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변 보기 힘든 남성들 전립선암 검진 받아야
소변 보기 힘든 남성들 전립선암 검진 받아야
  • 배지영 기자
  • 승인 2017.08.25 13:42
  • 호수 58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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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립선암 증상과 치료법

고령인구 증가‧식생활 서구화로 급증… 소변 자주 마려운 증상 나타나
혈액검사, 직장수지검사 등으로 검진… “토마토가 예방에 도움”

서울 중랑구에 사는 김동희(55)씨는 최근 소변을 시원하게 보지 못하고 화장실을 가는 일이 빈번해지자 이상을 느껴 한 대학병원의 비뇨기과를 찾았다. 검사 결과, 의사로부터 전립선암 1기 선고를 받은 김씨는 정기적으로 암 검사를 받지 않은 것을 후회했다.
전립선암은 최근 들어 가장 빠른 증가 추세를 보이는 남성암 중 하나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국내 전립선암 사망률은 2004년 10만 명당 3.8명에서 2014년 6.6명으로 약 74.8% 증가했다. 국내 전립선암 발병률 역시 1999~2003년 10만 명당 9.7명에서 2009~2013년 26.5명으로 크게 늘었다.


남성에게만 존재하는 전립선은 방광 바로 밑에 위치하는 2~3㎝ 크기의 생식기관으로, 정자의 일부를 만들고 정자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소변과 정액이 지나가는 통로이다 보니 전립선에 문제가 생기면 소변보기가 불편해지거나 정액을 배출하는데 있어 장애가 발생한다.
전립선에는 여러 형태의 세포가 존재하지만 전립선암의 99%는 샘 세포(조직에서 분비물을 가지고 있거나 밖으로 내보내는 세포)에서 발생한다. 샘 세포는 정액 성분에 속하는 전립선액을 생성하는데, 이러한 샘 세포에서 발생하는 암을 ‘샘암종’이라 한다. 전립선에서 발생하는 다른 종류의 암으로는 ‘육종’, ‘소세포 암종’, ‘이행세포 암종’ 등이 있다.


최근 들어 전립선암 환자가 늘어나는 이유로는 △고령 인구의 증가 △식습관의 서구화 △운동량 부족 등이 꼽히고 있다. 전승현 경희대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전립선암은 조기에 발견만 한다면 완치 가능성이 높지만 초기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많은 중년 남성들이 간과하고 넘어가 병을 키우기 쉽다”고 말했다.
이처럼 전립선암은 초기에 자각증상이 없기 때문에 암으로 진단받을 때는 이미 암세포가 상당히 커진 경우가 많다. 어느 정도 진행된 전립선암의 경우에는 소변줄기가 가늘고 힘이 없어지며, 소변을 보고 나서도 시원하지 않은 느낌이 든다. 소변이 자주 마렵거나 야뇨증이 생기기도 한다. 혈뇨나 발기부전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진행된 전립선암은 종종 뼈로 전이를 하여 골반, 척추, 늑골 그리고 다른 부위에 통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 전립선암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혈액 검사를 통해 ‘전립선특이항원’(PSA)을 측정하는 방법과 항문을 통해 전립선을 만져보는 ‘직장수지 검사’ 등이 있다. 그림=대한의학회

◇전립선암 검사
전립선암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혈액 검사를 통해 ‘전립선특이항원’(PSA)을 측정하는 방법과 항문을 통해 전립선을 만져보는 ‘직장수지 검사’ 등이 있다. PSA는 전립선 이외의 기관에서는 거의 검출이 되지 않기 때문에 ‘전립선암’, ‘전립선비대증’, ‘전립선염’ 등의 전립선 질환이 있을 때 수치가 올라가게 된다.
비교적 간단한 혈액 검사를 통해서 전립선암의 유무를 가늠해 볼 수 있기 때문에 50세 이후에는 매년 PSA를 검사하는 것이 좋지만 가족 중에 전립선암 환자가 있는 경우에는 40세 이후부터 PSA를 측정하는 것이 추천된다. 아버지나 형제 중에 전립선암 환자가 있으면 전립선암의 위험도는 환자가 없는 경우보다 2~3배가 높고, 아버지나 형제가 65세 이전에 발병한 경우에는 2.5~6배 정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직장수지 검사의 경우에는 의사가 항문을 통해 직장으로 손가락을 집어넣어 손가락의 감각으로 전립선 표면 결절의 유무, 굳기, 주위와의 경계, 통증 유무를 확인하는 방법이다. 만약 이상한 부분이 존재한다면 암인지를 판단하기 위해서 조직 검사와 같은 좀 더 자세한 검사를 시행하게 된다. 이밖에도 경직장 초음파검사, 전립선 생검 등이 있다.

◇전립선암 치료
조직검사를 통해 전립선암으로 진단된 경우에는 치료 방법을 결정하기 위해 병기를 결정하게 된다. 이때에는 주위의 장기 침범 여부를 알기 위해 전산화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영상(MRI)을 촬영하게 되고, 전립선암이 뼈로 전이됐는지 알아보기 위해 골주사를 시행한다.
보통 전립선암이 초기에 발견되고 기대 여명이 10년 이상인 경우에는 치료를 위해 수술이나 방사선치료를 고려하며 림프절이나 인접 장기로의 침범이 의심되거나 뼈로의 전이가 발견된 진행성 암은 호르몬 차단요법을 시행한다.
전립선암이 전립선 내에만 국한돼 있으면 전립선을 모두 들어내는 ‘근치적 전립선 적출술’과 ‘방사선 치료’, 전립선 내에 강한 초음파를 쪼여 암세포를 치료하는 ‘고강도집중초음파치료’(HIFU), 전립선 내에 바늘을 찔러 얼려서 전립선암을 치료하는 ‘냉동치료’ 등이 시행된다.
호르몬치료와 항암요법에 반응하지 않는 말기 전이성 환자의 경우에는 생존 기간이 평균 3년 정도로 길지 않다. 그러나 말기 전이성 전립선암이라도 포기하긴 이르다. 최근에는 기존의 호르몬치료제와 달리 남성호르몬인 안드로겐의 생성을 완전히 차단해 전립선암을 근본적으로 억제하는 경구치료제도 나와 생존 기간을 연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승현 교수는 “전립선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균형 잡힌 식생활이 중요하며 운동 등을 통해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여 비만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권장된다”며 “전립선암 예방에 효과가 있는 음식이나 약제가 확실히 정립된 것은 없지만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는 라이코펜을 다량 함유하고 있는 토마토, 혈당강하제, 고지혈증치료제 등이 거론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배지영 기자 jyba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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