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종 신임 대한노인회 경기 안산시단원구지회장
민병종 신임 대한노인회 경기 안산시단원구지회장
  • 오현주 기자
  • 승인 2017.12.08 10:57
  • 호수 59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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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식도 미룬 채 경로당 돌아…지회가 행복한 동반자 될 것”

당선 한 달 만에 체육대회, 노인대학 졸업식 등 7개 행사 치러 “몸살”

맘고생 심했던 경로당 회원들…새 지회장 맞아 안정 찾고 화합 이뤄

[백세시대=오현주기자]

대한노인회 경기 안산시단원구지회가 새롭게 태어났다.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못했던 지회가 신임 지회장을 맞이하면서 도약의 기회를 갖게 된 것이다. 지난 11월 2일, 취임식을 가진 민병종 신임 단원구지회장은 “일부 경로당이 관심과 지원에서 제외돼 힘든 시간을 보냈다”며 “당선된 후 취임식도 미루고 경로당 전체를 찾아다니며 문제점이 무엇인지 파악했고 대책을 같이 의논한 결과 지금은 안정을 되찾았다”고 말했다. 민 지회장은 이어 “지회와 경로당, 지회와 지자체가 협조 체제를 이뤄 모범적인 지회, 으뜸이 되는 지회를 만들겠다”며 자신에 찬 모습을 보였다. 민 지회장은 안산시의회 의원을 지내기도 했다. 지난 11월 말, 단원구 선부광장에 위치한 지회 사무실에서 민 지회장을 만나 지회 운영의 각오와 미래 비전을 들었다.

-단원구하면 세월호가 먼저 떠오른다. 

“지회 오는 길에 세월호합동분향소를 봤을 겁니다. 요즘은 찾는 이가 거의 없지만 세월호 사고 당시엔 수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슬픔과 고통을 나누었던 장소였지요. 아직도 시민들 마음엔 충격의 후유증이 남아 있어요.”

-회원 중에도 불행을 당한 분이 있는지.

“한 분이 계세요. 사위가 교사에요. 제가 사는 아파트에도 30여명이 희생당했고요. 노인 회원들이 성금을 모아 유족들에게 전달하고 함께 슬픔을 극복하는데 기꺼이 동참했어요.”

-단원구 노인들의 생활수준은 어떤가. 

“안산시 인구는 주로 외지인들이에요. 충청‧호남사람이 많고 원주민은 10%도 안 됩니다. 베트남‧중국 등 다문화가정도 전국에서 가장 많을 겁니다. 노인회원 중에도 베트남 며느리가  꽤 있어요. 노인회원은 6500여명이고 새 아파트는 (사는 게)괜찮지만 촌의 연립단지는 좀 어렵지요.” 

-회원은 늘고 있는가.

“노태우 정부의 200만호 주택공급 당시 이곳에 시범적으로 지은 소형아파트가 재개발‧재건축에 들어갔습니다. 이게 완공되면 경로당이 170개로 늘어나고 회원도 많이 늘 겁니다.” 

 단원구지회는 9월 28일 지회장 선거를 치렀다. 민 지회장을 비롯해 지회 임원, 경로당 회장 등 4명의 후보가 나섰다. 민 지회장이 과반수 이상의 표를 얻어 가뿐히 당선됐다.

-당선 비결이라면.

“단원구지회 135개 경로당 전체를 7번씩 찾아다니며 경로당 회장들의 애환을 들었습니다. 갈등과 반목이 깊었던 만큼 맘고생도 많아 가장 필요한 건 위로의 정이었어요. 어떤 경로당은 13번을 방문하기도 했습니다. 곰팡이가 핀 벽, 환풍기도 없는 주방 등 낙후된 경로당도 있었어요. 지회가 앞으로는 버팀목이 돼 주고 동반자가 되겠다고 했습니다.”

-시의회 의원 경력도 도움 됐을 텐데.

“선거를 치러봤기 때문에 선거법도 좀 알고 있었지요.”

-취임식이 성황을 이뤘다고.

“노인복지관 강당에 200명을 초청했는데 100명이 더 오는 바람에 자리가 부족해 일부는 서서 지켜봐야할 정도였어요.” 

