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옥 대한노인회 안산시 상록구지회장 “최초로 45인승 버스 소유…어르신들 봄‧가을철 문화탐방 다녀”
최태옥 대한노인회 안산시 상록구지회장 “최초로 45인승 버스 소유…어르신들 봄‧가을철 문화탐방 다녀”
  • 오현주 기자
  • 승인 2018.01.12 10:51
  • 호수 6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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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로당 분담금 절약해 경로당 회장들에게 추석‧음력설 선물 전달

‘맛사랑콩사랑’식당, 친환경손세차 운영… 지회만의 일자리 제공

[백세시대=오현주기자]

원칙과 약속을 지키는 지도자에게 조직원은 무한한 신뢰와 존경을 보낸다. 최태옥(78) 대한노인회 경기 안산시상록구지회장이 바로 그런 리더 중 한 사람이다. 최 지회장은 2016년 8월, 지회장 선거 당시 네 가지 공약을 내세웠다. 첫째, 45인승 버스로 노인들 문화탐방 시켜 주겠다, 두 번째, 경로당 회장들에게 추석, 음력설 선물을 드리겠다. 그리고 다른 두 가지는 경로당 회장들 판공비(10만원)와  경로당 한궁세트 지급이다. 최 지회장은 “앞의 두 가지는 지켰고 나머지 두 가지는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1월 초, 안산시 상록구 고잔로에 위치한 노인복지관에서 만나 상록구지회 만의 특별한 사업 얘기를 들었다.

-식당도 운영한다고.

“오늘 낮에도 임원들과 그곳에서 점심식사를 했다. 경기연합회 44개 지회 중에서 유일하게 ‘맛사랑콩사랑’이라는 두부전골식당을 운영 중이다.”

-식당 규모가 어느 정도나 되나.

“1호점은 좌석수가 24개밖에 안 돼 장사를 더하고 싶어도 한계가 있었다. 2016년 11월에 오픈한 2호점은 위치도 좀 더 번화가이고 좌석수도 74개이다. 메뉴는 만두전골과 비빔밥‧청국장 등이다. 20여명의 노인들에게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도비와 시비 합쳐 2억여원으로 시작한 이 음식점은 국산 장단콩을 사용해 맛이 뛰어나다고 한다. 연천의 농협에서 올해 사용할 장단콩 3톤을 이미 확보해 놓았다고 한다.  

-수익은 어떤가.

“4인이 두부전골을 시킬 경우 3만2000원을 받는다. 2017년 매출이 약 2억원이다. 밑지는 장사하면 안 된다고 생각해 경로당 회장님들에게 자주 이용해 달라고 부탁하고 있다. 지회 소유의 버스로 식당까지 안내한다.” 

-지회 소유 버스라고.

“우리는 전국에서 최초로 45인승 버스를 소유했다. 길이가 자그마치 12.7m에 음향시설 등 최고의 사양을 갖췄다. 시비 2억여원에 자부담금(3000만원)이 들어갔다. 봄, 가을철 3개월씩 115개 경로당이 예약제로 이 버스를 타고 문화탐방을 간다.” 

최태옥 상록구지회장은 작년 3월, 김철민 국회의원, 이민근 시의회 의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해피버스’ 시승식을 가졌다. 해피버스는 상록구지회 노인들의 여가복지와 노후를 위한 45인승 버스다.
최태옥 상록구지회장은 작년 3월, 김철민 국회의원, 이민근 시의회 의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해피버스’ 시승식을 가졌다. 해피버스는 상록구지회 노인들의 여가복지와 노후를 위한 45인승 버스다.

최 지회장은 “운전기사 월급과 유류비도 시 지원을 받는다. 우릴 보고 다른 지회에서도 시에다 버스지원을 요청해 조만간 버스를 갖게 될 것”이라며 웃었다.

상록구지회의 또 다른 특색 사업은 ‘세차’이다. 도가 실시하는 세차사업(찾아가는 친환경손세차-은빛클럽) 공모에 신청해 선정됐다. 기존의 물세차가 아니고 초음파에어세차이다. 오폐물이 생기지 않는 친환경 세차로 차 한 대 닦는데 물 반 컵만 있으면 된다. 

-세차할 차량은 어떻게 구하나.

