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퇴임 후에도 존경받는 대통령이 되기를
[기고]퇴임 후에도 존경받는 대통령이 되기를
  • 김만률 부산노인복지진흥회 회장
  • 승인 2018.03.30 13:35
  • 호수 6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벌써 4번째 전직 대통령의 구속이다. 자신에게 쏟아진 각종 비리에 대해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항변하던 그가 법정구속 되던 날 밤잠을 이루지 못했다. 뇌물수수, 국고손실, 직권남용 등 혐의에 대해 언론보도가 쏟아졌을 때 사실이 아니기를 빌었다. 

아쉽게도 나의 바람은 무위로 돌아갔다. 성공적이었다고 평가받는 서울시장 임기를 마치고 그가 유력 대선후보로 떠올랐던 그때가 문득 생각났다. 청계천 복원부터 버스중앙차선까지 그는 다소 침체돼 있던 서울에 활력을 불어넣는 사업을 성공적으로 완수하면서 당시 흔들리던 대한민국을 바로 잡아줄 것이란 믿음을 심어줬다. 스스로 ‘경제 대통령’을 자처했고 말단 사원에서 대기업 수장의 자리까지 오른 그의 경력을 사람들은 신봉했다. 필자 역시도 그랬다. 하지만 돌아온 것은 실망이었다. 믿는 도끼에 발등을 찍힌 것이다. 

늦은 시각이었지만 그의 구속이 결정되자 외신들은 앞다퉈 이 소식을 자국으로 송신했다. 해외에서 이 소식을 접한 교포들은 얼마나 참담하고 부끄러웠을까. 과연 800만 재외동포들은 물론 5000만 국민들이 ‘자랑스러운 한국인’으로 살 수 있도록 멋진 정치를 하는 대통령을 언제쯤 볼 수 있을까.

현재까지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들의 마지막은 모두 비참했다. 보수와 진보를 가리지 않고 모두 권력형 비리를 저지르며 국민들에게 실망을 안겼다. 매번 부정한 비리가 밝혀질 때마다 전국에 세워진 수많은 기념상들이 훼손됐다. 

광화문에 세워진 세종대왕과 성웅 이순신 장군 동상처럼 언제쯤이나 퇴임 후에도 온전히 기념상이 남아 있는 대통령을 만날 수 있을까.     

권력자들은 모름지기 남에게는 봄바람처럼 포근하게 대하되, 자기에게는 가을 서릿발처럼 엄숙해야 한다는 ‘화약춘풍 숙약추상’(和若春風 肅若秋霜)의 경구를 항상 마음속에 새겨야 한다. 가장 많은 권한을 가진 대통령은 특히 더 그래야 한다. 전임 대통령들의 전철(前轍)을 밟지 않기를 간곡히 바라는 마음에서 대통령께 한 말씀 드리려한다.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동분서주(東奔西走)하는, 존경하는 문재인 대통령님! 2017년 5월 10일 제19대 대통령 취임선서를 잊지 않고 계시겠지요.

“나는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헌법을 준수하고 국가를 보위하며 조국의 평화적 통일과 국민의 자유와 복리증진 및 민족문화 창달에 성실히 수행하겠다”는 다짐을 하셨습니다.

대통령님! 이제 더 이상 대통령이 직권을 남용해 사정당국의 조사를 받는 전직 대통령이 되지 않도록 선례를 남겨주십시오. 일부 국민이 아닌 다수가 존경하고 신뢰하는 자랑스러운 대통령을 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당신뿐만 아니라 다음, 다음 대통령들도 오늘을 사는 우리는 물론 우리의 후손들이 부끄럽지 않고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국민으로 살게 하소서.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