰프들이 출연자가 갖고 온 냉장고 속 재료만으로 요리한다. ‘냉장고 파먹기’도 새로운 식재료를 사지 않고 냉장고에 남아 있는 것만으로 요리해 먹는 일을 가리키는 것으로 줄여서 ‘냉파’라고 부른다.
‘냉파’를 할 때 중요한 건 냉장고가 텅텅 빌 때까지 장을 보지 않겠다는 의지다. 카레를 만드는데 양파밖에 없다면 카레가루와 양파만 넣고 끓여내는 식이다. 장을 보러가는 순간 사려고 계획하지 않았던 식재료까지 안고 돌아와 냉장고를 다시 채우기 때문이다.
최은진 기자


신랑·신부가 처음으로 함께하는 잠 또는 깊이 든 잠
순우리말-꽃잠

뜨거워진 날씨 때문에 외출이 힘들지만 올 가을 식을 앞둔 수많은 예비 신랑‧신부들에겐 각종 결혼 준비로 한창 분주히 움직일 시기다. 드레스부터 신혼여행지 선정까지 일생에 한 번 뿐일 성스러운 예식을 위해선 땀 흘릴 새도 없이 바쁘게 돌아다녀야 한다.
무엇보다도 예비 신랑‧신부를 설레게 하는 건 ‘첫날밤’에 대한 기대감이다. 혼인신고가 없었던 예전에는 이 첫날밤을 치르는 것이 확실한 도장이었다.
다만 첫날밤이라는 단어는 절절하고 가슴 떨리는 느낌을 다 담아내지 못하는 것 같다. 이를 알고 있던 선조들은 일생에서 가장 아름다우며 영원히 기억될 부부의 첫 잠자리를 ‘꽃잠’이라 불렀다. ‘첫날밤’보다는 느낌이 훨씬 참신한 말이다.
또 꽃잠은 누가 깨워도 일어나지 못할 정도로 깊이 든 잠을 일컫기도 한다. 전혀 다른 듯하지만 아무리 깨워도 일어나고 싶지 않은 달콤한 꿈을 꾸는 신혼부부에게는 결국 같은 뜻으로 느껴질 것이다.
배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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