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방사선, 과연 안전한가?
의료방사선, 과연 안전한가?
  • 진영우 한국원자력의학원
  • 승인 2018.05.25 13:44
  • 호수 6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한의사협회 명의들이 알려주는 건강정보 [63]

대부분의 사람들은 방사능이라는 물질에 조금이라도 노출되면 당장 죽을지 모른다는 공포를 품고 있다. 하지만 그것은 방사능에 대해 잘 모르고 있기 때문에 생긴 막연한 두려움이기도 하다. 특히 우리가 자주 찾는 병원의 경우 방사선은 환자의 진단과 치료에 있어 없어서는 안 될 자원이지만 병원 내 의료방사선 노출에 대한 우려가 계속되고 있다. 
우선, 방사능과 방사선의 차이부터 이해해야 하는데 전기와 비교하는 것이 가장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흔히 몇 와트 전구, 몇 룩스의 밝기라는 표현을 쓰는데 여기서 와트가 방사능, 룩스가 방사선량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즉 어느 정도의 능력(방사능)을 가지고 얼마만큼 노출(방사선)이 되느냐를 나타낸 것인데, 이때 방사능은 흔히 베크렐(Bq), 방사선은 시버트(Sv)라고 나타낸다. 베크렐은 1초에 1개의 방사선이 방출된다는 의미이며, 시버트는 단

위가 매우 커서 일반적으로는 1000분의 1을 뜻하는 밀리를 붙여서 밀리시버트(mSv)를 쓴다. 
사람들은 방사선이 두렵고 무섭다고 말하는데, 정작 무엇이 무섭냐고 물으면 정확히 답하지 못한다. 다른 독성물질과 마찬가지로 방사선도 그 양에 따라 우리 몸에 어떤 문제를 일으킬지 그때마다 다르다. 
일시적으로 방사선에 500mSv(밀리시버트) 이상 피폭될 경우 일부 사람에게서는 백혈구 수치가 떨어질 수 있으며, 방사선 1Sv(시버트) 이상을 맞으면 골수에 이상이 생겨 생명이 위협받을 수도 있다. 이를 ‘결정적 영향’이라 하는데, 그보다 작은 양에서는 생기지 않는 영향이라는 뜻이다. 흔히 두려워하는 기형의 경우도 사실 여기에 해당하며 여러 가지 요소를 고려해도 100mSv 이하에서는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방사선 노출 후 가장 우려되는 것은 수년 또는 수십 년 후에 암이 생길지 모른다는 점으로, 지금도 이 점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 논란이 많다. 방사선과 암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일본 히로시마 나가사키 원폭생존자’를 통해 연구가 이뤄졌다. 당시 방사선 노출 후 생존한 사람들을 50년 이상 추적해 암 발생 및 사망 정도를 연구한 결과 암 발생이 방사선의 양에 비례해 증가한다는 관찰결과가 나왔다. 
100mSv 이상에서는 확실히 통계적으로 암 발생 증가가 나왔지만 그 이하에서는 명확하지 않은 결과가 나왔다. 이때 100mSv 이하가 위험하지 않다는 것을 증명할 수 없기 때문에, 그 이하도 비례적으로 위험하다고 ‘일단 가정’하고 있다. 

그렇다면 의료방사선 노출과 관련한 연구결과는 어떨까? 다양한 의료방사선 중에서도 가장 일반적으로 접하기 쉬운 의료방사선 피폭은 CT 촬영일 것이다. 가슴 CT를 찍었을 때 피폭량은 10mSv 정도이며, PET-CT를 찍으면 피폭량은 15mSv 정도다. 일반인의 연간 방사선 피폭 한도는 1mSv이며 자연상태에서 나오는 자연방사선량은 2.4mSv인 점을 고려할 때 의료방사선 피폭량이 적지만은 않다. 때문에 의료방사선 피폭으로 암 발생 증가가 우려된다는 기사가 종종 나오고 있는데, CT로 인한 저선량방사선 노출이 암 발생의 증가를 보여주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좀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엑스레이 검사에서도 방사선을 사용하게 되는데, 한 번의 엑스레이 촬영 시 노출되는 방사선의 양은 약 0.01mSv이다. 이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생활하면서 하루 동안 받는 방사선의 양과 같다. 때문에 1회 엑스레이 검사로 인해 받는 방사선의 양은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현재까지의 과학적 사실을 기초해볼 때 방사선에 일부러 노출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의학적으로 꼭 필요한 경우에 이를 거부하는 것은 옳지 않다. 
건강진단의 경우도 고위험군의 경우 방사선 검사로 인한 이득이 암 발생위험과 같은 손실보다 훨씬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의사와 환자는 이 검사가 반드시 필요한지를 한 번 더 따져 고민해 보아야 한다. 
출처: 대한의사협회‧대한의학회 발행   ‘굿닥터스’(맥스Media)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