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오현주기자]
미추홀구노인복지관, 인천주안문화센터도 운영… 타 시에서 벤치마킹 와
인천 남구지회 명칭 인천 미추홀구지회로 변경… 미추홀은 인천의 옛 이름
양춘석(79) 대한노인회 인천연합회 미추홀구(전 남구)지회장은 남들보다 3배 많은 일을 한다. 그는 미추홀구지회를 비롯 미추홀구노인복지관, 인천주안노인문화센터를 맡아 운영한다. 미추홀구는 남구의 새 이름이다. 양 지회장은 지난 4년간 지회를 성공적으로 이끈 결과 지난 3월 9일, 제16대 미추홀구지회장 선거에서 무난히 재선됐다. 해군장교 출신의 마도로스였던 양 지회장은 남구의회 의원 시절 경로당을 만들어 초대 회장을 지내기도 했다. 양 지회장에게 경로당 활성화 방안과 노인의 사회적 역할을 들었다.
-재선을 축하한다. 비결은.
“특별한 건 없고 종전과 같이 하던 대로 노인복지 향상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종전에 하던 노인복지가 무엇인가.
“추경예산으로 경로당 운영비를 올려준 지회는 우리뿐일 것이다. 작년 일이다. 남구청장을 만나 경로당 운영비가 적어 어려움이 많다고 하소연 하자 구청장이 바로 그 자리에서 예산팀장을 부르더라. 우리 같은 급하지 않은 사업은 본예산에 편성한다. 그런데도 구청장이 추경예산에 넣어 7월부터 3만원씩 운영비를 올려주었다.”
-1개 경로당의 연 운영비가 얼마인가.
“300만~400만원이다. 겨울에는 난방비가, 7,8월엔 냉방비가 연료비로 나온다.”
양 지회장은 이어 지회장 사무실 한켠에 놓여있는 안마의자를 가리키며 “저것도 후원 받아 152개 전 경로당에 보급했고, TV·냉장고·에어컨 등 가전용품 지원도 많이 했다”고 덧붙였다.
-구청에서 안마의자를 보급해준 게 아니라 후원을 받았다고.
“지역의 중견건설업체 대표가 구청에 5억원을 기부하겠다고 하자 구청장이 여성·청년·장애인 복지를 다 제쳐두고 노인복지에 돌리라고 했다.”
-구청장이 협조를 잘해 주었나 보다.
“신임 구청장(김정식)도 개인적으로 친밀한 사이다. 구청장이 “노인회장 전화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받는다”고 할 정도로 노인회에 대한 관심과 배려가 남다르다.”
-남구가 미추홀구로 구명이 바뀌었다.
“인천의 동·서·남·북 구 개명작업에 따라 국회 의결, 주민투표를 거쳐 7월 1일부로 미추홀구가 됐다. 인천의 태동지가 미추홀구이다. 지방행정업무를 보던 도호부청사가 있었으며, 제물포도 지금은 중구에 들어가지만 원래는 미추홀구였다.”
-미추홀은 무슨 뜻인가.
“인천의 역사가 시작된 지점으로 고구려의 비류와 온조 두 형제가 남하해 정착했다. 문학산을 중심으로 사방 40km로 추정한다.”
미추홀구 전체 인구 43만여명 중 노인인구는 6만4000여명이다. 대한노인회 회원은 그중 10%선이다. 인천연합회 10개 구·군 지회 중 미추홀구의 노인일자리가 가장 많다. 일자리센터, 노인회까지 합쳐 5000여개에 달한다.
-지회가 복지관 내에 있다.
“제가 미추홀구노인복지관과 주안노인문화센터를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다. 복지관에 컴퓨터, 서예, 당구, 스포츠댄스, 기공 등 60개 프로그램이 돌아간다. 하루 800~1000명 노인들이 취미활동도 하고 점심식사도 한다. 문화센터는 규모는 작지만 그곳도 한해 1000명 이상이 찾는다.”
-3개 기관 운영이 벅차지 않은지.
