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이상 중년층, 어금니가 가장 ‘취약’
50대 이상 중년층, 어금니가 가장 ‘취약’
  • 배지영 기자
  • 승인 2018.02.02 13:47
  • 호수 6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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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성모병원 연구팀 조사
나이가 들면 치아 내 수분의 양이 줄어들면서 금이 가거나 깨지는 현상이 자주 일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치과 진료를 하고 있는 의료진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나이가 들면 치아 내 수분의 양이 줄어들면서 금이 가거나 깨지는 현상이 자주 일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치과 진료를 하고 있는 의료진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자연치의 37.9%에서 깨지거나 금가는 ‘크랙’ 발생

초기에 수복치료하면 효과… 방치 땐 발치 위험 커져

[백세시대=배지영기자]

50대 이상 중년층에서 어금니에 금이 가거나 깨지는 크랙(Crack)이 가장 많이 생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치과병원 보존과 양성은·김신영 교수팀이 지난 2011년 7월부터 2014년 3월까지 서울성모병원 치과보존과에 내원한 환자 중 182개의 금이 간 치아를 조사한 결과에서다. 

이 연구팀에 따르면, 크랙이 가장 많이 생긴 곳은 대구치(어금니)였으며 그 중에서도 하악 제2대구치(25.3%), 하악 제1대구치(22.5%), 상악 제1대구치(22.0%), 상악 제2대구치 (17.6%) 순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50~59세에서 금이 간 치아가 많이 발견됐고, 남녀 차이는 없었다. 특히 금 등의 수복물(보철)이 없는 자연치에서 37.9%의 빈도로 높게 나타났으며, 수복물이 있는 경우에서는 비접착재료인 금에서 26.9%로 높게 발견됐다. 

또한 182개의 금이 간 치아 중 103개(56.6%)에서 3㎜ 이내의 치주낭 깊이를 보였고, 40개(22%)의 치아에서 4~6㎜, 39개(21.4%)의 치아에서 7㎜ 이상의 치주낭 깊이를 보였다. 치주염이 생기면 치아를 지지하는 잇몸뼈 즉, 치조골이 파괴되면서 치아 뿌리와 잇몸이 분리돼 틈이 생기는데, 이 틈에 생긴 주머니를 치주낭이라 한다. 

크랙이 치아의 머리 부분(치관부)에만 한정된 경우 크랙 주변의 치주낭은 3㎜ 이내로 측정됐고, 이런 경우는 치아 신경도 살아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크랙이 치아의 뿌리부분(치근부)으로 진행된 경우에는 크랙 주변의 치주낭도 4㎜ 이상으로 측정돼 치아 신경이 죽는(치수괴사) 빈도가 상대적으로 높았다.

치수괴사의 빈도는 크랙 주변의 치주낭 깊이가 4~6㎜인 치아에서는 31.8%였고, 치주낭 깊이가 7㎜ 이상인 치아에서는 28.6%로 조사됐다. 반면, 크랙 주변의 치주낭 깊이가 3㎜ 이내일 때는 치수괴사의 빈도가 11.3%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치아에 이같은 크랙이 생기면 주로 씹을 때 또는 물었다가 뗄 때 통증을 느낀다. 또한 차가운 것에 극심한 민감성을 나타내거나 어떤 특정한 부위에 음식이 씹히는 경우에 찌릿한 통증이 느껴지는 등의 증상을 보인다.   

크랙은 우리 인체의 다른 구조와는 달리 스스로 치유되지 않고 뼈와 달리 다시 붙지 않기 때문에 반복적이면서 지속적으로 통증을 느끼고,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진행되는 특징을 가진다.    

그러나 초기에 발견하면 좀 더 진행되지 않은 상태에서 진단할 수 있어 수복 치료만으로 완전한 기능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 수복치료는 주로 충치 등 치아에 문제가 있을 때 전체를 치료재료로 감싸서 본래의 상태로 회복시키고 보호하는 치료방법이다.

반면, 시기를 놓치면 수복치료나 신경치료 만으로 기능회복이 어려워질 뿐만 아니라 발치를 해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 그러므로 치아에 크랙이 생기면 빠른 시기에 크랙의 정도와 특성에 맞게 치료 계획을 세워야 좋은 치료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양성은 교수는 “나이가 들면 치아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상아질의 피로저항도가 감소하고 치아 내 수분의 양이 줄어들면서 치아에 크랙이 잘 생긴다”며 “크랙의 진행정도는 의사도 쉽게 알기 어렵고 치료가 잘됐더라도 씹을 때 증상이 지속되면 크랙이 진행돼 치아를 소실할 수도 있으므로, 시기를 놓치지 않고 적절하게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신영 교수는 “치아 크랙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음식을 씹을 때 한 쪽 치아만 많이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면서 “얼음 등의 딱딱한 음식을 씹어서 치아에 무리를 주는 행동 또한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배지영 기자 jyba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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