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녕 대한노인회 경기 양평군지회장 “분회 순회 이사회에 군수도 참석… 소통의 시간 가져”
김용녕 대한노인회 경기 양평군지회장 “분회 순회 이사회에 군수도 참석… 소통의 시간 가져”
  • 오현주 기자
  • 승인 2018.08.31 13:32
  • 호수 6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백세시대=오현주기자]

양평군 공무원, 제1·2대 양평군의회 의원 거쳐 분회장으로 출발 

경로당 운영비 연평균 700만원, 3등급 구분… 타 시·군 보기 힘들어 

대한노인회 지회장의 역할 중 하나는 지자체장과의 원만한 소통을 통해 지원을 이끌어냄으로써 노인의 행복지수를 높여주고 직원 처우도 개선하는 것이다. 

경기 양평군지회(지회장 김용녕·78)는 이 두 가지가 어느 시·군보다도 잘 되고 있다는 평을 듣는다. 양평군지회의 경로당 운영비는 연평균 700만원으로 여느 시·군보다 높고 직원 처우도 노인복지관 수준이다. 8월 말 경기 양평읍에 위치한 노인복지관에서 김 지회장을 만나 복지서비스 현황과 지회운영 원칙을 들었다.

-양평은 노인이 살기 좋은 곳인가. 

“양평의 전체 인구는 11만6000여명이다. 팔당댐이 한때는 이 지역 발전의 저해 요소가 됐으나 시대가 변해 건강을 염려하는 세상이 되면서 공기 맑고 물 좋고 인심이 후한 양평에서 노후를 보내려는 이들이 많이 찾아온다. 전국의 시·군 중 인구가 가장 빠르게 늘고 있다.”

-노인회는 어떤가.

“양평의 노인인구 2만6000여명 중 대한노인회 회원은 1만5000여명이다. 13개 읍·면 분회에 359개 경로당을 두었다. 회원 등록을 안 한 이들은 대부분 외지인들이다.”

-경로당 인적 구성에도 변화가 생기겠다.

“서울 등 외지에서 온 이들 가운데 경로당 총무도 하고 드물게는 회장도 하고 그런다. 대략 전체 경로당의 5% 정도 된다.”

-경로당 운영비는 얼마인가.

“우리 지회의 경로당 운영비는 평균 700만원이다. 거기다 일률적으로 똑같은 액수가 지급되지 않고 경로당 규모에 따라 차등지급 되고 있다. 액수도 많을 뿐 아니라 지급 방법도 합리적이다.”

양평군지회는 경로당 운영비가 3등급으로 나뉜다. 회원 30명 미만은 650만원, 30~50명 700만원, 50명 초과 750만원이다. 대부분의 지회는 이처럼 차등지급 되길 바라지만 지자체에서 일손 부족 등의 이유로 난색을 표해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 

-어떻게 지자체를 설득했나.

“제가 경로당 회원 수에 따른 실질 운영비를 조사한 ‘조견표’를 들고 양평군수를 찾아가 독대했다. 경로당 마다 회원 수가 다른데 똑같이 일괄 지급은 이치에 맞지 않다고 하자 군수가  납득을 하고 그 자리에서 국·과장과 팀장을 불러 검토를 지시했다. 담당공무원이 직원을 하나 더 써야 할 정도로 일이 많아진다고 하소연을 해 다시 머리를 맞대고 연구한 결과이다.”

김용녕 경기 양평군지회장이 집무실에서 지회 직원들과 함께 기념촬영했다. 오른쪽 끝이 윤건희 사무국장.
김용녕 경기 양평군지회장이 집무실에서 지회 직원들과 함께 기념촬영했다. 오른쪽 끝이 윤건희 사무국장.

-지회 사무실이 노인복지관 안에 들어가 있다.

“이 건물이 원래 군수 관사였다. 관사 운영에 전기료, 부식비 등 생활비도 많이 들고 새로 장이 바뀌기라도 하면 커튼, 집기 등을 모두 교체한다. 군 재정의 낭비이다. 타 시·군의 관례에 따라 3대 민선군수가 임기 첫해에 관사를 반납하고 이를 노인복지를 위해 내놓았다. 도·군비 들여 4층 규모로 지어 노인복지관으로 쓰고 있다.”

-복지관은 어디서 운영하나.

“노인회가 9년째 수탁·운영하지만 복지관장 임명 외에는 딱히 하는 일이 없다. 물론 보고를 받고 감사도 하지만 직원 임·면권 등 노인회가 직접 운영의 주최가 돼야 한다. 그럴 경우 (지회장에게)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요구하는데 경선을 통해 대한노인회 지회장으로 선출된 이라면 그런 부분은 인정해주어야 한다고 본다”

-지회 직원 처우 문제도 해결했다고.

