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조어-비혼(非婚), 순우리말-틀박이
신조어-비혼(非婚), 순우리말-틀박이
  • 최은진 기자
  • 승인 2017.10.13 13:28
  • 호수 59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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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쏭달쏭 신조어·순우리말 익히기<88>

결혼을 못한 게 아니라 안하기로 선택함
신조어-비혼(非婚)

‘결혼하지 못한 미혼여성이 아닌, 결혼하지 않은 상태를 선택한 비혼여성입니다.’
여성주의 문화운동 단체인 ‘언니네트워크’가 2007년 개최한 제1회 비혼여성축제에서 낭독한 비혼 선언문의 일부다. 이렇듯 ‘미혼’과 ‘비혼’은 비슷한 말 같지만 사회적으로 의미의 차이가 있다.
차별과 편견을 낳는 말들 중 하나인 미망인(未亡人)은 아직 따라 죽지 못한 사람이란 뜻으로, 남편이 죽고 홀로 남겨진 여자를 가리키는 말이다. 여기에서 ‘미(未)’는 ‘아직 ~하지 못하다’라는 뜻이다. 이렇듯 ‘미혼(未婚)’은 ‘아직 결혼하지 못한 사람’이라는 인식을 심는다. 결혼은 필수적이기 때문에 기혼자가 아닌 사람들은 뭔가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이에 반해 ‘비혼(非婚)’은 가치중립적이다. 못한 것이 아니라 안한 것이고, 하지 않을 것을 선택할 자유가 존중된 단어다.
이제야 ‘비혼’에 대한 인식이 사회 문화의 한 현상으로 자리 잡고 있는 가운데 ‘비혼’에 선구자적 역할을 한 어르신도 있다. 1990년도에 국내 첫 독신여성모임인 ‘한국여성한마음회’를 설립한 비혼주의자 김애순 어르신(76)이다. 김 어르신의 당당함에 반한 사람들은 그를 롤모델로 삼아 비혼에 대한 편견에 대항하고 있다.
최은진 기자

▲ JTBC ‘비정상회담’에서 각 나라에서 갖고 있는 비혼에 대한 인식과 결혼을 막는 걸림돌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먹어도 몸무게가 늘지 않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
순우리말-틀박이

최장 10일간의 추석연휴가 끝난 후 많은 사람들이 살빼기 전쟁에 돌입하고 있다. 동태전 등 각종 전 요리와 잡채, 갈비찜 등 고칼로리 음식으로 인해 살이 찐 것을 만회하기 위해 직장인들은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운동을 하는 등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반면, 이런 요란한 움직임에 자유로운 사람들도 있다. 선천적으로 칼로리를 흡수하는 능력이 낮아서 아무리 먹어도 살이 찌지 않는 체질을 가진 사람들은 연휴 이후에도 여유로운 보통의 일상생활을 이어나가고 있다.
우리말에선 이처럼 먹어도 몸무게가 늘지 않는 사람을 ‘틀박이’라 부른다. 일정한 테두리에 묶여 변동이 없는 것을 말한다. 일정한 틀에 박혀 있는 물건 따위를 가리키기도 한다.
한편, 생전 고향을 한 번도 떠나지 않고 한곳에만 머무르는 사람을 지칭할 때도 사용한다. 배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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