민 지회장은 이날 시의회 및 유관기관과의 협조를 통해 ▷노인복지예산의 증액 ▷노인회관 건립 ▷경로당 활성화, 노인일자리 확대 등의 지회 운영을 펼칠 것을 강조했다. 민 지회장은 “그동안 지회와 경로당, 지자체, 지역단체가 서로 연결이 잘 안 돼 받을 수 있는 지원도 제대로 받지 못했고 분배 역시 평등하게 이뤄지지 않았다”며 “제가 행정도 예산도 알고 있어 많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취임 한 달이 지났다. 어떤 일들을 했나.

“취임식에다가 노인체육대회, 노인의 날 기념식, 노인대학 졸업식 등 크고 작은 행사 7개를 치르느라 몸살이 다 났어요(웃음). 12월 첫째 주에는 회장단 교육이 있어요. 시의장이 교육장소로 와 시 예산 집행과 노인복지에 대한 설명을 해줄 것이고 다음날 바로 버스 6대에 나눠 타고 강화로 가 연수회를 할 겁니다.”

-열정적으로 지회 일에 몰입한 계기는.

“지회 업무를 파악하는 과정에 잘못 된 부분을 발견했어요. 이왕하려면 확실하게 하자는 생각을 갖게 됐어요.” 

민병종 신임 안산시단원구지회장이 직원들과 함께 단합과 화합의 표시로 하트모양을 만들어 보이고 있다. 왼쪽 두번째가 천윤호 사무국장.
민병종 신임 안산시단원구지회장이 직원들과 함께 단합과 화합의 표시로 하트모양을 만들어 보이고 있다. 왼쪽 두번째가 천윤호 사무국장.

민 지회장은 경로당활성화와 노인일자리를 위해 지역의 기업, 단체들과 업무협약을 잇따라 체결했다. 민 지회장은 “1사 1경로당 자매결연을 통해 노인은 일자리를 얻고, 기업은 지역발전에 기여하는 등 상생의 문화를 만들어간다”고 말했다. 민 지회장은 또, 안산국악원, 풍물마당 ‘터전’의 도움을 받아 경로당에 국악을 보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민병종 지회장은 군 제대 후 안산에 정착해 목축업에 종사했다. 안산이 시로 승격되면서 부지가 헐값에 매입되는 바람에 목축업을 포기했다. 선부 1‧2‧3동, 와동, 초지동 등 5개 동의 동장을 지냈다. 후배들의 권유로 안산시의회 선거에 나가 당선돼 3년간 시의원을 지냈다. 이후 주택관리사 자격증을 따 백화점장, 아파트관리소장으로 일했다. 선부동 공작한양아파트의 주민들 권유로 이 곳 경로당 회장을 맡았고 1년 4개월 후 지회장 선거에 도전해 현재에 이르렀다.

-시의회 의원 시절 업적이라면.

“동 행정을 하다 바로 들어가 관과 민의 다리역할을 잘 할 수 있었어요. 안산에 없었던 여러 가지 공공시설들이 대부분 그때 시작된 것들이에요. 제가 예산결산위원장 하면서 공무원 입장을 충분히 들어준 덕에 요즘도 시청에 들어가면 여기저기서 커피 뽑아 갖다 줄 정도입니다(웃음).”

-노인회관 건립을 추진 중이라고.

“지회가 들어있는 노인복지관은 교회에서 수탁 받아 운영하고 있어요. 하루 400~500명이 드나들어요. 물품을 받아와도 어디 쌓아놓을 곳이 없을 정도로 비좁아요. 새로 지을 노인회관은 요양시설도 갖춰 복지가 한곳에서 이루어지도록 할 겁니다. 부지는 시장에게 부탁하면 될 것이고 건축비는 국회의원에게 지원 요청을 할 겁니다.”

-안산으로부터 지원은 되고 있는지.

“안산시 대부도에 경로당이 22개가 있어요. 지회 행사가 있을 때마다 경로당 회장들이 지회 소유의 ‘해피버스’(45인승)를 이용합니다. 이 버스가 낡아 교체해달라고 요청하자 시장이 바로 예산을 편성해주었고 지회 직원도 한명 보충해주기로 했습니다. 노인들에게 잘 하고 계세요.”

-앞으로 지회 운영 방침이라면.

“대한민국을 부강한 국가로 만든 주역이 현재의 노인들입니다. 이들이 자신감을 가지고 보람 있게 제2의 인생을 살도록 도와주는 게 지회의 역할입니다. 물질만이 아니더라도 동반자로서 의지가 되고 힘이 돼주려고 합니다. 우리 직원들도 지회를 방문하는 회원들을 친할아버지, 할머니 대하듯 잘 모십니다.”    글‧사진=오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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