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셔널지오그래픽 특별전’ 멸종위기 동물 5000여종 사진, 실물처럼 다가와
‘내셔널지오그래픽 특별전’ 멸종위기 동물 5000여종 사진, 실물처럼 다가와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7.12.01 13:54
  • 호수 59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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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전쟁기념관에서 11월 28일부터

멸종 위기 동물 경각심 알리려고 시작한 ‘동물 위한 방주’ 프로젝트

처음 보는 희귀동물에 놀라… 서식지 잃은 슬픈 표정에 관객들 공감

[백세시대=배성호기자]

세계적인 다큐멘터리 잡지 내셔널지오그래픽이 멸종위기 동물을 보호하고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추진한 '동물들을 위한 방주'(포토 아크) 프로젝트의 결과물을 소개하는 이번 전시에서는 5000여종 동물의 생생한 사진을 엿볼 수 있다.
세계적인 다큐멘터리 잡지 내셔널지오그래픽이 멸종위기 동물을 보호하고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추진한 '동물들을 위한 방주'(포토 아크) 프로젝트의 결과물을 소개하는 이번 전시에서는 5000여종 동물의 생생한 사진을 엿볼 수 있다.

‘노아의 방주’(Noah's ark)에 대해서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노아는 창세기에 등장하는 인물로 흠 없는 신앙심으로 하나님에게 선택돼 사악한 동시대인들이 모두 홍수로 멸망당한 이후 살아남은 인류의 조상으로 묘사된다. 그는 배를 만들라는 하나님의 명령을 받고 사람들의 멸시 속에서 모든 생물이 다시 번성할 수 있도록 종류대로 암수 한 쌍씩 배에 실었다. 지난 11월 28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은 노아의 방주 속을 연상케 했다. 전시장이 수천마리 동물의 사진으로 메워진 것이다. 그리고 이 사진들은 하나님이 노아에게 그랬던 것처럼 우리에게 또다른 메시지를 전하고 있었다.

멸종위기에 처한 다양한 생물 5000여 종을 기록한 내셔널지오그래픽 특별전이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에서 열리고 있다. 내년 3월 4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전시는 ‘포토 아크(Photo Ark): 동물들을 위한 방주’를 주제로 친근한 동물들을 비롯해 흔히 만날 수 없었거나 지금까지 존재 자체도 몰랐던 다양한 생물들의 사진을 소개한다.

이번 전시는 129년간 지구를 기록하고 발견, 탐험해온 다큐멘터리 잡지 내셔널지오그래픽과 사진작가 조엘 사토리가 10여 년 전부터 진행해온 공동 프로젝트다. ‘동물들을 위한 방주’라는 해석처럼 너무 늦기 전 사람들에게 위험에 처한 생물 종에 대해 알리고, 경각심을 일깨워 멸종 위기에 처한 동물들을 돕기 위해 시작됐다. 

조엘 사토리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1만2000여종을 카메라에 담는 것을 목표로 다양한 생물 종을 찍어왔는데 현재까지 7000여종을 촬영하는데 성공했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마치 동물원에 온 듯한 사실적인 사진에 놀란다. 조엘 사토리는 검은색 배경 스튜디오에서 사진 촬영을 진행해 동물들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강조했는데 호랑이나 판다, 원숭이 등 눈에 익은 동물들도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는 문구는 충격으로 다가온다. 

그래서인지 동물들의 표정과 몸짓에는 그들이 처한 상황이 담겨 있는 것처럼 보인다. 모가지가 인상적인 레이만뱀목거북. 인도네시아와 파푸아뉴기니 지역의 얕은 강과 습지에 사는 이 종은 서식지가 넓지 않아 아주 적은 수가 잡혀 팔려 나가는 것만으로도 종 전체의 생존이 위협받을 수 있을 정도로 위기에 처해 있다. 사진 속 뱀목거북의 표정에서도 생존에 대한 간절함이 느껴진다. 

황금들창코원숭이는 중국 중부 친링 산맥의 고지대에서 살아가는데, 혹독한 강추위에 동상에 걸리는 것을 막기 위해 납작한 코로 진화 했다. 이들은 현재 농경지 개발로 인한 서식지 감소, 여행객의 증가 등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고 이는 원숭이의 표정에서도 읽혀진다.

마다가스카르 고유종 여우원숭이의 하나인 코쿠렐시파카는 보는 것만으로도 귀여움을 자극한다. 검은 털을 가진 동물이 흰색 털을 입은 듯한 외모로, 야생에서는 길고 튼튼한 다리를 이용해 나뭇가지 사이를 점프하며 이동한다. 하지만 역시 개체수가 얼마 남지 않아 보호가 필요한다. 사진 속 잔뜩 웅크린 코쿠렐시파카는 그래서인지 보호 본능을 더 자극한다.

맹수답지 않게 새초롬한 표정을 짓는 플로리다퓨마도 눈길을 끈다. 미국 플로리다 주 일대의 숲이 고속도로 건설 등으로 파괴되면서 1995년 총 30마리로 줄었다. 현재는 회복 프로그램을 통해 180마리 수준으로 늘어났지만 여전히 보호가 필요하다. 맹수의 얼굴을 한 채 겁에 질린 아이의 표정을 짓는 플로리다퓨마의 모습 역시 많은 생각거리를 던진다.

가장 눈여겨 봐야 할 것은 북부사각입술코뿔소이다. ‘나비레(Nabire)’라는 이름을 가진 이 코뿔소는 지구에 남은 마지막 다섯 마리 북부사각입술코뿔소 중 하나였다. 하지만 사진을 촬영한 지 1주일 후인 2015년 7월 끝내 죽으면서 안타까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사진 속 나비레는 종의 미래를 예감한 듯 축 쳐진 모습을 보여 동물보호의 경각심을 일깨워준다.

이와 함께 전시에서는 컨버전스아트로 동물의 세계를 표현한 ‘드림 딜리버리 : 낙타 편’을 선보인다. 컨버전스 아트란 그림을 입체영상으로 변환한 후 대형 스크린에 상영하는 것을 말한다. 

이 기술로 재탄생한 상상 속 동물들의 이야기는 사진전과 색다른 경험을 선사한다. 마치 동화책을 펼쳐 읽듯이 관람객들이 영상을 직접 터치해 숨겨져 있는 동물을 찾을 수 있도록 체험형 전시로 구성해 재미를 배가시켰다.

    배성호 기자 bs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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