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족냉증과 손발 저림, 원인은 다른 데 있다
수족냉증과 손발 저림, 원인은 다른 데 있다
  • 김윤진 부산의대 가정의학과
  • 승인 2017.12.29 10:48
  • 호수 6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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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의사협회 명의들이 알려주는 건강정보[43]

동요 중에 ‘손이 꽁꽁꽁, 발이 꽁꽁꽁’으로 시작하는 노래가 있다. 노랫말을 살펴보면 손발이 찬 이유는 모두 겨울바람 때문이란다. 하지만 겨울이 아닌 한여름에도 손발이 차가워서 괴롭다며 진료실을 찾는 환자가 많다. 이런 경우를 흔히 ‘수족냉증’이라 한다.

수족냉증은 차가운 냉기에 노출되지 않았는데도 손이나 발에 지나치게 냉기가 느껴지는 경우로 직접 손이나 발을 만져도 차가운 기운이 느껴진다. 아무리 따뜻한 곳에서 몸을 녹여도 손발이 따뜻해지지 않는다는 환자, 날씨가 추운 겨울이면 수족냉증은 더욱 심해졌고 겨울이 아닌 계절에도 손발은 여전히 차다고 호소했다. 

‘마음이 따뜻한 사람은 대신 손이 차다’는 말이 있다. 수족냉증을 앓는 이들이 지은 말인지, 아니면 수족냉증으로 고생하는 환자들을 위로하기 위해 만든 말인지 알 수 없다. 수족냉증이 생명을 앗아갈 만큼 큰 병은 아닐지 모르겠지만 그들의 이야기에서 생활 속 불편함이 느껴진다.

의학적으로 수족냉증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 수족냉증을 일으키는 원인으로는 레이노 증후군, 류머티즘성 질환, 디스크, 척추관 협착증, 말초신경염, 갑상선기능저하증, 약물 부작용 등 다양한 질병을 의심할 수 있다. 여러 원인 중 임상적으로 가장 의미 있는 병은 ‘레이노 증후군에 의한 수족냉증’이다. 

레이노 증후군은 장시간 추위에 노출되거나 심각한 스트레스 상황에 놓이게 될 때 손발의 말초혈관이 과도하게 수축하는 질환이다. 처음에는 손발이 혈색 없는 하얀색으로 보이다가 점차 푸르게 변하고 시간이 더 지나면서 붉게 변한다. 

대부분 증상이 경미하거나 금방 증상이 사라지기도 하지만 지속적으로 나타나면 자칫 수족말단 궤양이나 괴사 등 심각한 합병증을 초래할 수도 있다. 따라서 레이노 증후군이 의심되는 수족냉증 환자들은 반드시 병원을 찾아 약물치료나 수술 등 혈관의 수축을 막는 치료를 받아야 한다.

그밖에 혈관의 기능적 이상이나 구조적 이상, 고지혈증 등으로 인한 동맥경화증의 악화, 빈혈이나 갑상선기능저하 등이 있는 경우에도 수족냉증이 나타날 수 있다. 그러므로 수족냉증의 원인이 무엇인지 검사를 통해 정확히 찾아 치료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수족냉증과 함께 손발에 나타나는 증상 중 하나는 손발 저림이다. 어느 날 아침잠에서 깼는데 갑자기 손발이 저리기 시작했다며 한 환자가 병원을 찾았다. 시간이 지나면 나아질 거라 생각하고 일주일을 기다렸는데 나아질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환자는 손발 저림 증상이 혹 혈관과 연결된 것은 아니냐며 두려움에 가득 찬 얼굴로 물었다.   

손발이 저릴 때 가장 먼저 의심해야 하는 질환은 말초신경 이상이다. 말초신경은 피부 근처에 있기 때문에 외부 자극이나 압력 등에 의해 다양한 손상을 입을 수 있다. 일례로 잘못된 수면자세로 인해 팔이나 손으로 가는 신경이 눌려 일시적으로 마비가 오거나 손발이 저리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손발 저림이 일어나는 가장 큰 원인은 디스크, 즉 추간판탈출증 때문이다. 손에 저린 증상이 나타나면 목 디스크를, 다리에 저린 증상이 나타나면 허리 디스크를 의심해 보아야 한다. 손발이 저린 환자의 경우 X-레이 촬영을 통해 경추와 요추 디스크 여부를 확인하면 손발 저림의 원인을 확실히 밝힐 수 있다.

그밖에도 혈관수축, 경련, 혈관이 막히는 등의 말초혈액순환장애로 인해 손발 저림이 생기기도 한다. 이 경우 저리기보다는 아픈 통증이 주된 증상이며 손가락 및 발가락의 끝부분을 만져보면 차갑고, 차가운 물에 손을 넣으면 살색이 하얗게 변해 동상에서 보이는 것과 유사한 증상이 나타난다. 이처럼 손발 저림 증상은 다양한 질병이 원인이 되므로 증상이 심할 때에는 반드시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통해 치료받도록 해야 한다. 
출처: 대한의사협회‧대한의학회 발행 ‘굿닥터스’(맥스M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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