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스타 이즈 본’, 스타 탄생의 이면 다룬 음악 힐링극
영화 ‘스타 이즈 본’, 스타 탄생의 이면 다룬 음악 힐링극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8.10.12 14:46
  • 호수 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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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시대=배성호기자]

세번째 리메이크작… 세계적 팝스타 레이디가가 출연 화제

한물 간 가수가 재능 있는 후배를 발굴해 스타로 만든다. ‘비긴 어게인’ 등 수많은 음악영화에서 사용한 다소 식상한 설정이다. 더군다나 10월 9일 개봉한 영화 ‘스타 이즈 본’은 1937년 처음 제작 돼 이번까지 세 차례나 리메이크돼 소재의 신선함이 더 떨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극장 밖을 나설 때 벅찬 감동을 선사한다. 

헐리우드 유명 배우 브래들리 쿠퍼의 감독 데뷔작이자 세계적인 팝스타 레이디 가가가 주연을 맡아 일찌감치 화제를 모은 이 작품의 내용은 이렇다. 작사·작곡부터 놀라운 가창력까지 재능을 갖췄지만 외모에는 자신이 없는 웨이트리스 앨리(레이디 가가 분)는 작은 바에서 공연을 하다가 톱스타 잭슨 메인(브래들리 쿠퍼) 분을 만나게 된다. 

잭슨은 평범한 외모와 달리 놀라운 재능을 가진 앨리의 실력을 단번에 알아보고 그에게 관심을 갖는다. 사실 잭슨은 오랜 세월 고음의 앰프 소리에 노출돼 청력이 마비되고 이명현상까지 겪고 있었다. 앨리를 통해 부서진 삶을 회복할 수 있다는 확신을 얻게 된 잭슨은 앨리를 자신의 콘서트 무대로 초대하고 앨리는 최고의 스타가 된다. 하지만 행복도 잠시 자본 중심으로 흘러가는 연예 산업은 두 사람을 옥죄기 시작한다.

‘스타 탄생’을 뜻하는 제목과 달리 작품은 현재 연예사업의 불편한 진실을 보여준다. 잭슨과 함께 무대에 선 영상이 동영상 스트리밍 사이트 ‘유튜브’에서 큰 반향을 일으킨 덕분에 앨리는 스타가 된다. 하지만 본래 노래만 하는 가수였던 그녀를 수완이 좋은 매니저는 대중적인 스타로 만들기 위해 춤을 가르치고 무대에서의 퍼포먼스를 훈련시킨다. 반대로 청각 장애를 앓으며 음악인으로서의 삶에 위기를 느낀 잭슨은 점차 세상의 관심으로부터 멀어지는 데에서 오는 결핍을 술과 약물에 의존하며 버틴다. 

이로 인해 앨리와 잭슨의 갈등은 심화되고, 두 사람은 점점 스타라는 지위가 축복이자 불행임을 깨닫게 된다. 내면이 점차 피폐해지지만 그 누구에게도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안고 사는 스타들의 비애를 잘 보여준다.

두 사람을 고통에서 벗어나게 한 건 결국 음악이다. 음악 때문에 나락으로 떨어졌던 두 사람은 결국 음악으로 일어선다. 특히 주연을 맡은 레이디 가가와 브래들리 쿠퍼가 대부분의 배경 음악에 참여해 몰입도를 높였다. 두 사람을 처음 이어준 ‘셸로우(Shallow)’부터 ‘괜찮나요(Is that alright?)’ ‘사라질 때(Maybe it’s time)’ 등 주인공들이 매순간 느끼는 두려움과 희망, 꿈을 담은 가사에 중독성 짙은 멜로디는 상영 시간 내내 귓가를 맴돈다. 

또 브래들리 쿠퍼와 레이디 가가는 관객들이 실제 콘서트 현장의 관객이 된 것처럼 느낄 수 있도록 영화 속 노래 장면을 립싱크가 아닌 실제 라이브로 소화한다. 영화에 등장하는 모든 노래를 촬영 당시 직접 불렀다. 뿐만 아니라 각종 뮤직페스티벌 현장도 생생히 재현해 완성도를 높였다.    

배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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