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플란트 본인부담금 인하 추진에 “수가 낮춰야”
임플란트 본인부담금 인하 추진에 “수가 낮춰야”
  • 배지영 기자
  • 승인 2017.07.14 13:37
  • 호수 5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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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계, 임플란트‧틀니 가격 놓고 ‘불협화음’

치과의사협회 “본인부담금 30%로 인하해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해야”
유디치과협회 “현재 보험수가 너무 높아… 가격부터 먼저 내려야”

▲ 치과계가 노인환자의 임플란트‧틀니 본인부담금 인하를 두고 각자 다른 입장을 내비치며 갈등의 골이 심화되고 있다. 사진은 임플란트 시술을 받고 있는 한 환자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최근 정부가 65세 이상 노인들이 임플란트 시술시 건강보험 본인부담금을 현행 50%에서 30%로 인하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가운데, 이 같은 조치가 사실상 환자들에게는 실효성이 미미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6월 현재 50% 수준인 노인 임플란트와 틀니에 대한 본인부담금을 30% 수준으로 낮추자는 대한치과의사협회(치협)의 건의사항을 검토하기로 했다. 본인부담금을 낮춰 노인 임플란트와 틀니의 실질적인 보장을 강화해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현재 정부는 만 65세 이상의 환자에 한정해 완전틀니(레진상, 금속상), 부분틀니, 임플란트의 본인부담금을 전체 치료비의 50% 수준으로 제공하고 있다. 의료급여 환자의 본인부담금은 1종 20%, 2종 30%이며 차상위계층은 희귀난치성 질환자 20%, 만성 질환자 30%로 지정돼 있다. 다만, 임플란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치아는 평생 2개로 제한돼 있는 상태다.
65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하는 보험임플란트 수가는 약 120~130만원선으로, 50%의 본인부담금비율을 적용하면 노인들은 약 65만원 정도를 지출해야 한다. 그러나 65세 이상 경제활동인구가 32%에 그치고 있어 경제적 자립도가 낮은 노인에게 50%의 본인부담금은 여전히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게 치협의 입장이다.
앞서 정부는 틀니의 보험급여화 실시와 관련해 초기 소요비용을 완전틀니 3288억원, 부분틀니 4974억원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실제 급여화에 소요된 비용은 이보다 저조했다. 이는 경제적인 부담 때문에 실제 혜택을 받는 노인들의 수가 적다는 것을 의미한다.
김철수 치협 회장은 “일반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경우 본인부담금은 30%이므로 틀니나 임플란트의 본인부담금도 30%로 낮춰줘야 한다”며 “그렇게 되면 부분틀니는 본인부담금이 66만7400원에서 40만200원으로, 금속상 완전틀니의 경우도 63만6100원에서 38만1600원으로, 임플란트(재료비 제외)는 32만4200원으로 낮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는 임플란트 개수 역시 2개에서 4개로 늘리는 방안을 정부에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노인들은 다수의 치아가 빠진 경우가 많아서 임플란트가 4개는 되어야 씹는 기능을 회복할 수 있고, 틀니 등의 치료를 할 때도 기둥으로 삼을 수 있다”며 “본인부담금 비율 조정에 이어 임플란트 보장 개수 확대도 늘려달라고 요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전국 120여개 유디치과 의료진들의 협의체인 유디치과협회는 “보험 임플란트 본인부담금비율 30% 인하는 ‘보험 임플란트 수가가 싼 것처럼 보이게 하는 착시효과 전략’”이라고 비난하고 나섰다. 본인부담금비율 인하에 앞서 비현실적으로 비싼 보험 임플란트 수가부터 대폭 인하해야 한다는 것이다.
유디치과협회는 “이미 동네 치과의원에서 임플란트 시술 평균가격은 100만원 아래인 80~90만 원 대로 형성돼있고, 이벤트성으로 60~70만 원대의 가격도 종종 등장하고 있기 때문에 노인 환자들은 보험 적용이 안 되는 일반 임플란트 시술과 큰 차이가 없는 치료비를 지불하고 있다”면서 “오죽하면 환자들 사이에서 ‘보험적용을 받으면 반값 임플란트인 줄 알았더니 제값 임플란트’라는 말이 나올 정도”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치협이 본인부담금 비율을 50%에서 30%로 인하하자는 주장에 대해 ‘조삼모사’라고 평가했다. 본인부담금 비율이 30%로 낮아져 실제 환자들이 지출하는 비용이 줄어들면 체감 상 ‘반값 임플란트’로 느껴지게 돼 여론의 보험수가 인하압박이 줄어들 것이므로 이를 치협에서 선제적으로 주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진세식 유디치과협회 회장은 “본인부담금 비율이 30%로 줄어도 환자에게 받을 돈을 건강보험공단에서 받으면 되니 치과의사들의 수익은 그대로”라며 “결국 수익은 포기 못하겠으니 싼 것처럼 보이게만 하고 치과의사의 수익은 국가 재정으로 보전해달라는 뜻 아니겠느냐. 비현실적으로 비싼 보험임플란트 수가 자체부터 대폭 인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디치과협회에 따르면, 임플란트 본인부담금비율 인하 관련 자료를 제공한 반값의료정책포럼 측이 적정 보험임플란트 수가로 제시한 금액은 약 70만원이다. 개원가의 관행수가가 이미 평균 80만원선으로 내려가는 추세인데, 국가에서 어르신들을 위해 정책적으로 제공할 때는 당연히 그보다는 낮아야 한다는 것이다.
보험임플란트 수가가 70만원으로 정해지면 본인부담금 비율이 현행대로 50%여도 환자는 35만원만 부담하면 된다. 만약 본인부담금비율이 30%로 내려간다면 환자는 21만원만 부담하면 된다.
고광욱 반값의료정책포럼 대표는 “본인부담금비율 인하는 원칙적으로 찬성이지만 일단 비현실적인 수가를 조정해 재정지출 부담을 줄인 후, 그 여유분의 재정을 본인부담금비율 인하에 사용할지 아니면 보험 적용 대상 확대에 사용할지 논의 하는 것이 순서”라고 강조했다.
배지영 기자 jyba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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