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음주 많은 분, 얼굴‧목에 생기는 ‘두경부암’ 유의
흡연‧음주 많은 분, 얼굴‧목에 생기는 ‘두경부암’ 유의
  • 배지영 기자
  • 승인 2017.06.23 14:25
  • 호수 57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두경부암 증상과 치료법

비인두암, 구강암, 후두암 등 다양 … 목소리 쉬거나 혓바늘 나면 의심
말기에 발견되면 생존률 30%로 떨어져 … 수술 후 재활치료도 중요

우리 몸에 발병하는 암 중 ‘폐암’, ‘유방암’, ‘간암’, ‘위암’ 등은 어떤 질병인 지 이해하기 어렵지 않다. 하지만 ‘두경부암’은 국민들에게 매우 생소하게 다가오는 질병 중 하나다.
일반적으로 두경부라고 하면 눈과 귀를 제외한 얼굴과 목 부위를 지칭하는데 비강과 부비강, 혀, 입, 연구개, 경구개, 후두, 인두, 침샘 등 30곳이 해당되며 이같은 기관에 생긴 암을 통틀어 두경부암이라 부른다.
두경부암학회에 따르면, 지난 2012년 기준 국내에서 두경부암으로 진단받은 환자는 한 해 평균 4400명에 이른다. 우리나라에서 12번째로 많이 발생하는 암인 만큼 비교적 드물게 나타나긴 하지만 유병률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상태이다.
두경부암은 부위가 넓은 만큼 분류도 다양하다. 암세포가 있는 위치에 따라 크게 비강‧부비동암, 비인두암, 구강암, 구인두암, 하인두암, 후두암, 타액선암 등 7가지로 나뉜다. 이 중 두경부암이 흔히 발병하는 부위는 구강(40%), 인두(34%), 후두(23%) 등이 있다.
코 안에 암세포가 생기는 비강‧부비동암, 비인두암 등은 눈으로 확인할 수 없는 부위여서 환자가 조기에 암을 발견해내기가 어렵다. 반면, 구강암이나 후두암은 육안으로도 문제가 있는지 확인이 가능하다. 후두암이 생기면 목소리가 변하고 인두암은 주로 목구멍에 통증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목에 혹이 만져지면서 발견되는 사례도 많다.
또 다른 두경부암 증상으로는 △갑자기 쉰 목소리가 나거나 △목소리 변화가 지속 △입안 염증이나 혓바늘‧궤양 지속 △한쪽 코가 지속적으로 막힘 △피가 섞인 콧물이 동반되는 것 등이 있다.

▲ 두경부암은 암세포가 있는 위치에 따라 크게 비강암, 비인강암, 구강암, 구인두암, 하인두암, 후두암, 성대암 등으로 나뉜다. 그림=삼성서울병원

◇두경부암 발생 원인
두경부암 환자의 약 85%가 흡연과 관련이 있을 만큼 흡연은 두경부암의 주요 원인이다. 담배에 존재하는 수많은 유해 물질들이 구강이나 인두, 후두 점막에 만성적으로 접촉되면 점막의 세포 변이를 유발, 무질서하게 성장해 암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대개 금연한 지 6년이 지나면 두경부암의 발병률이 크게 감소하고 약 15년이 지나면 일반인과 발병률이 비슷해지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특히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흡연하는 것이 제일 위험하다. 미국 펜실베니아주립대 연구에 따르면, 기상 직후 30분 이내에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기상 1시간 후 흡연하는 사람보다 두경부암 발생률이 59% 높았다.
과도한 음주도 인두암, 구강암 발생과 관련이 있다. 하루 2~3잔 이상의 술을 마시면 두경부암 발생 위험이 높아지며, 특히 흡연자의 음주는 흡연만 하는 경우보다 암 발생률이 약 20~30배 올라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적당하게 음주를 즐기기 위해서는 술자리에 가기 전 자신의 음주량을 정해 놓고 지키려 노력해야 하며, 상대방과 이야기를 나누며 천천히 마시는 것도 방법이다.
두경부암의 또 다른 인자는 인유두종바이러스(HPV)다. 흔히 자궁암의 위험 인자로만 알려져 있으나 두경부암의 중요한 발병 위험 요소이기도 하다. 감염은 주로 성관계를 통해 이루어지기 때문에 건강한 성생활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김한수 이대목동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두경부암‧갑상선센터장)은 “두경부암의 발견 시기는 생존율을 좌우하기 때문에 조기 검진이 중요하다”면서 “초기(1~2기)에 암이 진단이 되면 생존율이 80~90%에 이르지만 말기(3~4기)엔 약 30%대로 크게 떨어진다. 흡연과 음주를 즐기는 50대 이상 연령층은 적어도 1년에 한번 이비인후과를 찾아 두경부암 검진을 받아야 한다”고 전했다.

◇두경부암 치료
두경부암이 생기면 이를 절제하는 수술을 해야 하는데, 어느 정도 진행된 두경부암의 경우에는 조직 손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수술 전 방사선 치료 등으로 암 크기를 먼저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 이는 이비인후과에서 내시경 검사를 통해 비교적 간단히 진단할 수 있다.
암을 도려낸 후에는 재건 수술을 해야 한다. 예를 들어, 후두암으로 후두를 모두 도려내면 목소리가 안 나오므로 인공성대를 삽입하거나, 하인두암으로 인두를 제거했다면 피부를 절개해 인두 모양을 만든 뒤 이식하는 성형수술을 하는 식이다.
재건 수술이 끝난 후에는 삼킴·발성·조음장애 등을 극복하는 재활치료를 해야 한다. 특히 후두를 완전히 절제한 환자는 정상적인 목소리를 내기 어려우므로 절제 부위를 재건할 수 없으면 성대로 발성하는 대신 다른 기관을 이용해 말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가장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식도로 공기를 넣었다가 트림하듯 내뱉으면서 말소리를 내는 ‘식도발성법’이 있다.
김 교수는 “두경부는 뇌로 가는 혈관과 신경이 많아 수술이 복잡하고, 종양을 제거하는 수술 이후에도 수술 부위가 본래의 기능을 잘 유지할 수 있도록 제대로 재건해 주는 과정이 뒤따르기 때문에 조기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며 “평소 관심을 갖고 올바른 생활 습관 유지와 함께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배지영 기자 jybae@100ssd.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