“제가 처음 왔을 때 경로부장 월급이 최저임금에 한참 미치지 못했다. 군수를 만나 ‘일을 많이 시키려는데 어떻게 이걸 주고 그럴 수 있겠느냐’고 예산 지원을 요청했다. 지금은 거의 복지관 수준이며 호봉제로 매년 승급한다.”

-노인대학은 어느 정도 활성화 됐나.

“3개 노인대학이 있다. 지회 건물에 있는 노인대학을 2년제 대학원으로 승격했고 백리 이상 떨어진 양평의 동·서에 각각 하나씩 두었다. 이곳은 ‘명문노인대학원’이란 명칭 그대로 입학 심사가 엄격하다. 노인대학 출신으로서 분회장의 추천을 받아야 하고 끝으로 경로당 회장, 총무 등 업무 실적이 있어야 한다.”

양평군지회는 군의 지원을 받아 노인복지서비스가 촘촘하다. 노인의 건강유지를 위해 게이트볼, 한궁, 그라운드골프를 적극 권장한다. 개 당 공사비만 2억여원이 소요 되는 그라운드골프장을 13개 읍면에 하나씩 설치 중이며, 한궁도 전체 경로당에 보급 중이다. 군의 지원에 응답한다는 의미에서 한궁대회 명칭을 ‘군수배 한궁대회’로 정하고 지난 7월에 3회 대회를 개최했다.

이밖에 경로당 회장에 대한 소양교육을 매년 1박2일 일정으로 시행하고 분회장, 노인대학장 대상의 해외연수도 실시하고 있다.  

김용녕 양평군지회장은 양평군 옥천 출신이다. 공무원 생활(13년)을 마치고 예식장 운영을 했다. 양평군초대의회 의원, 2대 의원을 지냈다. 국정 자문위원을 8년간 역임했다. 경기연합회 부회장이다.

-대한노인회와 인연은.

“경로당 회장을 거치지 않고 분회장으로 출발했다. 지인들이 당시 17개 경로당을 둔 옥천면 분회장 자리를 권해 ‘75세에 하겠다’며 고사했지만 강권에 밀려 72세에 맡았다. 전임 지회장이 임기를 채워 자리를 물러나자 역시 이번에도 주변에서 등을 떠밀다시피 해 후보등록을 했다.”

-경선이 치열했을 텐데. 당선 비결이라면.

“군민들이 제가 한 행적들을 다 알고 있다. 선출직 공직생활도 하고 사업도 크게 벌였으니 얼굴은 몰라도 내 이름 석자를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였다.”

-군의회 의원 8년간 업적이라면.

“실현되지 못한 건의는 많이 했다. 행정에 숙련된 이들이 군의회에 들어가야 했지만 당시는 그렇지 못했다. 공무원을 감시·지도하려면 그들보다 더 많이 알고 위에 있어야 하는데 그게 가능하지 않았다. 그나마 공무원 경력이 있던 제가 주가 되어 보충질문도 하는 식이었다. 한마디로 기초의회의 기반을 닦는데 일조했다고 생각한다.”

-재선에 성공했다. 앞으로의 계획은.

“시·군마다 잡음이 끊이지 않는 분담금 문제를 어느 정도 순화시키는 것도 지회의 할 일이다. 연간 24만원을 지회에 납부하는 경로당 분담금을 반으로 낮추는 대신 모자란 부분을 지자체에서 메꿔달라고 요청했다. 다른 하나는 노인회관을 임기 내에 새로 마련하는 것이다. 복지관을 같이 쓰면서 지회나 복지관이나 프로그램이 중복·상충되고 서로가 불편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부지도 생각해 두었다. 양평실내체육관을 종합운동장으로 옮기고 그 자리에 지으려고 한다. 많은 노인들이 이용하는 보건소도 가까이에 있다.”

-지회운영의 원칙은.

“노인이 항상 바라는 건 ‘국태민안’(國泰民安)이다. 나라가 태평하고 백성이 편해야 경제도 발전하고 국가 위상도 높아진다. 노인이 편안하게 노후를 보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김 지회장은 인터뷰 끝으로 “분회마다 돌아가면서 이사회를 개최해오고 있다. 석달에 한 번 정도 군수도 참여한 가운데 이사들의 고충도 듣고 또, 군수로부터 노인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얘기도 듣는 소통의 자리”라고 덧붙였다.

글·사진=오현주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