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청 직원이 꼼꼼하게 설명해주니 참 좋아요”
“구청 직원이 꼼꼼하게 설명해주니 참 좋아요”
  • 최은진 기자
  • 승인 2017.06.30 10:40
  • 호수 57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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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찾아가는 복지제도 설명회’ 들어보니…

국가와 지자체에서 노인복지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만들어 시행하고 있지만, 이를 몰라서 혜택을 받지 못하는 어르신들이 많다. 지자체들은 이런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각종 설명회를 연다. 최근 서울 종로구는 어르신들이 생활하고 있는 경로당에서 여러 복지제도를 알려주는 ‘찾아가는 설명회’를 열어 큰 효과를 보고 있어 이를 소개한다.

▲ 6월 27일 무악제2동경로당에서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김진이 사회복지과 생활팀장이 설명회를 진행하고 있다. 설명회 도중 한 어르신이 질문한 내용을 자세히 알아보고 답변하기 위해 수업을 보조하는 구청 직원이 어르신의 이름, 연락처, 문의사항을 받아 적고 있다.

경로당에 직접 찾아가 각종 복지시책과 제도 이용방법 등 알려줘
몰라서 혜택 못받는 경우 많아… 어르신들 궁금한 점 질문해 풀어

6월 27일 서울 종로구 무악제2경로당과 무악경로당에서는 어르신 40여명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복지제도 설명회가 열렸다. 이날 설명회는 김진이 종로구 사회복지과 생활보장팀장이 진행했다.
김 팀장은 서울형 기초보장제도, 서울형 주택바우처 사업 등 지역에 특화된 제도와 생활지원, 의료지원, 돌봄지원 제도 등에 대해 안내했다.
서울형 기초보장제도는 생활은 어려우나 법정요건이 맞지 않아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는 비수급자를 대상으로 최소한의 생활을 보장하는 제도로 서울시 거주기간이 1개월 이상인 경우에 신청할 수 있다.
서울형 주택바우처 사업은 생활이 어려운 주민의 주거안정을 위해 민간 월세 주택에 거주하는 저소득 가구의 월 임대료를 보조해주는 제도로 중위소득 60%인 경우에 신청할 수 있다.
김진이 팀장은 생활지원 제도 중 차상위계층 확인 사업, 저소득 국민건강보험료 지원 제도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차상위계층 확인 사업은 1인 가구 기준 소득 82만6000원, 재산은 5400만원 이하인 경우에 쌀 20kg을 1만4000원 정도로 구입할 수 있는 정부양곡할인, 전기료․통신료 할인 등을 지원해준다. 김 팀장은 “재산이 꼭 5400만원이 넘는다고 안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재산이 1억원 가량 있지만 소득이 전혀 없는 경우에도 문의해달라”고 덧붙였다.
저소득 국민건강보험료 지원 제도는 건강보험 지역가입자로서 보험료가 1만2000원 이하이고 소득이 중위소득 60% 이하인 가구에 대해 건강보험료 실비를 지원하는 것으로 보험료 고지서를 갖고 거주지 동주민센터에 신청하면 된다. 김 팀장은 “이 보험료 지원은 종로구 조례에 의한 제도로 지자체별로 내용이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의료지원제도에는 건강보험가입자 암환자 의료비 지원, 긴급복지 의료비 지원, 중증질환 재난적 의료비 지원, 틀니·임플란트 지원 등이 있다.
설명회 중간엔 질의응답이 자연스레 이어졌다. 질문에 대한 답변이 길어지거나 당장 대답하기 어려운 문제에 관해서는 문의하신 어르신 이름과 연락처를 다른 직원이 받아 적고 추후에 알려주기로 했다. 김 팀장은 “가볍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바로 연락을 드리고 있지만 조사가 필요해 시간이 길어지는 경우는 설명회 기간이 끝난 후에 본격적으로 상담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화자 무악제2경로당 회장은 “복지 제도에 대해서 잘 알면 좋을 거 같아서 구청에서 연락이 왔을 때 동의했다”며 경로당에서 설명회를 열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이기택 무악경로당 회장은 “복지제도가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며 “동사무소 직원들도 잘 모르는 경우가 있으니 꼼꼼하게 설명 듣고 가서 신청하라”고 어르신들을 격려했다.
설명회에 참가한 양영자(73) 무악경로당 회원은 “저보다 잘 살고 나이가 어린 사람도 복지 혜택을 받는 경우가 많아 의아했다”며 “이렇게 몰랐던 제도에 대해 설명해주니 좋다”고 말했다.
김영종 종로구청장은 “복지제도란 국민들이 빈곤의 낭떠러지로 떨어지지 않도록 지탱하는 최후의 울타리”라면서 “이번 찾아가는 복지제도 설명회가 어르신들이 복지제도를 쉽게 이해하시고 필요한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김진이 사회복지과 생활보장팀장은 “이번 사업은 지난 2월 구청 전 직원이 영화 ‘나, 다니엘 블레이크’를 관람하고 독후감 공모를 한 것에서 시작했다”고 말했다. 영화 ‘나, 다니엘 블레이크’는 관공서에서 복잡하고 관료적인 절차 때문에 복지 제도 혜택을 누리는데 번번이 좌절하는 모습을 그린 영화다.
김 팀장은 “우리도 영화 속 공무원처럼 복지가 정말 필요한 사람들을 제대로 돕지 못했던 건 아닐까하는 성찰을 하게 됐다”고 전했다. 또한 어르신들을 방문함에 있어 빈손으로 방문하기 보다는 조금이라도 더 챙겨드리기 위해 과자나 물품 등을 협찬 받아 전달하고 있다.
이번에 진행된 1차 사업은 6월 13일부터 7월 7일까지 관내 구립 경로당 37개소를 대상으로 실시되며, 2차 사업은 노인복지관을 대상으로 가을 즈음에 진행할 계획이다.
최은진 기자 cej@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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