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부산‧광주서 국내 3대 비엔날레 9월에 일제히 개막
서울‧부산‧광주서 국내 3대 비엔날레 9월에 일제히 개막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8.08.24 14:06
  • 호수 6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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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비엔날레, 북한 미술 소개 ‘눈길’

[백세시대=배성호기자]     

광주비엔날레  올해로 12회째… 7개 섹션 나눠 전쟁‧분단‧냉전‧독재 등 다뤄

부산비엔날레  ‘이산가족을 찾습니다’ 재구성한 작품 등 통해 세계 평화 탐색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   무용평론가, 환경운동가 등 참여해 좋은 삶’ 조명

국내 3대 비엔날레로 손꼽히는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 광주비엔날레, 부산비엔날레가 오는 9월 일제히 개막해 지난 각종 사회 문제와 현대 미술을 결합한 다양한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사진은 광주비엔날레 북한미술전에 초대된 김성민 작가의 ‘어머니, 막내가 왔습니다’(2011). 	사진=광주비엔날레
국내 3대 비엔날레로 손꼽히는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 광주비엔날레, 부산비엔날레가 오는 9월 일제히 개막해 지난 각종 사회 문제와 현대 미술을 결합한 다양한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사진은 광주비엔날레 북한미술전에 초대된 김성민 작가의 ‘어머니, 막내가 왔습니다’(2011). 사진=광주비엔날레

짝수해 가을만 되면 서울을 비롯해 부산 광주 등 주요 대도시를 들썩이게 하는 ‘축제’가 열린다. 2년마다 열리는 ‘비엔날레’(biennale), 일명 국제미술전람회 이야기다. 1895년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열린 베니스 비엔날레가 개최된 후 세계 각국의 미술계 변화를 즉각적으로 보여주는 비엔날레들이 생겨났다. 우리나라도 1995년 광주비엔날레 이후 지역을 대표하는 비엔날레가 만들어지면서 한국미술계 발전을 견인하고 있다. 올해 가을에는 ‘국내 3대 비엔날레’로 불리는 미디어시티서울(9월 6일~11월 18일)과 광주비엔날레(9월 7일~11월 11일), 부산비엔날레(9월 8일~11월 11일)가 일제히 개막해 미술 애호가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각 비엔날레에는 국내외 작가 수십여명이 참여해 미술의 경계를 넘나드는 실험적인 작품들을 만날 수 있어 현대미술의 동향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먼저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등지에서 열리는 제12회 광주비엔날레는 43개국 출신 작가 164명(팀)을 불러 모았다. 민주·인권·평화의 정신을 지구촌 공동체에 발신해온 광주비엔날레는 올해 ‘상상된 경계들’을 주제로 7개 섹션으로 나눠 현재까지 잔존하는 전쟁과 분단, 냉전, 독재 등 근대의 잔상과 21세기 포스트인터넷 시대에서의 새로운 격차와 소외를 고찰해본다.

‘동물권’에 대한 문제의식 제기도

박화연 작가는 설치작품 ‘철장 안에서’를 통해 대량 소비되는 동물의 생명을 집단학살이 자행됐던 수용소의 현재화된 판본으로 인식하면서 현대사회의 ‘동물권’에 대한 문제의식을 제기한다. 여기에서 확장돼 신군부의 탄압에도 불구하고 맞선 광주 정신을 조명하면서 동시대적 삶의 지속 가능성을 묻는다.

광주의 정치·사회적 맥락과 연계된 작업들도 눈에 띈다. 샤넬 애브니는 5·18광주민주화운동 당시 헬기 총탄 흔적이 남은 전일빌딩에 미국 흑인 작가로서 정체성과 경험을 바탕으로 한 회화를 선보인다. 작가그룹 옥인 콜렉티브도 5·18 기록물을 재해석한 현수막 작품을 설치한다. 

무엇보다 북한미술전이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북한미술 권위자로 2011년부터 2016년까지 총 9차례 평양을 방문하면서 북한 미술을 집요하게 연구해 온 문범강 큐레이터가 키를 잡았다. 평양 만수대창작사에서 제작된 작품으로 북경 만수대창작사미술관 등의 소장품에서 선별한 조선화 20여 점을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문화창조원 6관에서 선보인다. 조선화 분야에서 북한 최고의 작가로 꼽히는 최창호 인민예술가와 김인석 공훈예술가 등 31명이 참여한다.

지난 6월 개관한 부산현대미술관과 한국은행 옛 부산본부 등지에서 열리는 부산비엔날레는 34개국 60여명의 작가가 참여해 ‘비록 떨어져 있어도’를 주제로 세계의 평화를 이야기한다. 

대표적인 임민욱 작가는 1983년 방영된 ‘이산가족을 찾습니다’를 마주보는 듯 편집해서 촬영한 ‘만일의 약속’을 선보인다. 한국전쟁으로 가족과 겪은 이별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과거를 직면하는 물리적, 심리적 공간을 조성한다. 또 독일 작가 헨리케 나우만은 1990년대 초반 베를린 장벽 붕괴와 통일 이후 나타난 새로운 형태의 파시즘 현상을 거대한 설치작업을 통해 보여줄 예정이다.

시민을 위한 열린 전시 추구

올해 10회를 맞는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는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좋은 삶’을 주제로 디지털 시대에 개인과 사회가 잘산다는 의미가 무엇인지를 조망한다. 특히 김남수 무용평론가, 김장언 독립큐레이터, 임경용 더북소사이어티 대표, 장다울 그린피스 기후에너지팀장, 홍기빈 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장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전문가를 전시 감독으로 기용해 기존 비엔날레의 틀을 깨고 나섰다. 

비엔날레 관계자는 “대중의 문화예술에 대한 접근성을 높일 수 있도록 ‘시민들을 위한 열린 전시’가 목표”라면서 “각기 다른 분야에서 활동하는 전문가들이 꾸린 전시를 통해 사회의 새로운 전환적 계기를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 

미술 외적으로 확대한 만큼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그린피스 동아시아 서울사무소가 환경을 지키기 위한 캠페인을 소개하고 무용가 노경애는 ‘움직이는 표준’이라는 작품으로 질서와 개념 체계에 대한 그의 시선을 볼 수 있는 퍼포먼스를 펼친다. 데이터 시각화 아티스트 민세희는 ‘모두의 인공지능’ 프로젝트를 통해 기계 발달이 불러온 사회 현상과 그 누구도 만족시킬 수 없는 불완전함에 대한 이야기한다.

또한 현대미술 작가에 국한되지 않고 활동가, 기획자, 연구자들의 다양한 이야기와 실천을 소개하는 ‘새로운 행위자’ 자리가 만들어진다. 3차에 걸친 포럼으로 구성되며 각 포럼은 1박2일에 걸쳐 3개의 세션으로 구성된다.

이밖에 수묵화를 주제로 한 국내 첫 비엔날레인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도 9월 1일부터 10월 31일까지 전남 목포시와 진도군 일대에서 진행된다. ‘오늘의 수묵’을 주제로 평면뿐 아니라 입체, 영상 등 다양한 매체로 된 수묵 작업이 소개된다. 국내뿐 아니라 영국, 핀란드, 미국 등 서구권 작가까지 총 250여 명이 참여하는 점도 눈길을 끈다. 9월 4일부터 41일간 창원시립마산문신미술관 등에서 열리는 창원조각비엔날레에는 벨기에 빔 델보예, 루마니아 미르치아 등 국내외 작가들이 참여한다.

배성호 기자 bs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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