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우택 대한노인회 부산연합회장 “부산노인회관 착공해 숙원 풀어…경로당 활성화에 더 매진할 것”
문우택 대한노인회 부산연합회장 “부산노인회관 착공해 숙원 풀어…경로당 활성화에 더 매진할 것”
  • 조종도 기자
  • 승인 2018.01.26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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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로당 회원이 친구·이웃을 모셔오는 ‘1+1운동’ 성과… ‘경로당 방문의 날’도 계속 추진

34년간 공직생활 후 노인회 봉사 15년째… 행정경험·인맥 노인복지 발전에 다 쏟아

[백세시대=조종도기자]

항도 부산은 우리나라 제2의 도시를 뛰어넘는 위상과 풍모, 영향력이 있다. 국내 최대 무역항이자 태평양 연안의 손꼽히는 세계적 항구이고 6·25 피란 시절에는 임시수도였다. 우리나라 인재의 산실로 3명의 전·현직 대통령을 배출한 곳이기도 하다.

이러한 부산에도 주름살은 있다. 도시가 늙어가는 것이다. 국내 7개 광역시 가운데 노인 인구비율이 15.7%(2017년 6월 현재)로 가장 높다. 광역시 중 유일하게 고령사회(노인 인구 14% 이상)로 진입했다. 하지만 부산 지역은 역발상을 통해 노년문화를 선도하고 노인회의 위상을 강화하고 있다. 어느 곳보다 노인사회가 활기에 차 있고 일과 봉사, 여가활동이 균형 있게 활발히 전개되는게 그 증거다.

그 중심에 대한노인회 부산연합회와 이를 이끄는 문우택 연합회장이 있다. 지난해엔 숙원이던 부산노인회관이 착공돼 노인회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부산을 찾은 1월 중순, 날씨가 몹씨추웠는데도 연합회 사무실이 있는 부산노인종합복지관 건물 3층의 한쪽에서는 운동복 차림의 꽤 많은 어르신들이 환호성을 내지르며 탁구에 한창 몰입해 있었다.

문우택 회장은 34년간의 공직생활을 마친 후 연합회 사무처장과 지회장 등을 거쳐 2014년부터 연합회장으로 재직 중인 만큼 부산시 노인문제 전문가이다. 문 회장은 “노인회의 모든 사업이 다 중요하지만 경로당 활성화가 가장 기본이고 여기에서 모든 게 출발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전포동 부산노인회관이 지난해 10월 착공됐다.

“1970년 부산연합회가 발족한지 48년 만에 숙원을 이루게 됐다. 초창기엔 경로당에 사무실을 두는 등 떠돌이 생활을 해야 했고 현재 입주한 건물은 비좁아 사무실이 분산돼 있다. 전포동 노인회관(지하 1층, 지상 8층 규모)이  8월에 완공되면 경로당광역지원센터, 노인취업지원센터, 자원봉사센터 등이 모두 입주해 부산 노인복지의 중심지가 될 것이다.”

-다른 단체들도 입주하는지

“지상 8층이지만 부지(466.7㎡)가 넓지 않아 노인지도자대학 강의실, 강당 등이 배치되면 여유 공간이 없다. 맨 꼭대기 8층은 게이트볼연습장으로 쓰인다. 장기·바둑실 등 여가시설 공간이 필요한데 쉼터를 많이 두기는 어렵지 않나 생각된다.”

-노인회관이 착공되기까지 어려움이 많았겠다.

“사무처장 재직 때부터 노인회관 부지를 확보하려 노력했다. 주한미군 ‘하야리아부대’가 주둔했던 시민공원에 세우려고도 했으나 잘 안 됐다. 또 전임 연합회장이 가야동에 ‘복합문화예술회관’을 지어 ‘노인회관’으로 불렀지만, 알아보니 연합회 전용 노인회관이 아닌 것으로 결론나면서 2015년부터 이사회를 열고 사업추진을 다시 시작해야 했다. 마침내 같은 해 전포동에 부지를 마련했고 2016년 설계 공모를 거쳐 지난해 착공, 늦어도 10월이면 입주할 것으로 기대된다.”

-재임 중 특기할만한 일이 있다면.

“부산 노인생활체육대회를 노인회 주관으로 옮긴 것을 대표적으로 들 수 있다. 그동안 올림픽 국민생활관을 운영하는 부산사회체육센터가 노인의 날 행사와 노인체육대회를 시에서 위탁받아 운영해 왔다. 사무처장으로 일할 때 ‘노인의 날 행사는 우리가 주최하겠다’고 요구해 관철시켰고 2016년부터 생활체육대회도 노인회 주최로 바꿨다. 현재 노인생활체육대회는 구·군 대항 노인체육대회로 명실상부하게 자리 잡았다. 이제는 시에서 매년 예산 5000만원을 지원받아 중앙회 노인건강대축제에 대비한 선발전 성격으로 개최하고 있다.”

