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응수 대한노인회 충북 보은군지회장 “6년여 노인권익 신장 노력…대접 받을 행동해야 대접 받아”
이응수 대한노인회 충북 보은군지회장 “6년여 노인권익 신장 노력…대접 받을 행동해야 대접 받아”
  • 오현주 기자
  • 승인 2018.07.27 10:39
  • 호수 6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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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시대=오현주기자]

연면적 390평, 4층 규모 새 노인회관 마련… 도지사·군수·국회의원이 지원 

11개 읍·면 분회에 노인대학·전천후게이트볼 장 설치… 타 지회에선 드물어

대한노인회 충북연합회 보은군지회는 새 노인회관 건립을 계기로 지회 발전의 변곡점을 맞았다. 연면적 390평, 4층 규모의 새 회관에서 각종 프로그램이 운영되며 노인들의 행복지수가 높아질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이는 오롯이 이응수(80) 보은군지회장의 집념과 노력의 결실이다. 지난 6년여 지자체 장들과 국회의원을 만나 설득하고 회유하는 등 오랜 시간 심혈과 정성을 기울여왔던 것이다.  

이 지회장은 ‘내 집’ 마련에 탁월한 능력을 갖고 있는 듯하다. 보은군선거관리위원회 부위원장 시절 선관위 건물을 지었고, 지방행정동우회 보은군지회장을 하면서 역시 사무실을 마련했다. 이 지회장을 만나 노인회관 마련 뒷이야기와 다른 지회에서 볼 수 없는 우리만의 사업을 들었다.

-노인회관 준공식은 잘 치렀는지.

“지난 7월 20일, 정상혁 보은군수, 박덕흠 국회의원, 군의회 의장과 의원, 경찰서장 등 유지들과 경로당 회장들, 도 연합회와 시·군 지회 임원 등 3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하게 치렀다. 김광홍 충북연합회장이 이중근 대한노인회 중앙회장의 감사패를 정 군수에게 대신 전달했다. 물론 보은군지회도 감사패를 전했다.”

-지회장들은 누구나 회관 마련의 꿈을 갖고 있다. 소감은.

“목표 달성했으니 기분이 좋다. 2012년 지회장에 취임할 당시 구 회관이 비좁고 낡아 이시종 충북지사에게 쫓아가 종잣돈을 좀 해달라고 부탁해 5억원을 받았다. 박덕흠 자유한국당 의원(충북 옥천)도 특별교부세로 7억원을 만들어주었다. 정 군수에게 건물을 지어달라고 하자 군비 20억원을 보태주어 작년 7월 첫삽을 떠 지난 6월말에 완공을 보았다.”

-노인회관 운영은.

“1층은 군에서 위탁 운영할 경증치매노인들 주간보호센터이다. 2층은 사무실과 소회의실, 서고로 쓰고 3층은 컴퓨터, 장구·바둑, 당구장, 공예반이 있고 4층은 300여명이 들어가는 대강당이다. 노인들이 원하는 프로그램을 새 회관에서 운영할 생각이다,”

-보은군지회를 소개해 달라.

“보은군 인구는 한때 12만명을 헤아렸지만 지금은 3만4000여명밖에 안된다. 그중 노인이 1만500여명이다. 노인이 31%로 절대적으로 많은 초고령화 도시이다. 보은군지회는 11개 읍·면 분회, 282개 경로당을 두었다.”

이 지회장은 “보은은 오염이 되지 않고 전답이 좀 있고 산이 많은 전형적인 농촌지역”이라며 “최근 법주사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면서 관광객이 몰리며 생기가 돈다. 법주사는 ‘팔상전’을 비롯해 국보와 보물이 다른 사찰보다도 많다”고 말했다.  

-경로당 수준은 어떤가.

“보은은 아파트가 많지 않아 아파트 경로당 수가 적다. 대부분 자연부락 형태의 경로당이다. 귀농·귀촌하는 베이비부머들의 영향을 받아 경로당 수준도 높아간다.”

-경로당 현안은.

“경로당의 격차가 심하다. 어떤 경로당은 재원이 1억원이나 되는 반면 어떤 경로당은 제로인데도 있다. 오지의 7,8명뿐인 경로당은 운영이 어렵다. 통폐합하면 거리가 멀어지고 그렇다고 버스를 다니게 할 수도 없다. 이런 문제들을 슬기롭게 해결하는 방법을 고민 중이다.” 

-보은군지회만의 특수한 사업이라면.