“7800만원의 예산을 지원 받아 10명의 노인이 세차사업을 한다. 초음파에어세차장비는 세종시에서만 생산하는 특허제품으로 차에 싣고 다닐 수 있다. 차 두 대 공간이면 작업이 가능하다. 세차비 예산이 잡혀 있는 시청, 구청, 경찰서 등의 차량이 대상이다. 세차를 하는 노인들의 기본 수당은 시에서 지원하고,  버는 대로 각자 가지고 가는 식이다.”

최태옥 지회장은 경북 김천 출신이다. 안산시에 일찌감치 정착해 사업가로서 기반을 잡았다. 70 초반에 월피경로당 총무로 들어가면서 노인회와 인연을 맺었다. 경로당 회장 1년 만에 지회장 선거에 도전, 당선돼 현재에 이르렀다.

-어떤 사업을 주로 했나.

“우리나라에서 자판기 사업을 가장 먼저 시작했을 것이다. 커피‧콜라‧컵라면을 즉석에서 뽑아 먹을 수 있는 자판기가 서민생활에 큰 변화를 가져다주었다. 그 덕에 돈도 좀 벌었고…(웃음).”

-경로당 총무에서 바로 경로당 회장, 지회장이 된 데에는 특별한 비결이 있을 것 같다.

“총무 시절 8개의 후원업체를 만들어 업체당 10만원씩 지원 받아 50여명의 회원들에게 선물했다.”

-선거는 어땠나.

“처음엔 경로당을 찾아가 명함을 주면 받지도 않았다. 악착같이 선거운동을 한 결과 113표 중 72표를 얻었다. 당선된 후 상대편 선거 운동을 한 이를 수석부회장, 부회장을 각각 맡도록 했다. 그렇게 임원구성을 하자 3개월 만에 평정되더라.”   

-선거 공약 중 경로당 회장에게 명절 선물을 준다는 사항이 있던데.  

“일개 경로당 회원들에게도 선물을 주었는데 경로당 분담금을 받는 지회가 왜 못주겠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분담금을 절약해 추석과 음력설에 선물을 나눠주고 있다.”

-나머지 2개 공약도 실천 중인가.

“경로당 회장 판공비는 현재로선 힘들다. 경로당운영비 등 다른 지회와의 형평성 때문에 당분간 어렵지만 다음 시장이 누가 오든 꼭 매듭지으려고 한다. 한궁세트 지원은 진행 중이다.” 

-노인복지관도 수탁 운영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상록구노인복지관 규모가 우리 지회의 2배에 달한다. 정직원 17명에 계약직이 40명이고 일년 예산이 25~30억원이다. 하루 600여명의 노인들이 이곳에서 50여개 프로그램을 이용한다. 해마다 보건복지부에서 실시하는 복지관 심사평가에서 최고 성적을 받으며 각 시에서 견학도 많이 온다. 복지관 운영권을 얻기 위해 제출하는 수백 쪽 되는 자료책자를 직원들이 만드는데 그것도 보통 일이 아니다.”

-지회장 일을 해보니 어떤가.

“재밌다. 노인행복을 위해 이러이러한 일들을 머릿속으로 구상하고 현장에서 실현하는 과정이 힘들기도 하지만 달성하는 순간 성취감을 느낀다.”  

-보람이라면. 

“봄에 파릇파릇 새싹이 나면 경로당 여성회장들이 쑥을 뜯어 떡을 만들어 택시 타고 지회를 찾아와 비닐봉지를 내밀며 ‘회장님 맛 보시라’라고 할 때 보람을 느낀다. 그게 수백, 수천만원의 돈과 비교할 바가 아니다.” 

최 지회장은 나누고 베푸는 선행에도 앞장서고 있다. 기업의 지원으로 김장을 담가 경로당과 불우이웃에게 전달하고 있는 것. 2016년에는 LG이노텍으로부터 800만원을 협찬받아 5kg짜리 700박스의 김장을 전달했다. 지난해에는 농협조합장, 병원장 등으로 구성된 지회의 자문위원들로부터 후원금을 갹출해 모은 870만원으로 김장을 담갔다. 그리고 단원구 고잔동에 위치한 ‘사랑의선교수녀회 평화의집’에 지속적인 후원을 해오고 있다. 최 지회장 집안은 3대째 가톨릭을 믿고 있으며 신부도 배출해냈다.

최태옥 지회장은 “보람도 느끼고 경로당 회장들도 와서 안부 인사하고 그러니 이 자리가 얼마나 좋은 자리인가”라고 한 후 “그러나 이 자리는 6500명 상록구 노인들과 경로당 회장들을 위한 봉사의 자리라고 생각하고 원리원칙에 맞게 일을 한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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