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조어-손주병, 순우리말-애옥살이
신조어-손주병, 순우리말-애옥살이
  • 최은진 기자
  • 승인 2017.11.03 14:22
  • 호수 59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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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쏭달쏭 신조어·순우리말 익히기

[백세시대=최은진기자]

손주를 돌보면서 생긴 신체적·정신적인 병
신조어-손주병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내 새끼들.’
으레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손주들을 보며 갖는 마음이다. 하지만 귀엽고 사랑스러운 손주들임에도 육아의 영역으로 들어가면 감당하기 버겁다. 노쇠한 몸으로 아이들을 안고 업으며 하루 종일 씨름하면 손목, 허리, 무릎이 남아나질 않는다. 손목은 인대가 나가거나 끊어지고, 허리 디스크에도 시달리게 된다. 관절염은 더 심해져 걷는 것조차 힘들다. 가만히 있어도 아픈 나이에 중노동까지 더해지니 죽을 맛이다. 거기에 애 본 공은 없다더니 아무리 최선을 다해도 원망 듣기 쉽다. 하루 종일 잘 있다가도 아이가 순간 넘어져 상처라도 생기면 큰 잘못을 저지른 것 같다. 여기에 자식들이 한두 마디라도 툭 던지면 그렇게 서러울 수가 없다. 이런 스트레스가 극에 달하면 우울증에도 빠진다.
이것이 바로 ‘손주병’이다. ‘손주병’은 어르신들이 자녀들을 대신해 손주들을 돌보면서 생긴 육체적·정신적인 병을 가리킨다. 맞벌이 가정이 늘어나 아이들 키우는 몫이 자연스레 조부모들에게 돌아가면서 나타난 황혼 육아의 부작용이다. 이렇듯 꼭 필요한 순간에 도움을 주는 부모가 언제나 기댈 수 있는 나무가 아니라 지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걸 알고 아이를 맡기는 자녀들은 더욱 각별하게 신경 쓸 필요가 있다.
최은진 기자

 


가난에 쪼들려 고생하며 사는 살림살이
순우리말-애옥살이

우리나라의 3분기 경제성장률이 1.4%를 기록하며 깜짝 성장세를 보였다. 반도체 호재로 인한 착시 현상이라는 분석과 경제가 살아나고 있다는 엇갈린 분석이 오가고 있지만 반가운 소식인 거만은 사실이다. 이를 바라보는 어르신들도 감개무량할 것이다. ‘애옥살이’를 하던 것이 불과 30~40년 전 일인데 세계 10위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했으니 말이다.
여기서 애옥살이는 가난에 쪼들려 고생하며 사는 살림살이를 일컫는다. ‘애옥살림’이라고도 하며, 살림이 매우 구차한 모습을 가리킨다. 형용사형은 ‘애옥하다’라고 한다.
‘애옥하다’는 ‘옥다’와 관련이 있는 말로 보인다. 가지나 덩굴, 뿌리 따위가 길게 자라나다는 의미를 가진 ‘벋다’와 반대되는 말이다. 살림이 벋어나가 번창하지 못하고 안으로 ‘오그라든’ 상태를 말한다.
또한 ‘옥생각’, ‘옥셈’ 따위의 말처럼 사람의 생각이 열려 있지 못하고 그릇되게 꽉 닫혀 있는 것을 말하기도 한다. 배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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