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노인회 경기연합회, 노인 직업교육 직접 나서
대한노인회 경기연합회, 노인 직업교육 직접 나서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7.10.13 10:48
  • 호수 5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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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직업교육훈련사관학교 개설, 인생이모작 지원

[백세시대]

“노래를 잘한다고 생각했는데 예선에서 떨어져서 충격을 받았어요. 더 늦기 전에 제대로 배워보자고 생각했죠.”
지난 10월 10일 경기 용인시 명지대학교에서 만난 박성호(80) 어르신은 대중가요지도사 도전에 대한 이유를 이렇게 말했다. 앞서 8월 치러진 경기 시니어슈퍼스타G 예선 탈락의 고배를 마신 박 어르신은 경기연합회에서 주관하는 직업교육을 알게 된 후 망설임 없이 신청해 면접까지 통과했다. 박 어르신은 “수료 후에는 경로당과 요양원 어르신들이 노래를 즐겁게 부를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말했다.

▲ 경기연합회와 경기도가 손잡고 '시니어직업교육훈련사관학교'를 열고 직업교육과 향후 취업 알선에 나서면서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지난 10월 10일 경기 용인시 명지대 자연캠퍼스에서 진행된 대중가요지도사 교육과정에서 수강생들이 발성연습을 하는 모습. 사진=조준우 기자

조경기능사‧도시농업관리사‧대중가요지도사 등 3개 과정 개설
3개월 교육 거친 후 취업 알선 예정… “월 40~50만원 수입 예상”

대한노인회 경기연합회(회장 이종한)와 경기도가 관내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직업교육과 함께 취업 알선에 나서 그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기연합회와 경기도는 지난 9월 26일 ‘시니어직업교육훈련사관학교’를 열고 3개월간의 교육에 돌입했다.
경기연합회는 기존 노인일자리보다 보수는 많고 노인들이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자리 창출을 위해 고심 끝에 조경기능사, 도시농업관리사, 대중가요지도사 3개 과정을 선정했다.
이번 교육을 위해 연합회는 사전 접수와 면접을 통해 과정별로 20여명씩 총 60여명을 선발했다. 조경기능사 과정은 오는 11월 23일까지 매주 화·목요일, 도시농업관리사는 11월 14일까지 매주 화·목요일, 대중가요지도사는 11월 14일까지 매주 화요일 2~3시간 진행된다. 과정당 40만~45만원인 교육비 중 경기도와 경기도연합회가 30만~35만원을 지원한다.
이종한 회장은 “어르신들이 평생 현역으로 남아 사회에 귀감이 될 수 있는 일자리를 발굴하고 취업의 첫 관문까지 열어줌으로써 성공적인 인생 이모작을 할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기연합회는 이를 효과적으로 진행하고 교육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명지대 사회교육원에 조경기능사, 대중가요지도사 교육을, 관내 사회적기업 ‘필그린’엔 도시농업관리사 교육을 각각 위탁했다.
추석 연휴로 인해 긴 휴식 끝에 재개된 대중가요지도사 과정 교육에서 어르신들은 강사의 지도아래 맹훈련에 돌입했다. 최연소 한두리(55) 씨부터 최고령 박성호 어르신까지 20여명의 어르신은 각자 준비한 노트를 펼쳐놓고 지도강사의 이론 강의를 꼼꼼히 받아 적었다. 이어진 실기 연습에서도 경기 전역에서 새벽같이 올라온 어르신들은 피곤한 기색도 보이지 않고 가창연습에 매진했다.
강의 역시 눈높이 교육으로 진행됐다. 노래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시니어슈퍼스타G 예선, 본선 참가자들의 예를 들면서 이해를 도왔다. 탈락한 사람들이 가장 많이 저지른 실수가 음정, 박자가 틀린 것이라는 사실을 문답식 교육을 통해 교육생들이 스스로 깨우치도록 했다.
이어 복식호흡으로 노래를 부르는 법과 자신만의 스타일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팁 또한 전수하면서 교육생들의 수업 열의를 북돋았다.
이하자(73) 어르신은 “부르는 사람이 아닌 가르치는 입장에서 노래를 대하는 법을 알게 됐다”면서 “남은 교육도 잘 마쳐 많은 사람들에게 노래 부르는 기쁨을 알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또 경기연합회는 단순히 교육을 하는데서 그치지 않고 사후 취업 알선에도 나선다. 구체적인 계획도 짜놓았다. 먼저 대중가요지도사에 대해선 연합회가 구축해놓은 기반을 활용해 관내 경로당‧요양원 등의 노래교실 강사와 지역 축제 가수로 활용할 계획이다.
국가자격증을 따야 하는 조경기능사의 경우 내년 1~2월에 있을 시험에 대비한 강도 높은 교육을 진행한 후 학교측과 함께 취업 지원에 나선다. 시험에 떨어진 수강생에 대해서도 재시험을 지원하는 한편 지속적으로 취업을 도울 예정이다.
도시농업관리사도 마찬가지다. 필그린의 노하우를 전수해 초등학생과 유치원생을 대상으로 한 농업교육과 함께 유휴지 관리를 통해 추가 수입도 지원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경기연합회는 20만원 안팎의 금액을 받는 노인일자리사업보다 2~3배 많은 수익을 얻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경기연합회 관계자는 “내년에도 노인상담사, 노인마술‧동화구연사, 노인건강관리사 등 고령자들이 충분히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직업을 발굴해 교육과 취업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배성호 기자 bs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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