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연휴 명절증후군 시부모 더 우울
긴 연휴 명절증후군 시부모 더 우울
  • 정재수
  • 승인 2007.09.28 16: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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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들 왔다가면 ‘공허함’

2주 이상 지속되면 만성적 우울증
고스톱치며 치매 건강상태 파악을

올해 한가위는 여느 때 보다 길었다. 보통 명절 전후로 소화가 잘 되지 않고 가슴도 답답해 고통을 호소하는 주부들이나 결혼 초년생들에 나타나는 증상이다. 이를 명절증후군이라 하는데 최근에는 며느리의 명절증후군보다 시부모의 명절증후군이 더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 긴 연휴 뒤 공허함은 모든 부모님들이 감당해야 할 몫이기 때문이다.

◇시부모들에게 심각한 ‘명절 증후군’

영등포구 여의도동 박예근(62)씨는 긴 명절이 끝나자 자식들이 떠난 빈자리를 멍하니 바라만 보고 있다. 며칠 전까지도 아들에 며느리에 손자까지 있던 시끌벅적한 자리였다. 자식들이 사용했던 옛 방을 쳐다보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린다.

하루 이틀로 끝날 줄 알았던 박씨의 눈물은 벌써 2주째 지속되고 있으며, 식사를 해도 한두 숟가락이다. 소화도 잘 되지 않고, 두통을 호소하며, 온몸은 여기저기 안 쑤시는 곳이 없다.
일상생활의 리듬은 잃어 버린지 오래며, 부부간의 대화도 대부분 짜증 섞인 목소리로 일관한다.

서울시립북부노인병원 정신과 신영민 원장은 “명절 후 고향에 남아있는 부모님의 공허함은 며느리증후군보다 더 심각한 수준”이라며 “출가한 자식들을 목 빠지게 기다려온 명절, 그 시끌벅적한 명절이 끝나면 공허함을 넘어 우울증으로 발전될 수 있다”고 말한다.

또한 “노인의 경우 환경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해 생활의 리듬이 깨져 공허함으로 시작되는 우울증을 동반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특히 근거 없는 통증, 피로감, 신체감각 이상, 설사나 변비 등 소화기계 증상, 두통, 어지러움, 불감증, 발한, 신체건강이나 상태에 대한 과도한 걱정 등의 각종 신체 증상이 나타난다는 것.
아울러 공허함과 슬픔을 느끼고 쉽게 우는 등의 우울한 기분이 들고, 사소한 일에도 쉽게 화를 내거나 짜증을 부리는 등의 기분 상태가 2주 이상 지속될 경우 전문의에게 적절한 치료를 받아 만성적 우울증으로의 발전을 막아야 한다.

◇고스톱으로 ‘치매 여부’ 검사

한가위나 설날 등 명절에 빠지는 않는 것이 많은 음식과 여러 놀이다. 그 중 고스톱은 여러 가정에서 즐기고 있다. 고스톱은 단순 놀이에 그치는 것뿐만 아니라 두뇌 회전을 촉진시켜 치매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너무 승부욕에 집착해 고스톱을 치게 되면 오히려 부정적인 효과를 부를 수 있다. 고스톱은 오랜 시간 앉아 하는 놀이인 만큼 목, 어깨, 허리에 무리를 줄 수 있으며 특히 어르신들의 경우 허리근육에 많은 무리를 줄 수 있기 때문에 삼가는 것이 좋다.

신 원장은 “자녀들이 노부모와 고스톱을 치다가 부모님이 짝이 안 맞는 패를 자주 낸다거나, 점수계산이 자주 틀리면 치매를 의심할 수 있다”면서 “가까운 병원을 찾아 치매인지 검사를 실시해보는 것이 치매예방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각종 놀이로 시간을 보내기 보다는 가족들과 함께 ‘건강’을 주제로 이야기를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신 원장은 “아파도 자녀들에게 부담을 줄까봐 절대 아픈 내색을 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면서 “자녀들이 이를 몰라 치료시기를 놓쳐 큰 화를 부를 수 있는 지경에 빠지기도 한다”고 충고했다.

신 원장은 또 “자녀들이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여 부모의 건강 상태를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르신들 스스로 평소 건강에 대해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정재수 기자 jjs@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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