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미세먼지의 34%는 중국 탓… 한‧미 공동연구 결과 밝혀져 주목
국내 미세먼지의 34%는 중국 탓… 한‧미 공동연구 결과 밝혀져 주목
  • 배지영 기자
  • 승인 2017.07.21 11:46
  • 호수 57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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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미세먼지 기여율이 중국 등 국외보다 국내영향이 더 큰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2차 생성 미세먼지는 75%가 국내에서 발생했으며, 수도권 남부의 경우 화력발전소와 석유화학공장이 많은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환경부와 국립환경과학원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합동으로 지난해 5월2일부터 6월12일까지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한미 협력 국내 대기질 공동조사’를 진행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7월 19일 밝혔다. 이는 NASA의 연구용 첨단항공기를 이용해 한반도 상공의 대기질을 측정한 뒤 지상 관측결과와 비교분석하는 연구로, 당시 국내외 80개 기관에서 과학자 580여명이 참여하기도 했다.
조사 결과, 당시 수도권 미세먼지 기여율은 국내 52%, 국외 48%로 나타났다. 국외 요인을 세부 권역별로 나눠 보면 △중국 내륙 34% △북한 9% △만주 등 중국 동북 지역과 일본‧서해 등이 5%를 차지했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국내 영향만으로도 세계보건기구(WHO) 일평균 미세먼지 권고기준인 25㎍/㎥을 초과했다. 이 기간 관측된 미세먼지(PM1) 중 배출원에서 직접 배출된 미세먼지 양은 25%가 채 되지 않았으며, 75% 이상이 가스 상 물질에 의해 2차 생성된 미세먼지였다. 2차 생성 원인물질로는 유기물질이 가장 많았고, 세부적으로는 황산염, 질산염 순이었다.
아울러 미세먼지를 생성하는 전구물질을 분석한 결과에서는 국내 발생 유기물질을 비롯해 질소산화물, 암모니아, 블랙카본 등이 초미세먼지 영향에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의 오존 발생은 질소산화물과 휘발성 유기화합물 배출에 영향을 받으며, 모델링 결과 휘발성 유기화합물인 ‘톨루엔’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산업단지 지역 상공에서 발암성 물질을 포함한 대기오염물질이 다량 관측됐다. 서해안 석탄화력발전소 인근 대산화학단지의 상공을 조사한 결과, 벤젠을 비롯한 25개 휘발성 유기화합물 농도가 높게 나타났는데, 이는 지상 관측 값보다 몇 십 배나 높은 수치다.
이번 공동 조사의 총괄책임자인 제임스 크로퍼드 NASA 랭글리연구센터 수석연구원은 “국내 영향이 높은 시기이긴 했지만 조사 기간 내내 대기 질이 굉장히 나쁘게 나타났다”며 “이는 국외 요인뿐만 아니라 국내 요인도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부분이라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결과는 통상 중국 등 국외 미세먼지 영향이 국내 미세먼지 영향보다 높을 것이라는 예상과 상반된 것이어서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환경부는 미세먼지가 극심한 봄철이 아닌 초 여름철에 진행된 연구인만큼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조사 기간 중에서도 미세먼지가 심했던 5월 17~22일로 범위를 좁히면 중국 내륙 영향이 60% 가량 차지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국내 배출원에서 배출되는 오염 전구물질 반응은 5~6월 가장 활발해 국내 원인에 의한 미세먼지와 오존 발생을 연구하기에 적합하다”며 “그러나 봄에 발생하는 단발성 미세먼지 고농도 사례는 국내·외 원인이 복잡해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연구에 참여한 장임석 국립환경과학원 대기질예보센터장은 “기상 조건에 따라 국내에서 대기오염물질이 중국으로 넘어가기도 하기 때문에 어느 한 쪽 탓을 하기 보다는 중국과 공동으로 연구해서 타협점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전했다.
이처럼 국내 미세먼지 영향이 커진 만큼 이제는 막연히 중국 탓으로만 돌릴 것이 아니라 국가적인 대응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미세먼지에 오랫동안 노출될 경우 기침과 호흡곤란이 발생하고 천식이 악화되며 부정맥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폐기능 감소는 물론 만성 기관지염이 증가할 수 있으며, 비염이나 각막염, 결막염 등의 발생 확률이 높아질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미세먼지 배출원인인 화학물질 관리에 힘써야 한다. 문재인 정부는 오는 2020년까지 화력석탄발전소의 가동 규모를 대폭 줄여 미세먼지 발생량을 30%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외 오염원의 영향은 계절에 따라 변동이 심하므로 추가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향후 배출량 통계를 정확히 작성하고 대기질 모델링의 정확도 또한 높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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