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질환자는 해열진통제 복용하는 게 더 낫다
만성질환자는 해열진통제 복용하는 게 더 낫다
  • 배지영 기자
  • 승인 2017.06.30 14:57
  • 호수 57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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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통제 복용하는 법

소염진통제, 해열진통제로 구분… 소염진통제 장기복용 땐 위장장애
무심코 복용하다간 부작용 부를 우려… 반드시 의사·약사와 상의하도록

지난해 급성심근경색으로 스텐트 시술을 받은 이모 씨(70)는 심혈관 예방을 위해 아스피린을 정기적으로 복용하고 있다. 그러던 중 최근에 통증이 잦아져 약국에서 소염진통제를 구입해 복용했더니 통증은 줄었으나 오히려 속 쓰림이 심해졌다. 속 쓰림 증상이 심해진 이씨는 병원을 찾았고, 의료진으로부터 ‘위궤양’ 진단을 받았다. 아스피린 또한 소염진통제의 한 종류인데 그것을 모르고 소염진통제를 두 가지 이상 복용해 위장장애가 생긴 것이다.
통증을 자주 겪는 어르신들은 입버릇처럼 ‘진통제 없이는 못 산다’고 말한다. 그만큼 노년층에게 진통제는 고맙고도 가까운 존재이지만 친숙한 만큼 오남용 할 가능성이 큰 약이기도 하다.
어르신들은 진통제를 구입할 때 자신이 앓고 있는 질환이나 건강 상태, 복용 중인 약물을 고려하기보다는 통증을 빨리 없앨 수 있는 효과만 중시하는 경향이 있어서다. 오랜 시간 복용해오던 익숙한 이름의 진통제를 찾는 경우도 빈번하다.
이같은 사항을 고려하지 않으면 진통제를 잘못 복용해 되레 또 다른 병을 낳을 위험성이 크다. 65세 이상이거나 고혈압, 심근경색 등 만성질환이 있는 사람들은 현재 복용 중인 약물로 인해 진통제의 부작용은 없을 지 의사‧약사와의 상담을 통해 확인하는 습관이 중요하다.

▲ 고혈압, 심근경색 등 만성질환이 있는 어르신들은 현재 복용 중인 약물로 인해 진통제의 부작용은 없을 지 의사‧약사와의 상담을 통해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건강 상태에 따라 진통제 종류 선택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자료에 따르면, 의약품 부작용으로 가장 많이 보고된 사례 1위는 ‘진통제’이다. 처방전이 없어도 약국이나 편의점에서 쉽게 구할 수 있고 ‘통증을 줄여주는 다 똑같은 약’이라는 잘못된 관념으로 인해 진통제를 무분별하게 복용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 소화기능은 물론 약을 흡수하는 기능 또한 떨어지기 마련이다. 또한 젊은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단백질이 적어 같은 약을 사용해도 효과와 부작용이 다르게 나타나기 때문에 약국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일반 진통제도 복용하기 전 주의사항을 꼭 확인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우선, 자신의 건강 상태에 맞는 약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고혈압 환자의 경우 진통제를 잘못 복용하면 고혈압 약의 효과는 떨어지고 혈압 상승 부작용만 더해져 고혈압 증상이 더 악화될 수 있다.
흔히 약국에서 살 수 있는 진통제는 성분에 따라 소염진통제와 해열진통제로 구분되는데, 소염진통제는 치은염, 근육염, 타박상 등 염증을 동반한 통증에 사용한다. 반면 두통, 치통, 근육통처럼 염증을 동반하지 않은 일반 통증에는 타이레놀과 같은 아세트아미노펜 단일성분의 해열진통제를 복용하는 것이 좋다.
특히 관절통, 근육통처럼 오랜 시간동안 지속되는 통증에는 서방형(약효가 천천히 나타나는 것) 진통제를 복용하면 도움이 된다. 서방형 진통제는 약 성분이 몸속에서 천천히 녹아 8시간 정도의 진통효과를 볼 수 있는 진통제이다.

◇만성질환 있다면 ‘소염진통제’ 피해야
소염진통제의 대표적인 부작용은 위장장애이다. 한 조사에 따르면, 국내 고령인구의 20~30%는 소염진통제를 복용 중이며, 소염진통제를 장기 복용한 환자의 약 25%는 위궤양을 경험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소염진통제는 위장에 무리를 줄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식후 30분’에 복용해야 하며 속 쓰림이나 소화불량 등의 증상이 있거나 평소 소화기능이 약하다면 소염진통제보다는 위장에 부담을 주지 않는 해열진통제가 추천된다. 이같은 해열진통제에는 아세트아미노펜 단일성분의 타이레놀이 있는데, 위장자극이 적어 빈속에도 복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소염진통제는 위장관, 신장뿐 아니라 심혈관계 위험성이 있으므로 65세 이상은 반드시 전문가와 상의 후 복용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복용하더라도 단기간에 최소 용량으로 복용해야 한다. 소염진통제를 오랜 기간 복용하거나, 심장병 환자가 복용하면 심장발작 또는 뇌졸중을 유발할 수 있어서다. 같은 이유로 관상동맥 수술을 받기 전이나 받은 사람도 주의해야 한다.
최근엔 심혈관계 예방을 위해 아스피린을 정기적으로 복용하는 노년층이 많은데, 이때에도 소염진통제 복용은 금물이다. 아스피린 또한 소염진통제 성분이어서 소염진통제를 두 가지 이상 복용하면 위장과 신장에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고, 소염진통제는 아스피린의 심혈관 효과를 방해해서다.

◇약 복용 전 상담하는 습관 길러야
위장장애나 심혈관계 부작용 때문에 소염진통제 복용이 힘들다면, 비교적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성분의 해열진통제를 고려할 수 있다. 약국에서 쉽게 구입 가능한 해열진통제로는 ‘타이레놀’이 있다. 타이레놀과 같은 아세트아미노펜 단일성분의 진통제는 속 쓰림, 혈압 상승 등의 부작용이 없어 관절염 등과 같이 통증을 겪는 노년 환자에 우선적으로 사용된다.
만약 매번 자신의 통증 증상을 확인하고 건강 상태에 맞는 진통제를 고르는 게 번거롭고 어렵다면 약을 사거나 복용하기 전에 약국에 방문해 상담을 받는 습관을 기르는 게 좋다. 배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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