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처치법 익혀두면 생명 구해
응급처치법 익혀두면 생명 구해
  • 양혁준 가천의대 길병원 응급의학과
  • 승인 2018.08.03 11:10
  • 호수 6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한의사협회 명의들이 알려주는 건강정보 [73]

[양혁준 가천의대 길병원  응급의학과]

평생 위험한 순간을 만나지 않으면 좋겠지만 어쩔 수 없이 위기의 순간을 맞닥뜨리게 된다면,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대부분의 응급상황에서는 초기 대처가 매우 중요하다. 이런 상황에서는 스스로 해결하거나 의학적 지식이 없는 주변 사람들의 손을 빌려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그보다 더 큰 문제는 응급상황에서도 응급한 상황인지 파악하지 못하거나, 응급처치에 대한 잘못된 상식으로 상황을 악화시키는 경우다. 

예를 들어 심정지가 발생한 환자가 있다고 가정해 보자.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심정지가 발생하면 심폐소생술을 시행해야 한다고 막연하게 알고 있다. 그렇지만 정확히 어떤 상황이 심정지인지, 그리고 어떻게 처치해야 하는지 몰라 귀중한 시간을 낭비한다. 
갑작스러운 심정지 상황에서는 환자가 숨을 천천히 헐떡이는 모습을 보인다. 이런 상태를 심정지호흡이라고 한다. 그러나 일반인들이 보기에는 자고 있는 듯한 모습으로 보여 심폐소생술을 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지켜보기만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한 심폐소생술을 시행하더라도 처음 보는 사람에게 입에서 입으로 인공호흡을 하는 것이 껄끄러워 심폐소생술을 기피하는 이들도 많다. 하지만 현재의 심폐소생술 권고 사항에서는 인공호흡을 생략하고 흉부압박만을 시행하는 것이 추천되고 있다. 

심정지 혈액 내에 녹아 있는 산소가 있기 때문에 흉부압박을 통해서 혈액순환이 미약하게나마 이루어지면 외부의 산소 공급 없이도 뇌에 산소를 공급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심정지 환자를 만나게 된다면 바라보기만 하지 말고 흉부압박을 해주자.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효과적인 심폐소생술이 될 수 있다. 

여름철에 빈번하게 발생하는 물놀이사고의 경우, 물에 빠진 사람을 물에서 건져낸 다음 배를 눌러 마신 물을 토해내도록 하는 경우가 있다. 이는 절대 해서는 안 되는 행동으로, 물에 빠져 의식이 없는 사람의 배를 누르면 위 속의 내용물이 역류하여 올라오면서 기도를 막을 수 있다. 이로 인해 숨을 쉴 수 없게 되거나, 구토물이 폐 안으로 들어가 폐렴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일단 물에 빠진 사람을 구하게 되면, 숨을 쉴 수 있도록 기도를 유지하는 자세를 취하고 인공호흡을 해준다. 또한 저체온증에 빠질 수 있으므로 젖은 옷을 벗기고, 마른 담요 등으로 체온을 보온해준다. 의식 및 맥박이 없는 경우에는 심폐소생술을 시행한다. 

등산을 하다가 골절로 부종이 발생했을 때는 먼저 휴식을 취하도록 하고, 냉찜질을 해주며, 부드럽게 압박하거나 부목 등을 이용해 고정해준다. 마지막으로 부상 부위를 높이 들어 올리도록 한다. 골절이 생겼다고 물리치료의 목적으로 부상 부위를 무리하게 자극하는 행위는 오히려 염증을 만들거나 감염을 일으켜 부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삼가야 한다. 
그 밖에 화상을 입은 환자는 환부에 최대한 빨리 차가운 물을 부어 10분 이상 식히도록 한다. 이때 옷이 들러붙었을 경우 무리하게 떼어내지 말고, 깨끗한 천으로 상처 부위를 감싼 후 병원을 방문하도록 한다. 화상 부위에 소독을 한다며 소주를 붓거나 된장 등을 바르는 경우가 있는데 오히려 화상 상처를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반드시 피해야 한다. 

살아가는 동안 응급처치 방법을 모르고 살 수 있다면 좋겠지만 세상은 그렇게 안전하지 않다. 응급처치 방법을 알아둠으로써 위험한 순간, 자신의 건강을 스스로 지키고 위험에 처한 주위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현명한 사람이 되길 바란다.
출처: 대한의사협회‧대한의학회 발행   ‘굿닥터스’(맥스Media)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