문 회장은 1966년에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도서관에서 임시요원으로 일한 것이 계기가 되어 총무처 사서직(9급) 시험을 쳐서 합격했다. 경북 구미가 고향인데 부산시교육청 소속 부전도서관으로 발령받아 첫 근무를 시작했다. 2년 뒤인 68년엔 부산시 공무원으로 전환한다. 이후 부산시의회 의사담당관, 해운대구 국장, 강서구 부구청장 등을 역임했다. 

-공직 경험이 도움이 되는지.

“34년의 공직생활과 2004년 1월부터 14년의 대한노인회 봉사, 이 두 길은 자연스럽게 연결됐다. 청춘을 바쳐 공직생활을 잘 마무리한 덕에 그 행정경험과 인맥으로 노인회에서 각종 현안을 해결하고 노인복지 사업을 체계적으로 수행하는데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공무원 생활 중 가장 기억나는 것은

“1980년대 부산시 건설국에서 근무할 때의 일이다. 민자(民資)를 유치해 길이 2km에 이르는 구덕터널(1984년 완공)을 개통시킨 게 큰 보람으로 기억된다. 서구에서 사상구로 넘어가는 구덕 고개를 대체해 이동시간을 크게 단축할 수 있었다.”

-올해 추진하는 역점 사업은.

“경로당 회원이 자신의 친구·친척·이웃노인을 한 명씩 모셔오는 ‘회원 1+1운동’을 계속 전개할 예정이다. 부산 노인 인구는 54만여명인데 현재 경로당 가입 회원은 8만여명이다. ‘1+1운동’을 통해 취임 때(회원수 6만7000명)에 비해 회원수가 많이 늘었지만 현재로 만족하지 않는다.”

-경로당 방문의 날은 무엇인가

“경로당을 활성화하고 경로효친 사상을 함양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대대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명칭은 ‘토요일은 경로당 방문의 날’인데, 토요일이 아니어도 괜찮다. 학교나 직장 단위, 친목계에서도 찾아온다. 방문해서 한 일이나 선물, 방문자 수 등을 방문자 대표가 직접 방문일지에기록하도록 해서 내실을 기하고 있다. 이렇게 함으로써 외부와 교류하고 경로당 이미지를 바꿀 수 있다고 본다.”

-직원들에 대한 대우는.

“경로당광역지원센터, 취업지원센터 등은 국비·시비 등으로 운영하고 있다. 문제는 총무 파트인데, 그동안 총무국 예산을 제대로 못 받았다. ‘이러면 안 된다’고 지원을 요구해 사무처장을 비롯해 총무파트 인건비도 시에서 예산지원을 받게 됐다. 또 16개 지회 사무국 직원 인건비도 금년에 200만원씩 확보했다.”

-대도시 중 부산의 노인인구 비율이 높다. 이유는 무엇인가

“산업체들이 외지로 빠져나가서 그렇다. 예전에는 신발, 목재, 파이프 공장 등 각종 산업체들이 해안지역을 중심으로 많았다. 이 업체들이 김해, 양산 등지로 이동하면서 일자리가 없어지니 젊은 사람들이 빠져 나가기 시작했다. 현재 녹산공단(강서구)이 남아 있는데, 그나마 대기업은 거의 없고 대부분 중소기업이다.”

-경로당에 젊은 회원을 모실 묘안은 없나.

“경로당 시설을 현대화해야 한다. 시설이 너무 열악한 점이 젊은 노인이 안 오는 이유다. 내 집보다 환경이 안 좋은 경로당에 굳이 오고 싶겠나. 노후시설을 개선하고 낡은 경로당은 신축해서 산뜻하게 만들어야 한다.”

-연세(78세)보다 건강해 뵈는데 비결이 있다면.

“젊을 때부터 정기적으로 운동을 해왔다. 구기보다 등산을 좋아한다. 퇴직 후에도 퇴직공무원 산악회장을 맡았다. 요즘에는 월·수·금은 목욕으로 컨디션을 조절하고, 화·목·토는 야산에 오른다. 집 뒤에 해발 256m 배산(盃山)이 있어 아침운동하기 딱 좋다. 정상에 있는 체육시설까지 이용하면 1시간 30분에서 2시간 정도 소요된다.”

조종도 기자 jdcho@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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