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곰돌이 푸 다시 만나 행복해’…곰돌이 푸가 현대인에게 전하는 메시지
영화 ‘곰돌이 푸 다시 만나 행복해’…곰돌이 푸가 현대인에게 전하는 메시지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8.10.05 13:26
  • 호수 6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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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시대=배성호기자]

성인이 된 크리스토퍼 로빈과 동물 친구들과의 재회 담아

빨간 티셔츠만 입은 ‘하의실종’의 원조이자 세계적인 사랑을 받는 곰 ‘푸’를 비롯한 동물 친구들과 평범한 소년 크리스토퍼 로빈의 아름다운 우정을 다룬 동화 ‘곰돌이 푸’(Winnie the pooh). 1977년 디즈니 만화로 제작되면서 세계적인 사랑을 받은 이 작품은 로빈이 기숙학교로 가게 돼 동물친구들과 어울리던 ‘100에이커 숲’을 떠나면서 마무리된다. 만약 성인이 된 로빈이 다시 친구들을 만난다면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까. 이런 궁금증을 해결해줄 영화 ‘곰돌이 푸 다시 만나 행복해’가 10월 3일 개봉했다. 

작품은 원작 마지막 장면에서 내일부터 학교에 간다고 고백하고 숲을 떠난 로빈이 어린 딸까지 둔 어른으로 성장한 시점에서 시작한다. 

가방 회사의 효율관리팀장이라는 직책을 맡은 그는 회사에서 살아남기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일에 몰두한다. 제2차 세계대전 직후 밀어닥친 불황으로 로빈의 회사는 어려움을 겪고 그는 딸과의 주말 약속도 어긴 채 비용 절감 방안을 고민하는 처지에 놓인다.

‘100에이커 숲’에서 수십 년째 로빈을 기다리던 푸는 너무 오래 그가 돌아오지 않자 런던에 있는 로빈의 집에 나타난다. 그러나 비용 절감 방안을 고민하는 로빈에게 거의 30년 만에 나타난 푸는 일을 방해하는 귀찮은 존재에 불과했다. 결국 로빈은 푸를 데려다주기 위해 숲으로 향하는데 의도와 달리 어린 시절 동물 친구들을 다시 만나면서 조금씩 변화하기 시작한다.

작품은 원작의 따뜻함을 그대로 살리면서도 전혀 다른 메시지를 전달한다. 원작은 기숙학교에 입학하게 된 로빈이 푸에게 “더 이상 즐거움만 쫓으며 살 수는 없다. 이제 진지하고 성숙한 어른이 되어야 할 때”라고 이야기하지만 이번 작품은 정반대의 메시지를 펼쳐놓는다.

푸와 나무 둥지에 앉아 하늘을 바라보며 ‘아무것도 안 하는 게 제일 좋아’라고 말하던 소년은 행복을 위해선 끝없이 일해야 한다고 믿는 어른이 돼버렸다. 푸는 창밖에 비친 나무와 구름, 집, 덤불을 비롯해 자연이 주는 행복을 보지만, 로빈은 서류에 파묻혀 일상의 행복을 발견하지 못한다. 

동화에서 그랬던 것처럼 푸는 로빈이 다시 행복해지도록 돕는다. 로빈을 향한 강력한 믿음을 통해 서서히 그의 마음을 움직이게 만든다. 이 과정을 통해 “아무것도 안 하다 보면 대단한 뭔가를 하게 되지”라는 푸의 말처럼 바쁜 일상에도 가끔은 쉼표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아울러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가족이라는 평범한 진리를 일깨운다.

제목만 보면 어린이용 같지만 이번 작품은 어른을 위한 동화다. 일에 매달리느라 가족과 소원해지고 직장에서마저 궁지에 몰린 로빈의 처지는 남의 모습 같지 않다. 그는 일에 치여 행복을 찾지 못하는 현대인을 대변한다. 로빈을 향해 던지는 친구들의 대사는 삶의 의미를 되돌아보게 한다.     

배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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