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석이 일으키는 담낭염… 윗배 통증 땐 의심해야
담석이 일으키는 담낭염… 윗배 통증 땐 의심해야
  • 배지영 기자
  • 승인 2017.08.18 13:52
  • 호수 58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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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낭염 증상과 치료법
▲ 담낭염은 1년 이내 재발률이 25%에 달하므로 초기에 담낭을 절제하는 수술을 시행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최근에는 개복수술 보다 출혈과 통증이 적은 복강경 수술을 많이 시행하고 있다. 그림=대한의학회

세균 증식해 염증… 담석 생성은 고지방 등 서구화된 식습관이 원인
오심‧구토‧복통 등 증상… 약물치료는 한계, 담낭절제술이 효과적

박경덕(55)씨는 최근 몸살 증상과 함께 윗배 통증까지 겹쳐 동네 병원을 찾았다. 한 달 정도 약을 먹어가며 그런대로 버텨왔지만 차도가 없었고, 며칠 전부터는 통증과 함께 열까지 올랐다. 혹시 암은 아닐까, 덜컥 겁이 난 박씨는 대학병원을 찾아 복부초음파 검사를 받았고 의료진으로부터 2㎝ 크기의 ‘담낭담석’과 ‘급성담낭염’을 진단받아 복강경을 이용한 담낭절제술을 받았다.
같은 복부 통증이라도 급성충수염, 위궤양, 위염, 담낭염, 췌장염, 요로결석 등 그 원인질병은 매우 다양하다. 특히 윗배에 발생하는 통증은 위장의 문제로 착각해 위궤양, 위염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은데, 담석으로 인한 담낭염이 원인인 경우도 많다.

◇담낭염 원인
담낭염은 담석, 수술 후 협착, 종양 등의 원인으로 인해 관이나 통로 등이 좁아지는 협착이 발생해 혈류나 담관을 통해 장내 세균이 담즙 내에서 증식하면서 담낭(쓸개)에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담낭염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지난 2010년 1만7882명에서 2016년 2만4686명으로 7년 사이에 약 40% 가까이 증가했다.
담낭염은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할 수 있으나, 90% 이상은 담석에 의해 발생한다. 담석 증가는 고지방, 고콜레스테롤, 저섬유질 위주의 서구화된 식습관이 주요 원인이다. 담석이 담낭관의 입구를 막으면 담낭벽에 염증이 시작되고 담즙이 정체되며, 이차적으로 세균이 감염돼 염증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원인이 되는 세균 중에서 가장 많은 것이 대장균이고, 그 외에는 포도상구균, 연쇄구균, 폐렴간균 등이 있다.
담낭염은 크게 만성담낭염과 급성담낭염으로 구분되는데, 담석이 지속적으로 담낭벽을 자극할 경우에는 만성담낭염이 생긴다. 보통 급성담낭염이 반복돼 만성담낭염으로 변하는 경우도 있지만, 만성담낭염 환자의 대부분은 급성담낭염의 병력이 없고 통증만 나타나거나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주선형 강동경희대병원 외과 교수는 “여름철 무리한 다이어트도 담석증과 급성담낭염의 원인이 될 수 있다”면서 “장기간의 금식, 급격한 체중 감량은 담즙 속 염분과 콜레스테롤의 양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쳐 담석증에 걸릴 확률을 높인다”고 말했다.

◇담낭염 증상
급성담낭염은 오른쪽 윗배가 아픈 것이 특징이다. 그러다보니 위장의 문제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급성담낭염의 급작스런 통증은 급체했을 때 통증과 비슷하며, 통증은 수분에서 길게는 수 시간까지 지속되고 빠르게 증상이 심해지기도 한다. 이때에는 병원에서 바로 혈액검사와 함께 영상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좋다.
또한 오심(속이 울렁거림), 구토가 동반되고 미열이 발생하는데 고열과 오한도 드물지 않게 동반된다. 약 25%의 환자에서는 담낭이 커져서 손으로 만져 지기도 한다. 특징적인 증상으로는 ‘머피징후’가 있는데, 이는 오른쪽 윗배의 갈비뼈 아래 경계부위를 가볍게 누른 상태에서 숨을 깊게 들이 마시면 갑자기 통증이 유발돼 숨을 더 이상 들이마실 수 없게 되는 현상을 말한다.
만성담낭염의 증상은 무증상에서부터 비특이적인 통증, 담도산통(쓸개길이 막혀 일어나는 경련) 등 다양하며, 갑자기 합병증으로 발현되기도 한다. 만성담낭염의 합병증으로는 담낭천공, 농양 등이 있다.

◇담낭염 치료
담낭염은 항생제 투여와 수액 보충, 진통제 등의 약물치료로 약 75% 정도는 증상이 완화된다. 하지만 1년 이내 재발률이 25%에 달하므로 가장 좋은 치료는 초기에 담낭절제술을 시행하는 것이다.
과거 담낭절제술은 개복수술로 진행했기 때문에 15㎝ 정도의 큰 상처가 남고 장기간 입원해야 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한 개의 구멍으로 수술이 가능한 단일통로 복강경 수술이 선호를 받고 있다. 이는 출혈과 통증이 적고 수술 후 회복속도도 빨라 수술 후 1~2일이면 퇴원할 수 있으며, 바로 정상적인 활동도 가능하다.
만약 담낭에 심한 염증이나 이전에 받았던 수술로 인한 복강 내 유착이 있으면 개복수술을 진행하기도 한다. 하지만 개복수술은 전체 환자 중 2~15% 정도에 해당하며 우리나라의 경우 대략 5%에서 개복수술이 진행된다.
주 교수는 “당뇨를 앓고 있는 고령자라면 특히 담낭염이 잘 생기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면서 “평상시 명치부위에 통증이 있거나 더부룩한 증상이 계속되면 초음파나 CT 검사(컴퓨터단층촬영)를 통해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지영 기자 jyba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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