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 실버아코디언연주단, 양천 실버천사예술단, 정선 고은연극단…취미로 시작해 시니어 전문 공연단 발돋움
고양 실버아코디언연주단, 양천 실버천사예술단, 정선 고은연극단…취미로 시작해 시니어 전문 공연단 발돋움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8.09.21 10:39
  • 호수 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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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시대=배성호기자]

고양 실버아코디언, 770여회 공연 펼치며 전국적 스타로

양천 실버천사예술단, 부채춤 등 탁월… 노인회 행사 단골

수차례 방송을 타며 전국적인 유명세를 타고 있는 고양 실버아코디언연주단이 지난 9월 19일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한 경로당에서 공연을 펼치고 있다.	사진=조준우 기자
수차례 방송을 타며 전국적인 유명세를 타고 있는 고양 실버아코디언연주단이 지난 9월 19일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한 경로당에서 공연을 펼치고 있다. 사진=조준우 기자

지난 9월 19일, 평소 조용했던 경기 고양시 덕양구 삼송1경로당이 일순간 소란스러워졌다. 하얀색 단복과 세련된 모자를 눌러 쓴 ‘고양시실버아코디언연주단’(이하 고양연주단, 단장 공길남)이 등장하자 경로당 회원들이 들썩인 것이다. ‘덕양구 실버아이돌’로 불릴 정도로 경로당 사이에선 명성이 자자한 고양연주단이 준비를 마치고 아코디언으로 이난영의 ‘목포의 눈물’ 등 추억의 명곡을 연주해나가자 30여명의 회원들은 노래를 함께 부르며 열정적으로 공연을 즐겼다. 박성규 삼송1경로당 회장은 “회원들이 오늘 공연을 손꼽아 기다렸다”면서 “다음에도 멋진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근 단순 취미활동을 넘어서 전문 공연단으로 발돋움한 시니어들의 활약이 주목받고 있다. 지역을 대표하는 것은 물론 나아가 수차례 방송을 타며 전국적인 유명세를 타는 공연단으로 성장 것이다. 

대표적인 시니어 전문 공연단이 고양연주단이다. 고양연주단의 시작은 200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공길남 단장(현 고양시덕양구 부지회장)을 비롯해 대학교수, 교장, 고위직 공무원 등을 지내다 퇴직한 단원들은 노후를 즐기기 위해 일산노인종합복지관에서 운영하는 아코디언 수업을 듣게 된다. 꾸준히 실력을 쌓아가던 이들은 남은 인생을 봉사활동을 하며 보람차게 보내기 위해 2006년 고양연주단의 전신인 한뫼누리아코디언연주단을 결성한다. 

2010년 현재와 같이 이름을 바꾼 연주단은 경로당, 요양병원 등을 돌며 매년 100회 무료공연을 펼쳤다. 특히 공 단장이 부지회장직을 맡게 된 2012년부터는 대한노인회 고양시 덕양구지회(회장 우일덕)와 협력관계를 유지하며 매주 경로당 순회공연을 펼치고 있다. 

늦게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남다른 노력으로 뛰어난 연주력을 갖춘 이들은 실력이 녹슬지 않게 매주 월‧수요일에 고양종합운동장 서문 입구 1층 동아리 연습실에 모여 강도 높은 연습을 한다. 12kg이나 나가는 아코디언을 지치지 않고 2시간 가까이 연주하기 위한 운동도 게을리 하지 않았고 그 결과 200여곡을 완숙하게 연주하기에 이른다.  

트로트뿐만 아니라 팝·재즈·클래식 등 장르를 가리지 않는 실력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여기저기서 초청이 잇따르고 있지만 무료봉사를 중심으로 진행하고 있다. 최고령 이상길(86) 어르신을 비롯 12명 단원의 평균 연령이 80세에 이르지만 지치지 않는 체력으로 매주 두 차례씩 현재까지 770여회의 공연을 펼쳤다.  

공 단장은 “올해 공연 일정은 연말까지 꽉 차 있는 상태”라면서 “1000회 공연을 목표로 해 연주단을 이끌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서울어르신예술제에서 대상 받아

대한노인회 지회에서 키워 시니어 공연단으로 발돋움한 단체도 있다. 지난 5월 서울어르신예술제에서 대상을 차지한 양천구지회 새서울노인대학 ‘실버천사예술단’(이하 실버예술단, 단장 김효순)이 대표적이다. 실버예술단은 김효순 노인대학장에 의해 2008년 탄생했다. 양천구를 대표하는 한마루예술단을 이끄는 그는 새서울노인대학에서 운영하는 사물놀이, 한국무용 등 국악 프로그램 강사로 활동했다. 이때 어르신들의 열정과 가능성을 확인한 후 그는 예술단을 조직하기에 이른다.

다른 예술단이 한 가지 분야를 특화시킨 것과 달리 실버예술단은 최고령 이영숙(82) 어르신등 단원 25명이 모두 사물놀이, 한국무용, 부채춤, 민요, 가야금 등 국악 분야에서 다재다능함을 과시해 놀라움을 선사했다. 매주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꾸준히 연습하고 초보자반을 따로 운영, 단원을 꾸준히 채용하는 체계적인 시스템도 갖췄다.

서울연합회가 주최하는 행사에 단골 초청되며 이름을 알린 예술단은 매주 1~2차례 공연을 펼칠 정도로 지역에선 이미 유명인사가 됐다. 오는 10월 2일 서울연합회가 주최하는 노인의날 행사에서도 일찍 초청을 받아 가야금 병창과 부채춤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무료공연이 원칙… 어르신들 대접도

고양연주단과 경로당과 요양병원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실버예술단은 역시 무료공연을 원칙으로 한다. 뿐만 아니라 단원들이 소정의 금액을 모아 되레 어르신들이 드실 각종 음식을 지원하면서 지역사회로부터 큰 지지를 받고 있다.

김효숙 단장은 “우리 예술단은 단원들이 보물”이라면서 “보다 많은 어르신들이 감상하며 즐길 수 있는 다양한 국악 공연을 꾸준히 개발해나겠다”고 말했다. 

지역 문화원에서 운영하는 동아리 활동을 하다 시니어 전문 공연단으로 도약한 단체도 있다. 강원 정선문화원 소속 고은(Go Silver) 연극단이 대표적이다. 정선지역에 거주하는 평균연령 77세에 이르는 19명(남6, 여13)의 어르신들로 구성된 공연단은 정선문화원에서 연극 프로그램에서 꾸준히 실력을 갈고 닦은 연암 박지원의 고전소설 ‘양반전’을 새롭게 마당극으로 재구성해 지난 2013년부터 현재까지 150여회의 공연을 펼쳐왔다.

또한 이들은 지난 8월부터 오는 11월 11일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 2시 정선읍 애산리 아라리촌 야외무대 아리랑마당에서 마당극 ‘아리랑 고개너머 시집살이’ 상설공연을 선보이며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아리랑 고개너머 시집살이’는 땅 끝 해남에서 정선으로 시집와 산전수전 다 겪은 어르신의 구술을 풍물, 연극, 춤, 아리랑이 어우러진 특색 있는 마당극 형식의 연극으로 새롭게 재구성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배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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