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노인회 광주 북구지회 ‘실버행복나눔자원봉사클럽’
대한노인회 광주 북구지회 ‘실버행복나눔자원봉사클럽’
  • 오현주 기자
  • 승인 2018.02.02 13:55
  • 호수 6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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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가이버’ 어르신들 경로당 편하게 해줘”
실버행복나눔자원봉사클럽 회원들이 경로당 전기 스위치를 수리해 주고 있다.
실버행복나눔자원봉사클럽 회원들이 경로당 전기 스위치를 수리해 주고 있다.

미장·방수·전기 등 건설업 출신 11명이 모여 클럽 결성

[백세시대=오현주기자]

대부분의 노인자원봉사클럽들이 하는 일은 환경정화나 독거노인 보살핌 등이다. 그런데 광주연합회 북구지회의 실버행복나눔자원봉사클럽의 활동은 조금 독특하다. 이 클럽의 회원들은 전문가 수준의 기술을 습득하고 있다. 

김상섭 클럽 코치(79·북구 임동)는 “우리는 미장·방수·전기·목공·도배·소방 등 다양한 기술력을 갖추고 있어 우리가 뭉치면 소규모 주택도 만들 수 있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우선적으로 한 일은 화재사고를 예방하는 가스차단기 설치이다. 클럽이 활동하는 지역은 방직공장이 있었던 구도심으로 노후 된 단독주택이 많다. 경로당 회원 대부분이 이런 주택에 거주한다. 그래서 화재에 취약하고 실제로도 간간히 화재가 발생해 재산피해를 당하는 사고가 생긴다. 

김 코치는 “회비에서 매달 가스차단기 2개(개당 3만여원)씩 구입해 어르신 집에 순차적으로 설치해주고 있다. 그동안 전기·방수 등 수리해준 경로당과 집이 100곳이 넘는다”며 “갑자기 전기나 물이 안 나온다고 하면 밤에 자다가도 일어나 달려간다”고 말했다. 이 클럽이 고도의 기술력을 갖추게 된 배경을 이해하려면 창단 과정을 들여다봐야 한다. 김상섭 코치는 젊은 시설 주한 미 공군 소속으로 광주공항에서 군무원으로 25년 근무했다. 미군들은 ‘봉사의 날’을 정해 매달 한 차례씩 군무원과 함께 기지 주변의 극빈층을 위해 봉사를 했다. 주로 주거환경개선사업과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일이었다. 

김 코치는 이때 봉사에 대한 신념과 습관을 지니게 됐다. 은퇴 후 생업으로 주택개보수사업을 하면서 한편으로는 경로당 회원들과 봉사활동을 했다. 김 코치는 당시 건설업에 종사했던 이들과 친목모임을 갖고 있었다. 이들에게 봉사클럽 참여를 제안하자 흔쾌히 받아들였다. 여기에 경로당 회원 몇몇이 힘을 실어주었다. 2016년 7월의 일이다. 현재 클럽 회원은 11명(남 7, 여 4)으로 나이는 65~80세이다.  

정 광 영 광주 북구지회장
정 광 영 광주 북구지회장

클럽의 손길을 기다리는 곳은 많다. 그래서 회원들은 경로당으로부터 접수받은 건들을 권역별로 묶어 팀을 나눠 방문하고 있다. 비록 사소한 고장이지만 연장이나 전문적인 기술이 없으면 수리가 불가능한 이유로 이들의 존재 가치가 더욱 빛나고 봉사 효과도 극대화 된다. 특히  수리를 마친 후에도 눈에 띄는 대로 다른 부분까지 수리를 해줄 때 어르신들은 더욱 고마워한다. 

정광영 광주 북구지회장은 “클럽의 ‘맥가이버’들 덕분에 경로당 어르신들의 삶이 안전하고 편해졌다. 이분들이 열심히 봉사한 결과 지난해 자원봉사대축제에서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을 받기도 했다. 우리 지회의 모범이자 자랑이다”고 말했다.    오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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