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농교류 심포지엄 … ‘제2의 인생을 농촌에서’
도농교류 심포지엄 … ‘제2의 인생을 농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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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08.27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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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하게 오래 살려면 농촌으로 돌아가라!

고령화 사회의 최고 화두는 ‘건강 장수’다. 즉 ‘장수’에 ‘건강’이 수반되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한때 불었던 ‘웰빙’ 열풍은 이제 우리 생활에서 익숙한 용어가 됐고, 농촌에서의 삶은 가장 직접적이고 실천적인 웰빙으로 부상했다. 전문가들도 ‘장수를 꿈꾼다면 농촌으로 가라’고 조언한다. 오늘날 많은 도시민들 특히 퇴직 후 노년기에 접어드는 세대들은 자연으로의 회귀를 꿈꾼다.

이들을 위한 심포지엄이 ‘제2의 인생을 농촌에서’라는 주제로 서울 양재동에 위치한 aT센터 5층 대강당에서 지난달 13일 열렸다. 이날 심포지엄에는 귀농에 대한 최근의 높은 관심을 입증하듯 평일임에도 200여명이 넘는 사람들이 참석했다.


전국농업기술자협회와 농촌진흥청 농촌자원개발연구소 주관으로 열린 이날 심포지엄은 제2의 인생을 농촌에서 보내기 원하는 도시의 퇴직·은퇴자들에게 실질적인 정보를 주고 대비할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특히 도시민의 단순 농촌이주가 아닌, 성공적인 농촌 정주를 위한 실질적인 방안과 개선책이 함께 논의돼 참석자들의 호응이 높았다.


‘노인천국’ 농촌은 곧 ‘장수지대’=김성훈 상지대 총장(전 농림부장관)은 “앞으로 장수하고 싶은 사람들은 농촌으로 오라”는 말로 서두를 시작했다.

 

김 총장은 “현재 사회일각에서는 농촌이 급격한 고령화로 10여년 후면 초고령 사회가 되어 곧 끝장날 것처럼 이야기하지만, 이에는 역발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비판적인 시각보다는 ‘농촌에 노인들이 많은 것은 그만큼 장수하는 이들이 많다’는 점에 먼저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스위스, 독일,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등 서양 선진국의 경우, 알프스 산악지역 농촌을 가리켜 세계적 장수지역 또는 장수촌이라 부르며 다투어 농산보전을 지원하고 여가를 농산어촌에서 가족과 함께 보내고 있다.

 

마찬가지로 우리나라 농촌 어는 곳을 가 보아도 장수촌이 아닌 곳이 없다. 이렇듯 초고령 사회를 장수사회라고 접근하는 역발상이 바로 오늘날 우리의 농산어촌 문제를 풀어가는 해법이다.

 

이를 위해서 복지차원의 정책과 산업·노동차원의 정책들이 제도적으로 뒷받침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이제 인생은 일모작만이 아닌 이모작, 삼모작이라는 개념의 재정립을 통해 고령화 농촌, 농업, 농민에게 제2의 기회를 마련해주는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정책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고령화의 새로운 대안 농촌 정주=이정재 서울대 교수는 “노화에 대해 사람들은 죽기 위해 늙는 것이라고 흔히들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 반대”라고 말한다.

 

이는 늙은 쥐와 젊은 쥐에 세포독소 주입 실험을 한 결과에서도 나타나는데, 늙은 쥐에서 세포독소에 의한 세포 파괴가 적었다. 즉 노화란 ‘빨리 죽지 않기 위해 신체의 반응이 느려지는 현상’이라는 것이다.


도시사람들이 농촌사람들에 비해 장수하지 못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사회는 급속도로 변화하는데 반해, 우리의 신체는 나이가 들면서 신체 반응 속도가 느려진다. 이런 사회변화 속도에 따라가지 못하는 신체는 스트레스를 받게 되어 잦은 병에 시달리게 된다.


건강 장수를 위해서는 Relax (휴식), Recreation(즐거움), Responsibility(자기부양)의 3R이 필요한데, 이는 모두 농촌에서 누릴 수 있는 것들이다.

 

실제로 서울과 전남북 농촌의 고령자 비율이 5% : 22%로 15% 이상의 차이를 보이고 있는 반면, 의료비는 전국을 1로 봤을 때 서울 강남은 2.3~1.7, 구례와 곡성 등지는 0.47로 낮게 나타나고 있다.


이 교수는 “장수세계는 아직 아무도 가보지 못한 미지의 사회로 농촌에서 그 가능성을 찾아본다면, 고령화와 농촌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는 열쇠가 될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기존의 재래농업에 생산, 물류, 가공, 마케팅 기법을 이용한 신농업을 이끌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영선 dreamsun@100ssd.co.kr

 

성공적인 귀농사례



잃는 것 보다 얻는 것 훨씬 많은 시골생활

내가 5년 전 농촌으로 가겠다고 했을 때 주위사람들, 특히 농촌 출신 지인들이 한사코 말렸다.

 

평생 도시에서만 생활하던 사람이 시골에서 어떻게 생활할 것이며, 지역민들의 텃세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게 반대 이유였다.

 

그러나 현재 나는 아들집에 들르러 잠깐 서울에 오는 것 빼고는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농촌의 내 집에서 생활한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동안 어떻게 서울에서 살았나 싶을 정도로 시골생활에 푹 빠졌다.


