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완식 대한노인회 강원연합회장 “침체돼 있던 연합회 일신… 시·군지회 행사마다 참석해 소통”
김완식 대한노인회 강원연합회장 “침체돼 있던 연합회 일신… 시·군지회 행사마다 참석해 소통”
  • 오현주 기자
  • 승인 2018.02.23 10:39
  • 호수 6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초대 고성군의회 의원 역임… 강원도의회 의장인 아들이 예산 지원    

국내에 ‘알량미’ 첫 도입으로 식량 증산 일조… ‘세계농민대상’ 수상

[백세시대=오현주기자]

지난해 말, 제19대 대한노인회 강원연합회 회장 선거에 당선됨으로써 연임된 김완식 회장(76). 그는 제 기능을 다하지 못했던 연합회와 도의 척박한 노인복지환경을 정상궤도로 올려놓았다는 평을 듣는다. 새마을운동을 40여년 했으며 초대 고성군의회 의원을 지낸 그는 우리나라에 ‘알량미’(안남쌀)를 처음 도입한 농업전문인이기도 하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막바지에 다다른 2월 초, 춘천호반이 내려다보이는 강원연합회 사무실에서 만나 4년간 연합회를 운영하며 느낀 점과 앞으로의 각오를 들었다.

-강원연합회 건물이 춘천시내 중심에서 벗어나 있다.

“에디오피아한국전참전기념관 바로 옆에 있다. 1978년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이 5000만원을 기부하고 도에서 조금 보태 지은 건물이다. 시내는 교통이 복잡해 이곳이 좋은 점도 있다.”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와 성공적 개최를 위해 노인회가 많은 애를 썼다.

“물론이다. 평창올림픽조직위와 대한노인회가 업무협약을 맺기도 했고 지난해 연합회 주최로 열린 노인의 날 행사에는 1000여명이 모여 올림픽 성공 개최 결의문을 낭독하기도 했다. 태백지역 주민들과 함께 올림픽 성공개최 플래시몹을 펼치며 올림픽 기간 노인의 힘을 보여주겠다는 다짐도 했다.”

-개막식에는 초대 받았나.

“개막식은 가질 못했고 대신 강릉아트센터에서 열린 북한의 삼지연관현악단 공연에 초대를 받아 최문순 강원도지사와 함께 감상을 잘 했다.”

-연임에 성공했다.

“11월 3일, 임시총회에서 대의원 78명 중 49표를 얻어 당선됐다.”

-당선 비결이라면. 

“제가 사회단체 경력이 오래 됐다. 분회장들 대부분이 과거 같이 일했던 인연으로 저를 알고 지지해준 것이다. 18대 연합회장 선거 때도 이분들의 성원으로 당선됐다. 고맙기 그지없다.”

-지난 4년간의 업적이라면.

“전임 회장은 시·군 지회에 가본 적이 없었다. 소통 문제는 물론 전반적으로 분위기가 침체돼 있었다. 사기를 북돋워주기 위해 시·군 지회 행사마다 참석했다. 지회장들에게 시장, 군수 만나 예산 반영 부탁을 하라고 독려하기도 했다. 일년에 몇 번씩 찾아가고 그러다보니 서로 친목도 되고 활성화도 되고 단합된 모습도 보이더라.”

김 회장은 이어 강원연합회 건물을 리모델링하고 책상, 의자 등 사무집기를 모두 교체한 일도 성과 중의 하나로 꼽았다.

-초임 당시 연합회는 어땠나.

“예산은 거의 없다고 봐도 좋았고 직원들의 대우도 형편없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직원처우개선은 여전히 현안 중 하나다.”

-강원도 어르신들의 생활상은 어떤가.

“강원도 전체 인구 155만여명 중 28만여명(18.1%)이 노인이다. 그 가운데 13만9000여명이 회원이다. 생활수준은 낮은 편이지만 건강과 수명은 전국에서 높은 편이다. 아마 잡곡밥을 많이 먹기 때문일 것이다. 영서지역이 귀리, 콩, 팥 등 밭농사를 많이 한다.”

김완식 강원연합회장이 사무실에서 직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문원호 총무국장, 김주선 자원봉사지원센터장, 김순복 총무부장, 김완식 연합회장, 황응구 사무처장.
김완식 강원연합회장이 사무실에서 직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문원호 총무국장, 김주선 자원봉사지원센터장, 김순복 총무부장, 김완식 연합회장, 황응구 사무처장.

강원연합회는 18개의 지회 아래 160개 분회, 3111개 경로당과 25개 노인대학을 두고 있다.

