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도전을 두려워하지 말자
[기고]도전을 두려워하지 말자
  • 이철규 명예기자
  • 승인 2017.12.29 10:57
  • 호수 6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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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자주 방문하는 경로당 회장이 내게 고민 아닌 고민을 털어놓았다. 평생 일만 하다가 어느새 노인이 됐고 적당한 취미생활 없이 은퇴하다 보니 하릴없이 시간만 때우고 있다며 하소연을 한 것이다. 자신의 살아온 인생을 정리하는 글을 써보고 싶지만 짧은 가방끈 때문에 엄두가 나지 않는다는 그의 항변에 필자는 이렇게 말했다.
“시도는 해봤어요?”
올해 갓 노인이 된 사람 중에도 이런 고민을 안고 있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필자도 마찬가지였다. 무엇이든지 낯선 것에 도전하는 것은 두려운 일이다. 그렇다고 해서 고민만 주야장천한다고 해서 바뀌는 건 없다. 근심과 스트레스만 쌓이고 근본적으로 해결되는 일은 없다. 
어느 순간 이를 깨우치고는 무작정 도전했다. 시 작법 교육부터 숲해설가 양성 교육까지 관심있는 분야는 무조건 참여했다. 많이 읽고 많이 쓰다 보면 늘겠지 하는 마음에서 평생 하지 않았던 독서도 시작했다. 그러다 ‘백세시대’ 명예기자 모집 공고를 봤고 역시나 별 고민없이 도전했다.
운 좋게 합격을 했지만 계속해서 요행을 바랄 수는 없었다. 기자라는 이름에 걸맞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사진 촬영뿐만 아니라 기사를 능숙하게 작성하려면 컴퓨터도 잘 활용해야 했다. 하지만 평생 전자기기와는 거리가 멀었던 필자에게는 거대한 장벽이었다. 그래도 이왕 저지른 일이니 끝까지 가보자는 심정으로 복지관 컴퓨터 기초반에 수강등록을 했다. 군청에서 운영하는 강좌도 수시로 가서 들었다. 그 과정은 무척 어렵고 고단했지만 이메일을 주고받는 등 컴퓨터의 기초를 터득했다. 
기사 작성이 능숙해지자 덩달아 찾는 곳이 늘었다. 강원 양양에서 열리는 각종 행사에 초청돼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정도로 바쁜 날도 많아졌다. 최근에는 노인복지관에서 원고작성을 도와주다 봉사활동으로 DJ도 시작했다. 한발 더 나아가 복지관의 도움을 받아서 실버기자단을 결성, 복지관 활동상을 담은 ‘금빛무지개’라는 소식지를 지난해 두 차례 만들어 배포했다. 올해는 연 4회를 목표로 군 전체 어르신들의 소식을 담을 예정이다. 돌이켜보면 황혼기에 접어서 젊었을 때보다 더 왕성하게 활동할 수 있었던 이유는 주저하지 않는 도전정신에 있었다. 고민만 하다 허송세월을 했더라면 건강도 해치고 사는 재미도 없었을 것 같다. 
아직 주저하고 있는 동년배 친구들에게 말하고 싶다. 건강을 해치거나 재산을 탕진하는 일이 아니라면 일단 부딪혀 보라고. 젊은 사람들보다 잘할 수는 없지만 그들보다 보람차고 즐겁게 할 수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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