물론 처음부터 농촌 생활이 쉬웠던 것은 아니다. 처음 입주하면서 주민들을 마을회관으로 초대해 조촐한 잔치를 열고 소위 ‘신고식’을 치뤘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라야 하듯, 농촌에 가면 그곳의 법도를 따라야 하는 것이 맞지 않나 싶다.

 

내 예전 사회적 지위에 연연하지 않고, 먼저 마음을 열고 그들에게 다가가니 그들도 마음을 열어 주었다.


흔히 농촌에 가면 문화생활을 전혀 못할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난 오히려 이곳에서 더욱 많은 문화생활을 즐기고 있다. 더 많은 책을 읽고, 영화를 보고, 작은 텃밭도 가꾸며 자연의 혜택을 온 몸으로 느끼며 살고 있다.


그리고 이곳 생활은 돈이 적게 든다. 사람들이 ‘정년’과 ‘은퇴’를 겁내는 가장 큰 이유는 돈 문제 때문이다. 요즘 언론보도를 보면 은퇴 후 10억원은 있어야 여유로운 노년을 누릴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그러나 시골에서 살면 그리 큰 돈은 필요치 않다. 대지 160평을 사고 23평의 집을 짓는데 총 3,500만원이 들었고, 한달에 50만원으로 여유롭게 살고 있다.


그러나 시골생활의 무엇보다 가장 큰 장점은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는 여유로움과 건강을 얻었다는 점이다.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는 내 자신부터 변화돼야 한다는 것. 이것도 시골생활에서 얻은 작지만 큰 진리다.


무리한 욕심 버리고 자연과 동화돼야

나는 목포 MBC 광고사업국장으로 일하는 동안 잦은 술자리와 과로, 스트레스로 인해 몸이 망가졌다.

 

내 나이 50대 중반에 당뇨, 고혈압, 지방간, 고지혈증, 비만 등 온갖 병이 내 몸에 찾아왔다. 걸음조차 걷기 힘들 정도로 고통스럽던 어느 날 가족들에게 ‘병원에 가느니 차라리 시골로 가겠다’고 말했다. 그때가 내 나이 55세 때였다.


젊은 시절부터 언젠가는 시골로 돌아가게겠다고 마음먹고 있었고, 이 때문에 18년 전 땅을 미리 사두었다. 직장생활 중에도 틈나는 대로 농촌으로 돌아가기 위한 교육을 받기도 했다.


농촌에 들어가서 먼저 16평짜리 조립식 주택을 짓고 당나귀와 자라를 키우기 시작했다.

 

당나귀는 성격이 온순해 사람을 잘 따르고 질병도 거의 없으며 적게 먹고 적게 배설한다.

 

자라는 생명력이 강하고 5개월의 동면기간이 있어 사람 손이 덜 가는 작목이라 시작하게 됐다.


작게 시작한 일이 현재는 자라양식장 하우스 5백평과 당나귀 사육장을 갖추게 되었다. 건강을 위해 욕심 부리지 않고 시작한 일이 이제는 수입원까지 된 것이다.


보통 농촌에 오는 사람들은 그림 같은 전원주택을 꿈꾸고, 무리한 욕심으로 실패하기도 한다. 집이란 비바람 막아주고 등 따뜻하게 해주는 곳이면 된다.

 

또 돈을 벌겠다는 욕심도 버려야 한다.


농촌생활에 천천히 익숙해지고, 이웃과 함께 하며 자연과 어우러져야만 건강한 삶, 농촌에서의 제2의 인생을 성공적으로 살 수 있다.


전원생활이란 노작 통해 자연 누리는 것

나는 1992년 직장암, 대장암, 림프전이라는 무서운 진단을 받았다. 수술을 받고 1년간 직장을 휴직했다.

 

귀농이 아닌 병을 다스리기 위해 시골로 들어가 맑은 공기를 마시며 불규칙적인 생활습관을 바로 잡기 시작했다.

 

100% 채식을 하기로 결심하고 집 마당을 텃밭으로 가꿔 직접 심고 가꾼 싱싱한 채소들만 먹으며 투병생활을 했다.

 

시골 생활을 통해 병의 회복을 위해서는 자연에서 생활해야 한다는 것을 몸소 체득했다.


명예퇴직을 한 2006년 2월부터는 아예 본격적인 자연생활을 하기로 마음먹고, 영덕에 1만2,000평 농지를 구입해 귀농했다.

 

내가 직접 체득한 자연식을 널리 알리기 위해 자연녹색마을 영농법인 단체와 손을 잡고 사람을 살리는 일도 시작했다.

 

그렇게 14년이 흐른 현재, 난 이렇게 건강하게 살고 있다.
모든 질병은 먹을거리와 생활습관과 관계가 많다. 잘 먹으면 약이지만, 몸에 맞지 않는 음식은 독소가 되어 우리 몸을 해하기도 한다.

 

합병증이 있는 이들은 약을 서서히 줄이면서 자연채식을 균형 있게 하고, 작은 밭일이나 시골길 산책으로 몸을 자유롭게 해줘야 한다.

 

햇빛을 보면서 흙을 만지고 좋은 공기를 마시면서 일할 때, 우리 몸도 원활한 혈액순환을 하며 제대로 흡수시킬 수 있다.


전원생활이란 시골에 집만 그럴싸하게 지어 놓고, 가끔 한번씩 들러 쉬는 것이 아니다.

 

그곳에 동화되어 노작을 통해 자연이 주는 즐거움을 누리는 것. 바로 이것이 진정한 전원생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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