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운 대한노인회 서울 강동구지회장 “매달 이사회 개최, 경로당 소식 등 정보 공유… 소통·친목 잘 돼”
김병운 대한노인회 서울 강동구지회장 “매달 이사회 개최, 경로당 소식 등 정보 공유… 소통·친목 잘 돼”
  • 오현주 기자
  • 승인 2018.03.02 09:26
  • 호수 6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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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직에 37년간 종사…억울한 사정 밝혀주는 걸 사명감으로 알아

강동농협, 11년째 ‘사랑의 김치’ 등 지원… “이해식 강동구청장 잘 해”

[백세시대=오현주기자]

“매달 이사회 하는 지회 보셨나요.”

김병운(84) 대한노인회 서울 강동구지회장은 지회만의 특색 있는 사업이라면서 이렇게 말했다. 김 지회장은 “매주 첫 번째 주 목요일에 32명의 이사가 회관 강당에 모여 정보를 공유하고 친목도 도모한다”며 “혹시 이사들이 번거로워할지 몰라 분기별로 열 것을 제안해봤지만 오히려 현재의 모임을 더 반긴다”고 덧붙였다. 대한노인회 정기총회 다음날인 2월 27일, 서울 강동구 천중로에 위치한 지회 회관에서 김 지회장을 만나 정기총회 소감과 지회 운영 철학 등을 들었다.

-과거에는 이 지역을 ‘천호동’이라고 불렀다. 

“제가 이곳에서 60여년을 살았다. 이 지역에 재개발이 한창 진행 중이다. 상일동 시영아파트는 새로 잘 짓고 있고 고덕동에도 고가의 아파트가 들어서고 둔촌동주공아파트도 재개발에 들어간다.”

-경로당도 많이 늘겠다.

“현재 우리 지회 경로당은 120여개이다. 둔촌주공아파트 경우 한 단지가 1만 세대나 된다. 지금은 (경로당 수가)주춤한 상태지만 재개발이 끝나면 40여개 정도 늘 것으로 예상한다.”  

-대한노인회 정기총회를 본 소감은.

“만점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그만 하면 됐다. 감사보고서에 모든 게 잘 됐다고만 하지 말고 최근 노인회에서 있었던 일들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는 완곡한 유감 표현이 들어갔더라면 더 좋았을 걸 하는 아쉬움은 남는다.”

-이중근 회장의 선처를 바라는 건배 제의도 있었다.

“그분이 대한노인회를 위해 얼마나 좋은 일을 많이 하셨나. 부회장 시절에 경로당과 연수원을 지어주었고 직무수행비도 지원해주고… 고마운 분이다. 하루속히 잘 해결돼 나와서 중앙회를 잘 이끌어주기를 소망한다.”

-지회 운영은 잘 되고 있는지.

“구청을 비롯해 지역의 기관, 단체 등에서 지원을 많이 받고 있다. 강동농협에서 매년 가을에 ‘사랑의 김장 김치’(시가 약 3000만원)를 전체 경로당에 지원해주고 있다. 마사회 지점에서도 경로당에 쌀을 지원하는 명목으로 500만원을 후원해준다.”

강동구지회는 강동경희대학병원, 복지관 등 유관기관과 협약을 맺고 어르신들에게 치료비 10% 감면 등의 도움을 주고 있다. 김 지회장은 “복지 거버넌스(공공경영)로서는 민관협력 기관에서 도시농업을 통해 경로당에 매달 반찬용 쌈 채소를 두 차례씩 공급해준다”고 소개했다.

-경로당활성화는 잘 되고 있는지.

“실버여가문화프로그램 운영으로 경로당에서 웃음소리가 그치지 않는다. 가요, 민요, 건강체조, 웃음치료, 탁구, 레크레이션, 게이트볼 교실 등 강사들이 경로당을 방문해 어르신들을 행복하게 해주고 있다. 여기에 드는 8000여만원의 경비를 구청에서 지원해준다.”

-구청과 협조가 잘 이루어지는가 보다.

“이해식 강동구청장이 노인복지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행사에 노인회장을 초대해 대우를 해준다. 우리도 그만큼 구청에 협조한다. 서로 잘 협조해야 되지 않겠나.”

-강동구지회만의 특색 있는 사업이라면.

“우리는 매달 첫째 주 목요일, 노인회관 3층 강당에서 이사회를 개최한다. 분회장과 유능한 인사 32명이 이사로 참석한 가운데 정보교환도 하고 경로당의 애로사항도 듣고 때로는 지시도 한다. 그러다보면 친목도 되고 지회와 경로당이 소통이 잘 된다.”

