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핵 환자, 약 2주 이상 복용하면 전염성 거의 없어
결핵 환자, 약 2주 이상 복용하면 전염성 거의 없어
  • 이영주 기자
  • 승인 2018.10.12 14:59
  • 호수 6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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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핵의 증상과 치료

[백세시대=이영주기자]

폐결핵 발병땐 객혈, 식은땀 증상… 2주 이상 기침하면 결핵 검사를 

6개월 이상 규칙적으로 약물 복용해야… 중단하면 내성 생겨 위험

면역력이 약한 어르신들은 결핵에 취약하다. 특별한 이유 없이 2주 이상 기침, 가래 등이 지속되면 결핵 검사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사진=연합뉴스
면역력이 약한 어르신들은 결핵에 취약하다. 특별한 이유 없이 2주 이상 기침, 가래 등이 지속되면 결핵 검사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10월 4일 출근길 지하철에 탄 결핵 환자 A(57)씨 때문에, 열차에 타고 있던 승객 전원이 하차하고 전동차를 소독하는 소동이 일어났다. A씨는 치료받고 있던 병원을 탈출한 ‘활동성 결핵’ 환자였다.

결핵은 결핵균에 의해 발생하는 감염병으로, 환자가 기침을 하거나 말을 할 때 균이 공기 중으로 퍼진다. 결핵균에 감염된다고 모든 사람이 병을 앓는 것은 아니다. 감염된 경우는 ‘활동성 결핵’과 ‘잠복 결핵’으로 구분하는데, 활동성 결핵인 경우 타인에게 결핵균이 전염될 가능성이 있다.  

활동성 결핵 환자는 기침, 가래, 가슴 통증, 식욕감퇴 등의 증상을 겪는다. 이와 달리, 감염자 중에는 증상이 없고 다른 사람에게 결핵균을 옮기지 않는 ‘잠복 결핵’ 환자도 있다. 이 경우, 활동성 결핵으로 발전 가능성이 높은 고위험군만 예방 차원의 약물 치료를 진행하게 된다. 

결핵은 흔한 병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호흡기결핵(폐, 기관지 등 호흡기계 장기에 발생하는 결핵)으로 병원을 방문한 환자는 2016년 6만7784명이었다. 이중 70대 이상이 30.8%로 가장 많았고 50대(18%), 60대(16.1%)가 뒤를 이었다.  

결핵 퇴치를 위한 국가적 노력으로 결핵 환자가 감소하는 추세라고 하지만, 우리나라는 여전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결핵 발생률과 사망률에서 1위라는 불명예를 기록하고 있다.

결핵은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지속적으로 타인에게 균을 전파시킬 수 있고, 심각한 신체 기능 장애가 남을 수 있다. 심하면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초기에는 감기 등 다른 질병으로 오인하기 쉬운데, 특별한 이유 없이 2주 이상 기침, 가래 등이 지속되거나 결핵환자와 접촉한 경우에는 결핵 검사를 받는 것이 권장된다. 결핵을 앓았던 경우에도 재발 가능성이 있으므로, 면역력이 약한 어르신들은 손을 자주 씻고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는 습관을 갖고 정기검진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결핵의 증상

결핵은 발병하는 부위에 따라 증상이 여러 가지로 나타날 수 있다.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부위는 폐다. 폐결핵은 기침, 가래, 발열, 전신무력감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초기에는 가래가 없는 마른기침을 하다가 점차 가래가 섞인 기침을 하게 된다. 병이 진행되면 가래에 피가 섞여 나오는 객혈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이 외에도 기운이 없고 입맛이 없어지며 체중이 감소하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고열은 잘 나타나지 않으나 미열이 발생했다가 식은땀이 나면서 열이 떨어지는 증상이 반복될 수 있다. 병이 악화돼 폐의 손상이 심해지면 호흡곤란이 나타나고, 가슴막 등을 침범했을 때는 가슴 통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결핵 초기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벼운 감기로 여기고 감기약을 복용한다. 보통 감기 증상은 약을 복용하고 1주 정도 지나면 대부분 호전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고 특별한 원인 없이 기침과 가래가 2주 이상 지속된다면 결핵을 의심해보고 병원에서 결핵 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다.

결핵은 림프선, 척추, 뇌, 신장, 위장관 등에서도 발병한다. 림프선 결핵이면 전신, 특히 목 위나 겨드랑이의 림프절이 커지면서 통증과 압박감을 느낄 수 있다. 척추 결핵의 경우에는 허리통증을, 결핵성 뇌막염의 경우에는 두통과 구토, 의식 저하 등의 증상을 겪을 수 있다.

◇결핵의 치료

결핵이 의심되면 기본적으로 흉부 방사선 검사와 객담 검사를 실시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CT(흉부전산화단층촬영), 기관지내시경 검사 등을 추가로 실시하기도 한다.

치료는 약 복용을 통해 이뤄진다. 일반적으로 항결핵제를 하루 한 번 최소 6개월 이상 복용한다. 결핵은 증상이 심한 경우라도 치료를 시작하면 빠른 기간 내 증상이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 이때 결핵이 모두 치유된 것으로 생각하고 약 복용을 임의로 중단하면 치료에 실패하거나 재발할 확률이 높아진다. 또한 약 복용을 불규칙적으로 자주하게 되면 결핵균이 약제에 대한 내성을 획득하게 되어 치료에 실패할 수 있다. 

항결핵제는 종류가 많지 않다. 조기치료에 실패하면 치료가 매우 어렵고 18개월 이상의 장기 치료를 필요로 하게 되므로 처음 치료 시 제대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창훈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현대 의학의 발전으로 결핵이 치료 가능한 질병이기는 하나 환자의 노력과 인내가 필요하다”며 “결핵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적절히 처방된 정해진 분량의 항결핵제를 규칙적으로 충분한 기간 동안 복용해 치료를 완료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환자 및 가족 주의사항

활동성 폐결핵 환자가 의사의 지시대로 약을 2주 이상 복용하면 대부분 전염성은 거의 없다고 전문가는 말한다. 따라서 환자는 약 복용을 잘하고 기침 증상이 있을 때는 입을 가리고 한다. 마스크를 착용하고, 사람이 자주 모이는 곳은 피하는 것이 좋다. 또한 밀폐된 공간은 피하고 집을 자주 환기시켜 깨끗한 환경을 유지시켜야 한다. 

환자 가족들의 경우 생활용품의 공유에 대해 걱정이 많은데, 환자가 사용하는 식기, 의류, 침구, 가구 등과 같은 환자의 소유물이나 음식을 통해서는 전염되지 않으므로 일상용품을 따로 소독할 필요는 없다.

이영주 기자 yjlee@100ssd.c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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