-도와의 관계는 어떤가.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노인복지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잘 해주고 있다. 전임 회장은 도에 들어가지를 않았다. 저는 한달에 몇 번씩 도청을 찾고 일이 있으면 일주일에도 몇 번씩 들어간다. 과거 도 행사에 노인 회장 자리는 말석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도지사가 자기 옆자리에 앉히려고 하고 축사 기회도 주고 그런다. 이제는 자리가 중간쯤 된다(웃음).”

-노인복지정책 중 하나를 소개해 달라.    

“작년에 수십억원의 예산을 들여 노후 된 경로당을 개선해주었다. 낡은 냉장고와 에어컨, 선풍기를 모두 새것으로 교체해준 것이다. 반 이상의 경로당 환경이 쾌적해져 모두가 최 도지사에게 감사의 마음을 갖고 있다.” 

도는 이밖에도 300억원의 예산을 편성해 ‘강원도 100세시대 일자리사업’을 대대적으로 펼쳤다. 이로 인해 2만여명이 일할 기회를 얻었다. 올해는 예산을 700억원으로 늘리고 일자리도 20만개로 늘릴 예정이다. 

김완식 연합회장은 강원도 고성 출신이다. 동국대 농학과를 졸업하고 한국농촌지도자 강원연합회장, 자연보호강원협의회장, 초대 고성군의회 의원, 고성군 산림조합장, 새마을고성군지회장, 전국농업기술자협회 부회장 등을 역임했다. 

-직장생활은 해본 적이 없는가.

“대학을 나온 직후 인천여고에서 교편을 잡았으나 1년 후 그만뒀다. 당시 선생 월급이 3만원인데 비해 하숙비가 2만원이었다. 부친은 강원도에서 가장 크게 농사를 지어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었다. 1만2000여평에서 나오는 쌀 수확이 시장, 군수 월급의 세배나 됐다. 매달 집에다 돈 부치라고 할 바에는 다른 일을 찾아보라는 부친의 말을 듣고 고향으로 내려와 사회단체에 관여했다. 지방에서 대학 나온 이가 드물었던 시대인지라 나이는 젊었지만 여러 감투를 썼다. 기관장 회의할 때 서열이 다섯번째였다.”

-군의원 활동은 어디에 주력했나.

“제가 자연보호활동에도 10여년 몸담았다. 초창기 의회는 군(郡)과 소통이 잘 안됐고 군도 환경보전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 군은 인구를 늘리기 위한 목적으로 자연녹지 훼손 따위를 고려하지 않은 채 주택 허가를 내주었지만 그건 심각한 환경파괴가 될 수 있었다. 그런 걸 못하도록 지적해주는 일에 중점을 두었다.” 

-아들도 의회 의원이라고 들었다.

“강원도의회 의원이다. 작년에 아들(김시성·52)이 도의회 의장으로 있으면서 노후 경로당 개선사업 예산 지원에 큰 도움을 주었다.”

-필리핀에서 생산하는 ‘알량미’를 처음 도입했다고. 

“통일주체국민회의 대의원 시절 박정희 대통령에게 알량미 도입을 건의했다. 당시 세계식량농업기구가 필리핀에 있었다. 미국의 세계적인 육종학자가 장으로 있었는데 마침 그와 잘 아는 사이였다. 그를 통해 알량미를 한국에 들여와 농촌진흥청에서 개량한 것이 통일벼다. 그런 일들을 인정받아 세계농민대상을 받았다.”

-앞으로 연합회 운영 계획은.

“첫째가 일자리 창출이다. 노인이 놀지 않고 일할 수 있는 자원을 만들려고 한다. 두 번째는 교육이다. 노인은 옛날 일만 떠올리고 누군가에게 의지하려고 한다. 자발적으로 일을 하면서 다른 이에게도 도움을 주는 노인상을 정립하려고 한다. 시·군 지회의 노인대학을 통해 정신교육을 강화하려는 것이다.”

-‘백세시대’ 신문에 하고 싶은 말씀은.

“경로당 기사를 좀 더 많이 실어주었으면 한다.”

김완식 강원연합회장은 이어 “노인은 나서지 말고 가만히 있으라는 말에 동의하지 못한다. 사회의 잘못된 부분을 노인이 나서서 바로 잡아주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 끝으로 “젊은 사람이 잘한 일에는 칭찬도 하고 못하는 일에 대해선 지적도 할 줄 아는 사회의 틀을 마련해야 한다”며  “그런 점에서 부족한 노인효친사상을 강화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글․사진=오현주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