“제가 복지관장 임명권을 갖고 있다. 능력 있는 관장에게서 주간보고를 받는다. 그러면 (운영은)된 것이다. 우리 미추홀구가 복지관 제대로 운영한다는 말을 듣는다. 안동, 울산 등지에서 벤치마킹하러 오기도 한다.”
양 지회장은 지난해 5월, 국비 예산 지원을 받아 복지관 리모델링을 마쳤다. 양 지회장은 “천정의 석고보드를 뜯어내고 냉난방 통로를 추가하고 옥상에 태양광 시설까지 갖추는 등 1000여평 건물 내·외관 전체를 새롭게 했다”며 “5억원으로 시작한 공사가 총 20억원이 들어갔다”고 말했다.
-경로당 활성화 방안은.
“경로당은 가고 싶은 곳이 돼야 한다. 요즘 경로당은 운영비도 나오고해서 괜찮다. 농촌의 경로당에 김치냉장고까지 있다. 먹거리도 넉넉하다. 동네사람들이 감자, 김치, 고추 등을 들고 와 자급자족이 된다. 경로당 가면 좋다는 생각을 갖도록 해야 한다.”
양 지회장은 이어 “그런데 고위 공직자 출신은 올 생각을 안 하고, 70 노인은 심부름 시켜 못 가겠다 하고, 또 누구는 분위기 흐린다고 못 오게 하니까 경로당 회원이 늘지 않는다. 풍토 문제다, 풍토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경로당에서도 프로그램이 돌아가는데.
“물론 프로그램 강사들이 경로당을 찾아가서 하지만 일부에선 잘 활용하지 못한다. 경로당 회장이 장기·바둑·화투하는 회원들에게 ‘30분만 하자’고 할 때 잘 따라하는 곳도 있는 반면 흐지부지되는 곳도 있다.”
-경로당 현안은 무언가.
“경로당 회장에게 교통비를 지급했으면 한다. 일부 경로당은 운용의 묘를 살려 하는데도 있는 걸로 알지만 국가 지원이 바람직하다. 한 달 10만원 중 회장 7만원, 총무 3만원이 지급된다면 좋겠다.”
양 지회장은 경북 안동 출신이다. 해군에 복무하며 인천~진해를 배로 왕복하다 대위로 전역하면서 인천에 뿌리를 내렸다. 16년간 외국선박을 탔다. 인천시 남구의회 의원(1998~2002년)을 지냈다. 부곡경로당 회장을 거쳐 2014년에 남구지회장이 됐다. 한국자유총연맹 인천협의회 회장을 역임했다.
-마도로스였다고.
“1970년 초 독일·사우디로 해외취업을 나가던 시절, 저는 미국 선박회사의 통신국장으로 그 당시 2300달러의 높은 월급을 받으며 6대주를 누볐다. 1989년 마지막으로 탄 배는 길이가 무려 362m, 폭 58m의 커다란 배였다.”
-위험한 때는 없었는지.
“태평양이 평온할 때는 호수처럼 명징하지만 파도가 치면 큰 배도 멈칫거리고 바닷물이 갑판 위로 넘나든다. 되도록 큰 배를 타야 안전하다.”
-경로당 회장을 일찌감치 했다.
“주안 2동 구의원 시절, 새 동사무소를 지어 이전했다. 원래의 자리에 아이들 공부방을 만들었으나 운영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철수시키고 당시 1억원 가까이 들여 경로당을 만들었다. 그런데 회장 할 사람이 없었다. 구청에서 반납하라는 얘기가 나와 제가 맡아 9년간 했다. 경로당 사정은 누구보다 훤히 꿰뚫고 있다.”
-노인들에게 어떤 복지를 해주고 싶은가.
“이 나라를 경제대국으로 만든 이들이 바로 지금의 노인들이다. 보상은 다 못해주더라도 노인을 살기 힘들게 할 수는 없다. 북에 퍼주기 식 지원, 무상교복정책 등을 없애는 대신 노인복지에 더 많은 지원을 해주었으면 좋겠다. 노인들도 받지만 말고 기초연금 받아 좀 쓰고 봉사활동에도 참여해 사회에 일정 부분 기여하기를 바란다.”
글·사진=오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