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라벨에 적힌 식품정보의 숨은 뜻
식품라벨에 적힌 식품정보의 숨은 뜻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7.08.25 13:33
  • 호수 5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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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시열량이 ‘0’이어도 많이 먹으면 살 찔 수 있어

열량이 5kcal 미만인 경우 ‘0’으로 표시 가능… 인공감미료 요주의
영양성분표 1인 기준치 비율 확인해야… 식물성 지방도 열량 높아
쌀은 ‘도정날짜’ 확인을… 도정 후 2주일 지난 쌀이 가장 맛있어

살충제 달걀 사태로 인해 달걀을 사는 사람들에게 기존에 없던 새 풍속도가 생겼다. 마트에 가면 얼마 전까지 있는지 없는지도 몰랐던 난각 코드(계란껍데기 생산자 확인 번호)를 일일이 확인한 후 달걀을 구입하는 풍경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유통기한만 확인하고 구입하던 사람들이 오염된 달걀을 피하기 위해 꼼꼼히 정보를 들여다보게 된 것이다.
이처럼 국내에서는 식품위생법에 따라 식품표시제를 운영하고 있다. 식품표시제란 원재료명, 내용량, 제조일자 및 유통기한, 영양성분, 주의사항 등 식품 정보를 제품의 포장이나 용기에 표시하도록 한 제도를 말한다.

생산자는 건강한 식생활을 위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소비자는 자신의 요구에 부합하는 식품을 선택하도록 한 것이다. 식품라벨에 표시하는 내용은 식약처 고시 ‘식품 등의 표시기준’을 따른다.
다만 보통 사람들이 식품을 구매할 때 제품명과 유통기한 등만 확인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지난 2009년 국민건강영양조사의 설문 결과에 따르면 식품을 선택할 때 소비자는 유통기한, 국내산 여부, 지방 함유량 등 극히 적은 정보만 확인하는 경우가 많았다. 아예 읽지 않는 사람도 절반에 달했다. 또한 식품에 대한 잘못된 상식에 의존해 올바른 식품 선택을 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바른 먹을거리를 선택하기 위해서는 식품 라벨을 제대로 읽는 방법부터 알아야 한다.
식품 라벨은 ‘주 표시면’, ‘일괄 표시면’, ‘기타 표시면’으로 구성된다. 주 표시면은 제품의 이름, 내용량, 열량을 표시한 부분으로 포장의 앞부분에 해당된다. 일괄 표시면은 식품의 유형, 제조 연월일, 유통기한 혹은 품질 유지기한, 원재료명 및 함량, 성분명 및 함량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기타 표시면은 업소명 및 소재지, 영양 성분, 주의사항 및 기타 사항을 나타낸다.
대부분은 주 표시면을 보고 식품 선택하는데 시간이 좀더 걸리더라도 처음 구매할 때는 일괄 표시면과 기타 표시면까지 꼼꼼히 살펴본 후 구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지난 8월 21일 서울 성북구의 한 대형마트에서 만난 사람들 대부분은 달걀은 꼼꼼히 살피면서도 그밖에 식품은 제품명과 유통기한만 확인했다. 일부는 습관적으로 아무것도 확인하지 않은 채 쇼핑카트에 요리 재료들을 담았다. 베테랑 주부를 자처하는 이환희(50) 씨는 “라벨을 꼼꼼히 봐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글씨도 작고 막상 어떤 뜻인지 몰라 안 보게 된다”고 말했다.
이 씨처럼 많은 사람들이 식품라벨에 적힌 정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를 잘 몰랐다.
가장 먼저 살펴야 할 것은 단백질, 탄수화물, 지방 등에 대한 정보를 담은 영양 성분표다. 표시 기준 분량은 해당 식품의 1회 제공량 혹은 100g당 함유된 양을 표시한다. 영양 성분은 열량‧탄수화물‧단백질‧지방‧콜레스테롤‧나트륨이 필수적으로 들어간다. 그 밖에 식품에 따라 강조하고자 하는 영양 성분을 표시한다. 이 역시 1회 제공량당 함량으로 표기된다. 가장 중요한 부분은 영양소 기준치에 대한 비율이다. 해당 식품이 하루에 필요한 영양소에서 어느 정도 비중을 차지하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데 일반인의 1일 평균 섭취량을 기준으로 한다.
오해하기 쉬운 용어들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식물성 지방은 몸에 해로운 콜레스테롤은 없지만 열량은 1g당 9kcal로 높은 편이다. 저지방 식품도 흔히 열량이 없다고 생각하는데 많이 먹으면 고열량을 섭취하게 된다. 무가당‧무설탕의 경우 설탕을 제외한 다른 감미료가 들어 있을 수 있다. 보통 과당, 솔비톨, 자일리톨 등이 사용되는데 이들 감미료는 1g당 2~4kcal의 열량을 낸다. 무가염, 무가당의 경우 인위적으로 넣지는 않았지만 식품 자체에 나트륨이나 당이 들어 있을 수 있다. 또 열량이 5kcal 미만인 식품의 경우 0kcal로 표기가 가능하기 때문에 0kcal로 표시되어 있어도 이를 믿고 많은 양을 섭취하면 안 된다.
한국인의 대표 주식인 쌀은 등급을 총 1~5단계로 나뉘는데 1등급이 가장 좋다. 쌀의 단백질 함량이 6% 이하는 ‘수’, 6.1~7%면 ‘우’, 7.1% 이상이면 ‘미’로 표기한다. 여러 품종의 쌀을 섞어 포장한 쌀은 이제 혼합미로 표기해야 한다. 도정일자가 최근일수록 밥맛이 좋다. 도정된 쌀은 시간이 지날수록 수분이 줄어드는데 도정 후 2주일 정도 된 쌀이 가장 좋은 밥맛을 낸다.
빵을 즐겨먹는 사람이라면 설탕과 마가린, 버터, 트랜스 지방 함량 등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수입산 밀을 이용해 만든 빵은 과도한 농약이나 유전자 변형 밀을 사용한 경우도 종종 있기 때문에 유의해야 한다. 당뇨병이나 비만 환자가 빵을 섭취하는 것은 여러 면에서 좋지 않다. 빵의 탄수화물이 지방으로 전환되기 쉽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러한 환자가 빵을 고를 때는 포도당, 설탕 등 단순당의 함량이 낮은 심심한 맛의 잡곡빵을 선택해야 한다.
두부는 콩과 간수 이외에 다른 재료가 들어가지 않는 식품이다. 때문에 어떤 콩을 사용했는지가 두부의 품질을 결정한다. 마트에서 파는 두부 중 국내산 콩으로 만든 두부는 거의 없고 대부분 수입산이다. 심지어 유전자 조작 대두가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수입산 콩으로 만든 두부임에도 유기농만을 내세우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 중요한 것은 국내산 콩으로 만든 제품인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소포제와 유화제는 콩물을 끓일 때 생기는 거품을 없애기 위해 사용하는 식품 첨가물이고 건강에 좋지 않다고 알려졌지만 두부를 만드는 과정에서 대부분 사라져 최종으로 만들어진 두부에는 거의 남지 않아 크게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배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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