지난 해 11월 10일, 김병운 강동구지회장(오른쪽)이 박성직 강동농협조합장에게서 ‘사랑의 김장 김치’를 전달 받고 있다. 11년째 해오고 있다.
지난 해 11월 10일, 김병운 강동구지회장(오른쪽)이 박성직 강동농협조합장에게서 ‘사랑의 김장 김치’를 전달 받고 있다. 11년째 해오고 있다.

김 지회장은 ‘2월 이사회 회의자료’를 보여주며 “한 달에 몇 명씩 바뀌는 경로당 회장들의 동정도 기록해놓는다. 분회장들이 회의자료를 경로당에 전달함으로써 회장들의 귀가 밝아지고 누락되는 일들이 생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2월 이사회 회의자료에는 지난 2월 12일 서울연합회가 실시한 ‘70-80 환경공해방지 봉사대 발대식’ 행사 공지를 비롯해 ‘노인일자리 및 사회활동지원사업 참여자 접수’ ‘노인재능나눔사업 신청 안내’ ‘2018년 병역명문가 선양사업’ 등 회원들의 참여를 돕는 상세한 내용들을 게재했다.

경북 문경 태생의 김병운 지회장은 단국대 정치과를 나와 군 제대 후 내무부 말단 공무원으로 들어가 37년간 공안직으로 봉직했다. 천호3동 삼성아파트경로당 회장(5년)에 이어 2016년 6월, 제16대 강동구지회장 선거에 출마해 압도적인 표차로 당선됐다. 강동구민회관에서 열렸던 취임식에 이해식 강동구청장, 성임제 강동구의회 의장, 심재권·진선미·임동규 등 전·현직 국회의원과 많은 지역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축하해주었다.

-공안직이라면 어떤 일을 하는 곳인가.

“서울 치안본부 특수수사대에서 오래 일했다. 비리공무원을 단속하는 일이었다.”

-당시 에피소드를 소개해 달라.

“그때와 세상이 많이 달라져 과거 얘기는 맞지도 않는다. 당시는 철필에 잉크 찍어 일일이 기록하던 시대였다. 세상에는 억울한 일을 당한 사람들이 많다. 그들의 사정을 해결해주는 걸 사명감으로 여기며 보람을 갖고 일했다.” 

-경로당 회장 시절 기억에 남는 일은.

“경로당 회장을 재밌게 했다. 회원들이 (회장 자비를 들여 마련한)노란조끼를 입고 그 위에 ‘자연 사랑’이라고 쓴 띠를 두르고 아파트 주변과 공원 등지를 청소했다. 주민들이 어르신들에게 고마워하고 나중에 동회에서도 알고 빗자루를 지원해주고 그랬다. 한 달에 두 차례 청소하고 회식을 했는데 같이 밥 먹는 맛에 나오는 이도 있었다(웃음). 이게 큰 힘이 들지 않고 서로 협동심을 갖게 해주는 효과가 있다. 20년 넘게 지금까지 해오고 있다.”

-지회장 선거에서 압승한 비결이라면.

“삼성아파트경로당이 오래돼 부자가 없었다. 제가 매달 좀 내놓고, 봄·가을 버스 타고 문화유적지 찾아갈 때 친지들에게 부탁해 지원도 얻어냈다. 그 경로당 회원들이 입소문을 내준 덕에 좋은 결과를 얻은 것 같다.” 

-자비를 들였다면 경제적 여유가 좀 있었나 보다.

“현직에 있을 때부터 선대로 물려받은 밭에서 사과·배 등 과수농사를 지었다. 힘이 부쳐 매실·자두 같은 수월한 것으로 바꿔하다가 지회장 하면서 소작을 주었다.” 

-지회 운영 철학은.

“제가 이사회 자리에서 늘 하는 말이 ‘우리가 어질고 바르게 살고 참고 그러면 화목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제가 지회장하고부터는 경로당이 평온하고 회원들도 잘 따라준다.”

-인생관은.

“6·25, 4·19와 5·16 혁명 거치면서 별 일을 다 겪었다. 전쟁 통에 돈을 벌어 부자가 된 이가 있는가 하면 납북돼 목숨을 잃거나 아니면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이도 있다. 세상일은 알 수 없지만 의롭게, 바르게 살면 다 이루어진다는 걸 느낀다.”

글·사진=오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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