“우리 지회는 분회마다 노인대학을 설치해 총 11개의 노인대학이 있다. 해마다 연초·말에 경로당 회장들이 바뀐다. 노인대학에서 새 회장들에게 지도자교육을 한다. 지금까지 27기, 1200여명이 교육을 받았다. 그들 가운데 경로당 회장도 되고 분회장도 되고 지회 임원도 된다. 분회장들이 노인대학장을 겸한다.”

보은군지회는 타 지회보다 전천후 게이트볼 장을 많이 갖고 있다. 보은군지회 게이트볼은 1990년 3개 클럽 20명으로 출발해 현재 36개 클럽 260명으로 규모가 커졌다. 전국대회에도 몇 번 나갔고 도 대회에서 우승하기도 했다. 이 지회장은 “날씨가 춥거나 더울 때 운동할 데가 없어 군수에게 전천후 게이트볼 장을 지어달라고 부탁하자 11개 읍·면에 날씨하고 상관없이 운동할 수 있는 게이트볼 장을 지어주었다”고 말했다. 

새로 마련한 지회 회관 앞에서 직원들과 기념촬영했다. 오른쪽 끝부터 곽동균 사무국장, 이응수 충북 보은군지회장, 한채철·정명진 노인일자리 전담요원.
새로 마련한 지회 회관 앞에서 직원들과 기념촬영했다. 오른쪽 끝부터 곽동균 사무국장, 이응수 충북 보은군지회장, 한채철·정명진 노인일자리 전담요원.

이 지회장은 다른 지회에서 찾아볼 수 없는 사업 세 가지도 소개했다. 하나는 ‘지도자 역량강화 연찬회’. 2014년부터 해마다 속리산유스호스텔에서 경로당 회장과 사무장 등 700여명을 대상으로 1박2일간 교육을 한다. 이 지회장은 “버스를 대절해 유스호스텔 현관까지 모셔가고 끝나면 지회로 모셔오니 얼마나 좋은가. 경비만도 한해 5000만원”이라고 말했다.

두 번째는 ‘경로당 순회지도 점검’. 경로당간의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경로당 회장들을 한 자리에 불러 모아 교육도 하고 정보교환도 한다. 이 지회장이 직접 11개 분회를 돌며 교육을 주도한다. 이 지회장은 “한해 경로당 살림을 해보고 느낀 점, 개선할 점, 발전 방향 등에 대해 토론하고 정보를 얻자는 취지에서 12월에 실시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은 ‘9988행복나누미’와 ‘9988행복지키미’이다. 나누미는 프로그램 강사를 말한다. 특수한 자격을 갖춘 16명의 나누미가 260여개 경로당을 돌며 안마·뜸·노래·종이접기 등을 하거나 가르친다. 지키미는 노노케어로서 1명의 건강하고 젊은 노인이 4명의 그렇지 않는 노인을 담당한다. 720여명의 노인들이 참여했다. 이 지회장은 “3000여명이 혜택을 받는 셈이다. 지키미의 활동으로 우울하거나 움직이지 않았던 노인들이 활기를 띄고, 그 결과 자살·치매 발생도 줄고 있다”고 말했다.     

이응수 지회장은 보은군 출신이다. 타지로 나간 적이 없다. 면서기로 출발해 보은군청 초대 기획감사실장을 끝으로 40년 공무원 생활을 마쳤다. 이후 보은군지회 부회장을 거쳐 2012년 지회장 선거에 단독후보로 나와 무투표 당선됐고, 2016년 지회장 선거에 90%가 넘는 압도적인 신임을 받아 재선됐다. 

-공무원 생활 중 기억에 남는 일은.

“1980년 7월 22일, 보은군에 미증유의 수해가 났다. 짧은 시간에 비가 쏟아지는 바람에 측우기가 넘쳐 정확한 강수량을 측정할 수조차 없을 정도였다. 사망자와 실종자가 101명이고 주택 1000여동을 포함해 도로, 교량과 전답이 물에 잠기고 휩쓸려갔다. 저는 당시 41세의 새마을과장이었다. 수개월간 집에도 못 들어간 채 도, 내무부로부터 새마을 수해복구비를 지원 받아 추석 전까지 시설들을 복구했다. 공동묘지의 묘들을 이장하고 그 자리에 새 마을을 조성한 일이 어려웠지만 보람도 있었다.”

-앞으로의 계획은.

“마무리 단계로 좋은 프로그램을 운영해 노인들 편안하게 해주고 사각지대에 놓인 노인들 지원해주는 일을 하겠다.”

이 지회장은 인터뷰 말미에 “6년간 지회장하면서 노인의 권익신장을 위해 노력해왔다”며 “노인이 대접만 받을 생각하면 안된다. 대접을 받으려면 대접 받을 행동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으면 안된다”고 말했다.

글·사진=오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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