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동창생끼리 이주여성 한글 교육
여고동창생끼리 이주여성 한글 교육
  • 이미정
  • 승인 2008.01.18 16: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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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여고 42회 동창생 5명 한마음

광주 전남여고 동창생 5명이 외국인 이주여성을 위한 한글교육 자원봉사에 의기투합해 주변에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지난 10일 오후 광주 광산구 송정2동 주민센터에 열린 한글교실에서 이주여성과 ‘코시안’(Kosian) 어린이들에게 한글을 가르치는 김정윤(53)씨 등 5명은 전남여고 42회 동창생들이다.


고교 시절 함께 청춘의 꿈을 키웠던 이들이 학교를 졸업한 지 30여 년이 지난 지금 우리 사회에서 소외된 이웃을 위해 봉사하고자 다시 한 자리에 모였다.


이들이 이주여성을 위한 한글교육에 나서기로 뜻을 모은 것은 일찍부터 이주여성 복지에 관심을 가져온 김정윤씨가 지난해 6월 동창생들을 만난 자리에서 한글교육을 함께 하자고 제안한 것이 계기가 됐다.


이들은 지난해 6월부터 12월까지 광산구 도산동 주민센터를 빌려 한글교실을 열고 이 지역 이주여성과 코시안 아이들에게 한글을 가르쳤으며 지난해 12월 20일부터는 송정2동 주민센터에 또다시 한글교실을 열었다.


한글교실이 열리는 날이면 이들은 자신의 승용차로 이주여성과 코시안 아이들을 주민센터로 데려오며 이주여성이 몸이 아프면 병원에 직접 데려다 주기도 하는 등 봉사활동에 열성적이다.


이들은 또 한글교육에 보다 전문적인 소양을 갖추기 위해 매주 월요일 저녁이면 호남대 평생교육원에 개설된 한국어교육 과정에서 함께 교육기법을 공부하고 있다.


김정윤씨는 “지금까지 이주여성 지원사업이 대부분 1회성 이벤트에 그쳐 이주여성이 도움을 받는 데 익숙해지도록 길들이는 역효과를 내는 경우가 많았다”며 “이들이 우리 사회에서 떳떳이 자립하도록 돕고자 한글 교육에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한글을 모를 뿐만 아니라 남편과 시부모와의 관계 등 한국 특유의 가정생활 문화에 적응하는 데도 큰 어려움을 겪는 이주여성에게 자신들과 같은 ‘아줌마’들이야말로 교사로서는 제격이라고 이들은 입을 모았다.


50대에 접어든 지금도 동창생들끼리 한 자리에 모이면 어느덧 여고생 시절로 돌아가 수다를 떨며 시간가는 줄 모른다는 이들은 봉사활동 속에서 옛 우정을 이어가며 아름답게 늙어가는 것이 작은 소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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