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어르신일자리 주식회사’ 사업모델 뜬다
지자체 ‘어르신일자리 주식회사’ 사업모델 뜬다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7.07.21 10:46
  • 호수 57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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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작구 이어 성동구도 ‘성동미래일자리주식회사’ 설립

지난해 서울 성동구 서울숲 진입로에 문을 연 언더스탠드에비뉴. 빨강‧파랑‧노랑 등 형형색색으로 물든 110여개의 컨테이너로 만들어진 이곳은 개장과 동시에 지역 명소가 됐다. 최근 이곳에 또 하나의 명물이 생겼다. 60세 이상 직원들로 구성된, 맛좋은 커피를 제공하는 카페와 엄마의 손맛이 느껴지는 분식점이 새로 입점한 것이다. 또 일반적인 노인일자리와는 다른 점이 있다. 성동구에서 설립한 ‘성동미래일자리주식회사’가 두 곳을 관리한다는 점이다.

▲ 성동미래일자리주식회사가 운영하는 카페에서 정원오 성동구청장(오른쪽 두번째)이 팥빙수를 시식하고 있다.

동작구 ‘어르신행복주식회사’ 큰 성과… 성동구, 민자 합쳐 3억 출자
생활임금 적용, 주 2~3회 5시간 일해 월 40만원… 복리후생도 제공

서울 동작구에 이어 성동구가 직접 출자해 고령자들을 고용하는 주식회사를 설립하면서 지자체가 운영하는 일명 ‘노인주식회사’가 지속가능한 노인일자리 사업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잇다.
성동구는 7월 11일 서울숲 앞 언더스탠드에비뉴에서 성동미래일자리주식회사의 출범식을 갖고, 매년 재정을 계속 투입하는 대신 주식회사의 수익창출을 통한 지속적인 어르신 일자리를 만들어 나가는 여정에 돌입했다.
성동구는 지난해부터 조례 제정 등 주식회사 설립 준비과정을 거쳐 민간출자 9000만원과 구 재정 2억1000만원을 투입해 ‘성동미래일자리주식회사’(이하 성동주식회사)를 출범시켰다. 성동주식회사는 카페와 음식점, 건물관리 등의 다양한 사업을 통해 매년 어르신 100명을 계속 채용해 갈 계획이다.
우선 성동주식회사는 분식점 1호점(16명)과 카페 1호점(12명), 용답토속공원 휴게매점(8명), 행정재산 관리운영(4명) 등을 통해 42명의 어르신을 채용했다. 이에 더해 올 연말까지 4차산업혁명센터(카페 2호점), 성동지역경제혁신센터(카페 3호점), 독서당 인문아카데미(카페 4호점) 카페 운영을 통해 21명, 4차산업혁명센터 및 살곶이 야구장 관리위탁 등 4개소의 행정재산 관리를 통해 30여명을 채용해 총 100여명의 어르신에게 일자리를 제공할 계획이다.
단순히 채용에만 목적을 두지 않고 나쁘지 않은 수준의 복리후생도 적용하고 있다. 하루 8시간 근무를 원칙으로 하되 사업장 상황에 맞춰 하루 5시간, 2교대 근무 등으로 탄력 운영하면서 사무근로자는 지방공무원 보수규정을 따른 연봉제를, 현장근무자는 구 생활임금인 시급 8110원을 적용할 예정이다. 주 2~3회만 일해도 월 40만원 이상의 수입을 얻는 것이다. 또 4대 보험 가입은 기본이고 주·월차 휴일근무 등 각종 수당에 동주민센터 복지관 프로그램 수강지원과 대형병원 보건소와 협업을 통한 건강검진 제공 등 각종 복지혜택도 제공한다.
분식점에서 근무하는 설복임(62) 씨는 “일하는 환경이 다른 어느 곳보다 좋다”면서 “적당히 일하면서 적지 않은 수입이 생겨 가계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어르신행복주식회사’(이하 어르신주식회사)를 출범시킨 동작구의 경우는 2년차에 접어들면서 안정세로 들어서고 있다.
어르신주식회사는 만61세 이상 주민을 채용해 71세까지 10년간 일자리를 보장한다는 원칙을 세우고 구청 청사와 시설관리공단 문화복지센터 공중화장실 등 공공분야 청소 업무와 공공근로 일자리로 제공하던 불법 광고물 수거 등 공공 서비스와 연계된 업무부터 시작했다. 6월 말 현재 인력관리 경영지원 사업개발 등 사무직 5명과 현장 직원 80여명이 근무 중이다. 사업장 상황에 맞춰 인력을 배치, 노인들은 하루 4.5시간 이상 근무하고 4대 보험 혜택은 물론 시급 8197원을 받는다.
뿐만아니라 동작구는 단순 청소인력이 아니라 전문 서비스업 종사자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한편 구직상담과 심리상담을 일상화해 이용객과 근로자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또한 청소서비스에만 그치지 않고 아이 돌보미나 노인 대상 맞춤형 여행, 노인 용품 관련 사업, 노인들 손재주를 활용한 수공예 사업까지 단계적으로 일자리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두 주식회사가 주목받는 이유는 형식적인 근로를 한 뒤 한달 20만원 가량을 받는 단순 복지서비스를 은퇴 후 삶을 꾸려갈 수 있는 실질적 일자리로 바꿨다는 점이다. 또 직주근접(일터와 주거지가 근접) 형태여서 노인들이 출퇴근에 필요한 시간과 교통비 부담을 줄여 업무수행의 효과도 높였다.
성동구청 관계자는 “신규 사업 발굴을 통해 2021년까지 해마다 100여명씩 고용할 것”이라며 “일자리주식회사를 성공적으로 운영해 노인 복지의 새로운 장을 열겠다”고 말했다.
배성호 기자 bs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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