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춘석 대한노인회 인천 미추홀구지회장 “차별, 텃세 부리는 경로당 풍토 바뀌어야 활성화 돼”
양춘석 대한노인회 인천 미추홀구지회장 “차별, 텃세 부리는 경로당 풍토 바뀌어야 활성화 돼”
  • 오현주 기자
  • 승인 2018.07.20 11:25
  • 호수 6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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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시대=오현주기자]

미추홀구노인복지관, 인천주안문화센터도 운영… 타 시에서 벤치마킹 와

인천 남구지회 명칭 인천 미추홀구지회로 변경… 미추홀은 인천의 옛 이름 

양춘석(79) 대한노인회 인천연합회 미추홀구(전 남구)지회장은 남들보다 3배 많은 일을 한다. 그는 미추홀구지회를 비롯 미추홀구노인복지관, 인천주안노인문화센터를 맡아 운영한다. 미추홀구는 남구의 새 이름이다. 양 지회장은 지난 4년간 지회를 성공적으로 이끈 결과 지난 3월 9일, 제16대 미추홀구지회장 선거에서 무난히 재선됐다. 해군장교 출신의 마도로스였던 양 지회장은 남구의회 의원 시절 경로당을 만들어 초대 회장을 지내기도 했다. 양 지회장에게 경로당 활성화 방안과 노인의 사회적 역할을 들었다.

-재선을 축하한다. 비결은.

“특별한 건 없고 종전과 같이 하던 대로 노인복지 향상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종전에 하던 노인복지가 무엇인가.  

“추경예산으로 경로당 운영비를 올려준 지회는 우리뿐일 것이다. 작년 일이다. 남구청장을 만나 경로당 운영비가 적어 어려움이 많다고 하소연 하자 구청장이 바로 그 자리에서 예산팀장을 부르더라. 우리 같은 급하지 않은 사업은 본예산에 편성한다. 그런데도 구청장이 추경예산에 넣어 7월부터 3만원씩 운영비를 올려주었다.”

-1개 경로당의 연 운영비가 얼마인가.

“300만~400만원이다. 겨울에는 난방비가, 7,8월엔 냉방비가 연료비로 나온다.”    

양 지회장은 이어 지회장 사무실 한켠에 놓여있는 안마의자를 가리키며 “저것도 후원 받아 152개 전 경로당에 보급했고, TV·냉장고·에어컨 등 가전용품 지원도 많이 했다”고 덧붙였다. 

-구청에서 안마의자를 보급해준 게 아니라 후원을 받았다고.

“지역의 중견건설업체 대표가 구청에 5억원을 기부하겠다고 하자 구청장이 여성·청년·장애인 복지를 다 제쳐두고 노인복지에 돌리라고 했다.”

-구청장이 협조를 잘해 주었나 보다.  

“신임 구청장(김정식)도 개인적으로 친밀한 사이다. 구청장이 “노인회장 전화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받는다”고 할 정도로 노인회에 대한 관심과 배려가 남다르다.”

-남구가 미추홀구로 구명이 바뀌었다.

“인천의 동·서·남·북 구 개명작업에 따라 국회 의결, 주민투표를 거쳐 7월 1일부로 미추홀구가 됐다. 인천의 태동지가 미추홀구이다. 지방행정업무를 보던 도호부청사가 있었으며, 제물포도 지금은 중구에 들어가지만 원래는 미추홀구였다.”

-미추홀은 무슨 뜻인가.

“인천의 역사가 시작된 지점으로 고구려의 비류와 온조 두 형제가 남하해 정착했다. 문학산을 중심으로 사방 40km로 추정한다.”

미추홀구 전체 인구 43만여명 중 노인인구는 6만4000여명이다. 대한노인회 회원은 그중 10%선이다. 인천연합회 10개 구·군 지회 중 미추홀구의 노인일자리가 가장 많다. 일자리센터, 노인회까지 합쳐 5000여개에 달한다.

-지회가 복지관 내에 있다. 

“제가 미추홀구노인복지관과 주안노인문화센터를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다. 복지관에 컴퓨터, 서예, 당구, 스포츠댄스, 기공 등 60개 프로그램이 돌아간다. 하루 800~1000명 노인들이 취미활동도 하고 점심식사도 한다. 문화센터는 규모는 작지만 그곳도 한해 1000명 이상이 찾는다.”

-3개 기관 운영이 벅차지 않은지.

