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에 기승하는 ‘노로바이러스 장염’ 조심
겨울철에 기승하는 ‘노로바이러스 장염’ 조심
  • 배지영 기자
  • 승인 2018.01.19 13:32
  • 호수 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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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로바이러스 장염 증상과 치료법
노로바이러스 장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에 손가락 사이사이, 손등까지 골고루 비누로 문지르고 흐르는 물에 20초 이상 씻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사진=연합뉴스
노로바이러스 장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에 손가락 사이사이, 손등까지 골고루 비누로 문지르고 흐르는 물에 20초 이상 씻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사진=연합뉴스

어패류 등 통해 감염되는 식중독균… 복통‧오한‧고열 등 증상 나타나

탈수 심하면 정맥주사 통해 수분 공급… 평소 깨끗이 손 씻는 습관 중요

[백세시대=배지영기자]

최근 생일을 기념해 가족들과 식당에서 생선회를 섭취한 최기용(55) 씨는 다음날 저녁이 되자 배가 살살 아픈 복통이 찾아왔다. 최씨는 단순 복통이라고 생각해 대수롭지 않게 넘어갔지만, 이후 구토와 설사까지 동반되더니 탈수까지 진행돼 결국 병원을 찾았고, ‘노로바이러스 장염’이라는 겨울철 장염 진단을 받았다. 

식중독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지는 여름철과 달리 겨울은 상대적으로 식중독 바이러스의 안전지대로 여겨지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식중독을 유발하는 노로바이러스는 기온이 떨어지는 겨울에 왕성한 활동을 하기 때문에 자칫 겨울철 식품 위생관리에 소홀하면 이로 인한 ‘겨울철 장염’에 감염되기 쉽다. 

노로바이러스는 입자 크기가 27~40㎚(나노미터)일 정도로 아주 미세하다. 약 20℃ 기온에선 3~4주간 죽지 않고 유지돼 전염성이 계속되는 특징을 가진다. 

이같은 이유로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된 음식은 열심히 살펴보거나 맛을 본다고 해도 확인하기 어렵다. 

최상호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대부분의 세균성 식품 매개 질환들이 따뜻하거나 더운 계절에 많이 발생하는 데 비해 노로바이러스는 겨울이 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해 봄이 오면 확연히 줄어든다”고 말했다. 

노로바이러스는 전염성이 매우 강하다. 바이러스 감염자의 침, 토사물이나 대변 등에 직간접적으로 접촉하면 감염되며, 바이러스에 오염된 채소나 굴, 조개, 생선 같은 해산물을 섭취해도 옮을 수 있다. 환자의 오염된 손, 문손잡이 등을 통해서도 전파되며, 공기를 통한 감염도 가능하다. 전염성은 증상이 발현되는 시기에 가장 강하고 회복 후 3일에서 길게는 2주까지 전염성이 유지된다.

◇노로바이러스 증상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초기에는 감기와 비슷한 증상을 보이다가 1~2일 정도 잠복기를 지나면 구토, 오한, 복통, 설사, 근육통 증상 등이 갑자기 나타난다. 보통 1~2일 이내 자연적으로 회복되기도 하지만 영유아나 노인은 탈수 증상이 심해져 쇼크에 이를 수도 있기 때문에 조기에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바이러스이기는 하나 질환을 일으키는 곳이 목과 같은 기관지가 아닌 위장이기 때문에 기침은 하지 않으며, 발열의 경우 절반의 환자 이상에서 발생한다. 또한 물처럼 묽은 설사가 하루에 4~8회 정도 발생하는데, 소장에 염증을 일으키지 않는 형태의 감염이기 때문에 피가 섞이거나 점액성의 설사는 아니다.

노로바이러스 장염의 정확한 진단은 전자현미경 검사나 바이러스 유전자 검사를 통해서 가능하지만 아직까지 일반 병원에서 검사 자체가 보편화돼 있지는 않다. 그러다보니 발생 시기와 증상, 설사 양상을 종합해서 원인을 추정하고 있다. 

◇노로바이러스 치료

노로바이러스 장염은 특별한 치료 없이도 저절로 회복되는 특징을 가지지만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마땅한 치료약이 없기 때문에 수액치료와 탈수예방을 위한 치료가 병행된다. 대부분 수분을 공급해 탈수를 교정해주는 보존적 치료가 이뤄지는데, 스포츠 음료나 이온 음료로 부족해진 수분을 채울 수 있다. 하지만 설탕이 많이 함유된 탄산음료와 과일 주스는 피해야 한다. 

경도에서 중증도의 탈수는 마시는 수액 공급으로 탈수와 전해질 교정이 가능하나, 심한 탈수는 정맥주사를 통한 수액 공급이 필요하다. 구토나 설사가 심한 경우에는 추가적인 약물을 사용하기도 한다. 과도한 구토로 경구 수액공급이 어려울 때에는 항구토제를 사용한 후 경구 수액공급을 다시 시도한다. 노인의 경우 설사를 심하게 하면 심한 탈수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치료약을 1~2일간 투여한다. 

최상호 교수는 “치료 중에는 자극적인 음식을 먹는 것보다 따뜻한 물이나 이온음료를 마셔 수분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장 기능이 전반적으로 떨어져 있어 소화 흡수가 힘들기 때문”이라며 “드물게 입원하는 경우도 있지만 증상이 심하지 않으면 집에서 2~3일가량 휴식을 취하면 호전된다”고 전했다.

◇노로바이러스 예방법

노로바이러스 장염은 개인위생에 신경 쓰는 것이 최고의 예방법이다. 집안에 환자가 있다면 환자의 토사물이나 타액 등을 청소할 때 마스크와 장갑을 착용해야 하며, 알코올로 문고리 등을 소독하거나 항균비누를 사용하는 것도 좋다.

무엇보다 ‘손 씻기’, ‘익혀 먹기’, ‘끓여 먹기’가 중요한데 손은 비누를 사용해 손가락 사이사이, 손등까지 골고루 문지르고 흐르는 물에 20초 이상 씻어야 한다. 음식은 74℃ 이상의 온도에서 5분 이상 조리해 속까지 충분히 익혀 먹어야 하며, 수돗물은 반드시 끓여 마시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또한 식재료나 조리한 음식은 겨울에도 냉장 보관해야 한다. 가열한 음식이라도 조리사의 피부에 있는 세균으로 오염될 수 있기 때문이다. 

최 교수는 “노로바이러스가 유행할 때 어패류를 날로 먹는 것 또한 현명하지 못하다. 생굴 등의 어패류가 좋은 배지(미생물 등의 배양을 위한 영양물)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섭취해야 한다면 되도록 85℃ 이상에서 3분 이상 조리해 먹어야 확실히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배지영 기자 jyba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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