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라안일 기자]기준금리가 77개월만에 올랐다. 지난 2011년 6월 이후 처음이다. 또한 지난해 6월부터 이어진 17개월간의 사상 최저금리시대도 끝이 났다.
한국은행은 30일 서울 중구 한은 본부에서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연 1.5%로 올렸다.
이주열 한은 총재가 지난 6월 통화정책 완화 정도 조정이 필요하다고 방향전환을 예고한 지 5개월 만이다.
최근 경기회복이 금리인상의 배경이 됐다. 한국경제는 수출 급증에 힘입어 예상보다 강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4%(속보치)를 기록했고 10월 이후에도 수출 증가세는 뚜렷하다. 국제통화기금이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3.2%로 올린 것도 이를 반영한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 리스크와 사드 갈등에 눌려있던 소비심리도 지난달 77개월 만에 최고를 기록하는 등 개선되는 분위기다.
뚜렷한 성장세와 함께 다음달로 예상되는 미국의 추가 금리를 인상도 한은이 금리 인상을 결정한 배경이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만일 이날 한은이 금리를 동결했더라면 다음 달 양국 금리는 10년 만에 역전된다. 한국이 미국보다 금리가 낮으면 자본이탈을 유발할 수 있다. 높은 신인도 등으로 당장 자금이탈이 현실화되지는 않겠지만 늘 불안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그동안의 저금리 기조로 가계부채가 급속히 늘어난 것도 금리 인상을 이끌었다. 9월 현재 가계부채는 1400조원을 넘어 1419조 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3년간 363조원이나 불어난 셈이다. 그동안 초저금리로 쌓인 부작용이다.
금융시장에서는 1∼2회 추가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일반적이다. 다만 경기 상황과 부동산 시장 및 가계부채 흐름, 미 금리 인상 횟수 등이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