“제가 복지관장 임명권을 갖고 있다. 능력 있는 관장에게서 주간보고를 받는다. 그러면 (운영은)된 것이다. 우리 미추홀구가 복지관 제대로 운영한다는 말을 듣는다. 안동, 울산 등지에서 벤치마킹하러 오기도 한다.” 

양춘석 인천 미추홀구지회장이 직원들과 기념촬영 했다. 왼쪽 끝이 이종원 사무국장.
양춘석 인천 미추홀구지회장이 직원들과 기념촬영 했다. 왼쪽 끝이 이종원 사무국장.

양 지회장은 지난해 5월, 국비 예산 지원을 받아 복지관 리모델링을 마쳤다. 양 지회장은 “천정의 석고보드를 뜯어내고 냉난방 통로를 추가하고 옥상에 태양광 시설까지 갖추는 등 1000여평 건물 내·외관 전체를 새롭게 했다”며 “5억원으로 시작한 공사가 총 20억원이 들어갔다”고 말했다.

-경로당 활성화 방안은.

“경로당은 가고 싶은 곳이 돼야 한다. 요즘 경로당은 운영비도 나오고해서 괜찮다. 농촌의 경로당에 김치냉장고까지 있다. 먹거리도 넉넉하다. 동네사람들이 감자, 김치, 고추 등을 들고 와 자급자족이 된다. 경로당 가면 좋다는 생각을 갖도록 해야 한다.”

양 지회장은 이어 “그런데 고위 공직자 출신은 올 생각을 안 하고, 70 노인은 심부름 시켜 못 가겠다 하고, 또 누구는 분위기 흐린다고 못 오게 하니까 경로당 회원이 늘지 않는다. 풍토 문제다, 풍토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경로당에서도 프로그램이 돌아가는데.

“물론 프로그램 강사들이 경로당을 찾아가서 하지만 일부에선 잘 활용하지 못한다. 경로당 회장이 장기·바둑·화투하는 회원들에게 ‘30분만 하자’고 할 때 잘 따라하는 곳도 있는 반면 흐지부지되는 곳도 있다.”

-경로당 현안은 무언가.

“경로당 회장에게 교통비를 지급했으면 한다. 일부 경로당은 운용의 묘를 살려 하는데도 있는 걸로 알지만 국가 지원이 바람직하다. 한 달 10만원 중 회장 7만원, 총무 3만원이 지급된다면 좋겠다.”

양 지회장은 경북 안동 출신이다. 해군에 복무하며 인천~진해를 배로 왕복하다 대위로 전역하면서 인천에 뿌리를 내렸다. 16년간 외국선박을 탔다. 인천시 남구의회 의원(1998~2002년)을 지냈다. 부곡경로당 회장을 거쳐 2014년에 남구지회장이 됐다. 한국자유총연맹 인천협의회 회장을 역임했다.

-마도로스였다고.

“1970년 초 독일·사우디로 해외취업을 나가던 시절, 저는 미국 선박회사의 통신국장으로 그 당시 2300달러의 높은 월급을 받으며 6대주를 누볐다. 1989년 마지막으로 탄 배는 길이가 무려 362m, 폭 58m의 커다란 배였다.”

-위험한 때는 없었는지.

“태평양이 평온할 때는 호수처럼 명징하지만 파도가 치면 큰 배도 멈칫거리고 바닷물이 갑판 위로 넘나든다. 되도록 큰 배를 타야 안전하다.”

-경로당 회장을 일찌감치 했다.

“주안 2동 구의원 시절, 새 동사무소를 지어 이전했다. 원래의 자리에 아이들 공부방을 만들었으나 운영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철수시키고 당시 1억원 가까이 들여 경로당을 만들었다. 그런데 회장 할 사람이 없었다. 구청에서 반납하라는 얘기가 나와 제가 맡아 9년간 했다. 경로당 사정은 누구보다 훤히 꿰뚫고 있다.”

-노인들에게 어떤 복지를 해주고 싶은가.

“이 나라를 경제대국으로 만든 이들이 바로 지금의 노인들이다. 보상은 다 못해주더라도 노인을 살기 힘들게 할 수는 없다. 북에 퍼주기 식 지원, 무상교복정책 등을 없애는 대신 노인복지에 더 많은 지원을 해주었으면 좋겠다. 노인들도 받지만 말고 기초연금 받아 좀 쓰고 봉사활동에도 참여해 사회에 일정 부분 기여하기를 바란다.”

글·사진=오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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