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 없이 소변에 피 섞여 나오면 ‘방광암’ 가능성
통증 없이 소변에 피 섞여 나오면 ‘방광암’ 가능성
  • 배지영 기자
  • 승인 2017.10.27 14:31
  • 호수 59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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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광암 증상과 치료법

[백세시대]

남성 환자수가 여성의 4배 넘어… 흡연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혀
방광경 검사 통해 종양 확인… 근육에 침범한 경우 방광 적출해야

정영호(54)씨는 최근 잦은 소변과 배뇨 시 통증을 느꼈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소변에서 피가 섞여 나오기 시작하더니 핏덩어리까지 나타났다. 놀란 마음에 병원을 찾은 정씨는 검사 결과 ‘방광암’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최근 몇 년간 우리나라에서 대부분의 암 발생이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는 것과 달리 방광암 증상으로 진단받는 사람들의 수는 늘어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방광암으로 진료를 받은 인원은 2014년 3만468명에서 2015년 2만9218명으로 감소했다가 2016년에는 3만2278명으로 다시 증가했다.
성별 진료인원은 남성이 81.3%(2만6250명)로 여성(18.7%, 6028명)의 4배를 넘었다. 연령별 진료인원으로는 70대가 34.3%(1만1581명)로 가장 많았으며, 60대 27.7%(9346명), 80세 이상 16.9%(5713명), 50대 14.7%(4942명) 순이었다.

방광암의 가장 주된 원인은 흡연이며 각종 화학약품에 직업적으로 노출되거나 진통제, 결석, 방사선조사, 항암제 등도 발병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담배를 피운 개수, 흡연 기간 모두 방광암의 위험성과 비례관계가 있고, 흡연을 시작한 연령이 어릴수록 위험성 또한 증가한다.

방광암의 종류는 암세포 위치에 따라 ‘표재성 방광암’과 ‘침윤성 방광암’으로 분류된다. 표재성 방광암은 종양이 상피 밑의 결합조직까지만 침범한 경우로, 전체 방광암의 70%가 이 경우에 해당된다. 침윤성 암으로만 진행하지 않는다면 예후가 좋은 편이다.

반면, 침윤성 방광암은 암세포가 결합조직을 지나 방광의 근육층까지 침범한 경우로, 전체 방광암의 20~30%를 차지한다. 암 조직이 방광 근육층을 뚫고 자라서 주위 조직으로 침윤하기 쉬우며, 전이가 쉽기 때문에 근본적인 치료가 필요하고 재발률이 높다는 특징을 가진다.

◇방광암의 증상과 진단
방광암의 가장 주된 증상은 통증 없이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오는 ‘무통성 혈뇨’이다. 혈뇨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고연령군에서 염증이 없고 자각증상이나 특별한 통증 없이 육안으로 혈뇨가 확인된다면 방광암을 먼저 의심해야 한다.
방광암이 괴사를 일으키거나 결석이 동반된 경우에는 급뇨(갑작스러운 배뇨감), 배뇨 시 통증, 빈뇨와 같은 방광 자극 증상을 보일 수도 있다. 진행된 병기의 방광암에서는 요관폐색(소변길 막힘), 허리 통증, 하지 부종이 발생할 수 있고, 골반에서 덩어리가 만져지기도 한다.

▲ 방광암의 가장 주된 증상은 통증 없이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오는 것이다. 이 외에도 자주 소변을 보는 빈뇨 증상과 체중 감소, 옆구리 통증 등이 발생한다. 사진=대한의학회

이같은 증상이 나타난다면 우선 요검사, 요세포 검사, 초음파 검사, 요로조영술 등을 시행해야 한다. 특히 방광암 진단에 가장 필수적인 검사는 방광경 검사로, 요도를 통해 내시경을 삽입하고 방광 내부를 관찰해 종양의 크기, 범위, 다발성 여부 등을 확인하는 식이다.

◇방광암 치료
방광암은 표재성이냐 침윤성이냐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진다. 표재성 방광암은 종양이 점막에만 국한돼 있기 때문에 종양만 제거하면 되지만 침윤성 방광암은 종양이 근육층까지 침범해 방광을 적출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표재성 방광암 치료에는 마취를 한 후 요도를 통해 종양을 절제하는 ‘경요도 방광종양절제술’과 방광 내에 항암제 또는 결핵균 등을 주입하는 ‘면역 요법’을 시행한다. 경요도 방광종양절제술은 요도를 통해 내시경을 삽입해 방광 내부를 보며 종양을 절제하는 것이다.

반면, 방광을 적출해야 하는 침윤성 방광암 치료에는 방광과 함께 골반 내의 림프절까지 적출하는 ‘근치적 방광적출술’과 종양이 있는 방광 부위만 절제하는 ‘방광부분절제술’이 있다.
근치적 방광적출술은 방광과 골반 내 림프절, 요도, 그리고 생식기까지 함께 적출하는 것으로, 남성의 경우 전립선과 정낭을 적출을 해야 하고 여성의 경우 자궁과 난소를 함께 적출해야 한다. 또한 방광을 모두 적출하기 때문에 요로전환술을 통해 요로를 변경해야 하는데, 이때 소장의 마지막 부분인 회장(回腸)의 일부분을 이용해 인공 방광을 만들어 요관과 이어줌으로써 기존과 같이 배뇨할 수 있도록 해준다.

방광부분절제술의 경우 종양이 있는 부분만 절제하기 때문에 방광과 생식기를 보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방광부분절제술은 △종양은 있으나 배뇨 기능이 정상적으로 이뤄질 경우 △절제 부위를 최소화할 수 있는 범위에 종양이 있을 경우 △전립선 요도를 침범하지 않았을 경우 △다른 방광 부위에 상피 내 암종이 없을 경우에만 시행이 가능하다.

◇방광암 예방법
충분한 수분 섭취는 방광암 발생을 억제하는 데 도움을 준다. 또한 단일 비타민 제제는 방광암에 효과가 없지만 종합 비타민제는 방광암의 발생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으며, 콩 대사물도 방광암 억제에 효과가 있음이 실험을 통해 입증된 바 있다.
김영호 순천향대 부천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방광암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점은 병을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는데 있다”면서 “정기적인 건강검진과 함께 만약 단 한 번이라도 혈뇨가 있었다면 정밀 검사를 반드시 받아야 하며, 오염되지 않은 음식을 먹고 면역력을 증강시킬 수 있도록 운동을 하는 것이 기본이다”고 말했다.
배지영 기자 jyba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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