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전도가 정상이면 심장은 이상무?
심전도가 정상이면 심장은 이상무?
  • 윤호중 가톨릭의대 서울성모병원 순환기내과
  • 승인 2018.06.01 14:01
  • 호수 6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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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의사협회 명의들이 알려주는 건강정보 [64]

우리 몸속 우심방에 있는 동결절이라는 작은 조직의 덩어리에서는 전기가 발생하는데, 이것이 심장 전체로 전도돼 심장의 모든 근육이 일제히 전기를 발생한다. 심전도 검사는 가슴과 사지에 전극을 부착해 이뤄지는데 전기신호를 포착해 도형으로 표출하게 된다. 심전도 검사는 부정맥과 관상동맥질환 진단에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다. 
그렇다면 심전도 검사가 정상이라면, 건강상태도 정상이라고 믿어도 좋을까? 협심증과 같은 병이 있어도 심전도를 통해 질병을 찾아내지 못할 수 있다. 그 이유는 심전도 검사를 받을 때는 안정을 취하고 있는 상태여서 혈관이 좁아져 있더라도 혈류의 흐름이 유지돼 심장 근육의 전기적 변화가 미미하거나 없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경우 심전도에는 변화가 나타나지 않는다.

이처럼 정상 심전도를 보이더라도 반드시 추가 검사를 받아야 할 몇 가지 경우가 있다. 첫째, 가슴 통증 등의 증상이 있는 경우다. 가슴 통증의 양상은 쥐어짜거나 짓누르는 듯한, 혹은 무거운 느낌을 갖는 등의 증상으로 나타나며, 어떤 경우에는 흉부의 불편감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보통 이런 통증은 수분 동안 지속되는데, 통증부위는 흉골의 아래쪽에 흔히 나타나고 턱이나 상복부로 전해지기도 한다. 또한 운동을 하는 등 움직임이 있을 때 가슴 통증이 나타나다가 휴식을 취하면 사라지는 것이 보통이다. 이런 경우에는 심전도에 이상이 없더라도 추가적인 검사를 받아야 한다.

둘째, 위험인자를 가지고 있는 환자의 경우다. 나이로는 남성은 45세 이상, 여성은 55세인 경우,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 비만, 담배를 피우거나 가족 중 심장병을 가진 사람이 있는 경우에 추가적인 검사가 필요하다. 
추가적인 검사로는 운동부하 검사가 권장되는데, 운동으로 심장에 부담을 준 상태에서 심장의 리듬을 측정하는 것이므로 정확도가 높다. 하지만 환자가 20분 정도 러닝머신에서 달리기를 하기 힘든 경우에는 검사가 어렵다. 그 밖의 다른 검사로는 심장 혈관 CT가 있는데 방사선에 노출되고 조영제를 써야 하며 심장박동을 늦추는 약도 써야 하므로 신장기능이 좋지 않은 환자들은 검사가 제한된다. 
그 외에 심장초음파 검사를 할 수도 있다. 심장초음파 검사의 주된 목적은 심장의 구조와 모양을 보는 것이므로 심장판막 이상이나 기형 등을 밝히는 데는 유용하지만 협심증, 심근경색증과 같은 심혈관 이상을 발견하기는 쉽지 않다. 

심전도가 정상이더라도 환자를 청진하거나 신체검사 상에서 이상소견이 있는 경우, 반드시 추가적인 검사가 필요하다. 특히 심잡음(심장에서 혈관으로 가는 혈액이 비정상적일 때 들리는 소리)이 있거나 호흡곤란, 부종 등의 원인 감별을 위해 심장초음파 검사가 필요하다. 또한 임상적 혹은 방사선학적 심부전 소견이 있는 경우, 이전에 뇌혈관계질환이나 다른 원인에 의한 위험도가 없는 환자에게서 발생한 설명되지 않는 뇌경색이 발생한 경우, 실신의 원인이 심장질환인지를 감별해야 하는 경우 등에 초음파 검사가 필요하다. 

이렇듯 심장초음파는 심전도가 정상이더라도 심장의 구조와 모양을 알기 위해서 추가적으로 시행돼야 하는 검사다. 
심전도는 정확하고 간단하며, 쉽게 반복하여 기록할 수 있고 검사비용도 비싸지 않은 검사다. 하지만 심전도가 정상이더라도 심장질환이 있을 수 있으므로 환자의 증상, 청진, 신체검사상 이상이 있는 경우에는 환자의 심혈관계 위험도에 따라 반드시 추가적인 검사를 받을 것을 권한다.  
출처: 대한의사협회‧대한의학회 발행   ‘굿닥터스’(맥스M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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