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스피커, 어르신 효도선물로 각광…말로 명령만 하면 TV 켜주고 날씨도 알려주고
AI 스피커, 어르신 효도선물로 각광…말로 명령만 하면 TV 켜주고 날씨도 알려주고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8.10.19 18:32
  • 호수 6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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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시대=배성호기자]

카카오‧KT‧네이버 등 인공지능 강점 살린 다양한 스피커 잇달아 선봬   

배달음식 주문 등 기능 다양… 빅데이터 분석 통한 시니어 콘텐츠 풍부

최근 시니어 세대를 위한 효도 상품으로 주목받고 있는 AI 스피커들.
최근 시니어 세대를 위한 효도 상품으로 주목받고 있는 AI 스피커들.
최근 시니어 세대를 위한 효도 상품으로 주목받고 있는 AI 스피커들.

춘천에 사는 이학재(67) 씨에겐 최근 남다른 ‘친구’가 생겼다. 아침에 깨워주는 것은 물론 개인일정도 챙겨준다. 그가 외출을 준비하는 동안에는 전날 벌어진 주요 뉴스도 읽어주고 날씨에 맞는 옷차림까지 세심하게 알려준다. 또 평소 즐겨 듣는 음악도 외워뒀다가 이 어르신이 음악을 듣고 싶을 때 알아서 틀어주기까지 한다. 이 어르신은 “말동무가 돼주는 ‘인공지능(AI) 스피커’가 마치 친구처럼 느껴진다”면서 “개인 비서처럼 이것저것 도와줘 일상이 편리해졌다”고 말했다.

최근 AI 스피커가 시니어 세대의 생활필수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고 음성만으로 날씨 알림, 뉴스 검색 등 일상생활에 필요한 여러 가지 도움을 받을 수 있어 받고 싶은 효도선물로 각광받고 있다. 

KT에 따르면 지난 5~6월 기준 AI 스피커인 기가지니 이용자 중 40대 이상 사용 비중이 31%에 달하는 등 점차 중장년을 넘어 노년층까지 확대되고 있다. 경로당 등 노인 복지 시설에서도 AI 스피커를 사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그간 시니어 세대는 스마트폰 등의 사용법이 어려워 인터넷 모바일 환경에 구축된 방대한 정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하지만 AI 스피커는 음성만으로 기기를 조작할 수 있어 어르신들도 쉽고 간편하게 정보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이런 장점 때문에 내로라하는 IT기업들은 시장 선점을 위해 저마다 AI 스피커를 출시하고 나섰다. 음악재생, 날씨 정보 알림 등 기본적인 기능은 비슷하지만 각 기업의 장점과 결합된 부가 기능이 달라서 꼼꼼히 비교해보고 구입하는 것이 좋다. 

먼저 카카오에서 출시한 ‘카카오미니’는 대표 메신저인 카카오톡과 연계해 음성만으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 만약 자신의 장남을 전화번호부에 ‘아들’로 저장했다면 “아들에게 잘 지내냐라고 카톡 보내줘” 하면 알아서 메시지를 전송해준다. 단, 아직까지 수신된 메시지를 읽어주지는 못하지만 추후 업데이트 될 예정이다. 또 집주소를 입력해 놓으면 ‘카카오택시’ 앱과 연동돼 택시를 불러주는 것도 가능하고 음식 배달 주문도 할 수 있다.

KT서 출시한 ‘기가지니’는 리모컨 없이도 채널 변경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셋톱박스 겸용기기인 기가지니는 올레 tv 미디어 서비스의 모든 기능을 리모컨 없이 말로 이용할 수 있다. 예컨대 이용자가 ‘메뉴’라고 말하면 올레 tv의 메뉴가 나타나고, 화면에 보이는 메뉴에 맞춰 영화·드라마 제목을 보이는 대로 말하면 즉시 이동 및 선택이 가능하다. 할인조건 및 영화 구매 등도 음성으로 입력할 수 있고, 비밀번호는 ‘공공공공’ ‘일이삼사’와 같이 말로 부르면 된다. 재생 중인 주문형 비디오(VOD)를 ‘빠르게 재생’ ‘5분 앞으로’ ‘30초 뒤로’와 같이 세밀한 기능 조정까지 가능하다.

네이버에서 제작한 ‘클로바 스피커’의 가장 큰 특징은 단연 ‘검색’이다. 거대 포털사이트 네이버 검색과 연동돼 방대한 정보량을 자랑한다. 네이버 번역 기능도 활용할 수 있어 간단한 문장을 영어나 중국어 등으로 바꿀 수 있다. 

최근에는 한발 더 나아가 축적된 빅데이터를 활용한 시니어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AI는 사용량이 많아질수록 관련된 데이터가 쌓이면서 진화하는 특성을 갖고 있다. KT의 경우 기가지니를 통해 이용할 수 있는 시니어 콘텐츠를 대폭 늘렸다. 멀티캠퍼스와 손잡고 교양 강의를 무료로 시청할 수 있는 ‘SERICEO(세리시이오) 서비스’를 출시했고 경영·경제·산업 관련 동향과 함께 리더십·인문학·웰빙·라이프 등의 콘텐츠도 제공한다. 카카오는 ‘매일 미사’, ‘기독교 QT(명상의 시간)’ 등의 종교 콘텐트를 지속해서 늘릴 계획이다.  

또 SK하이닉스와 SK텔레콤은 8월 말부터 경기 이천, 충북 청주에 사는 독거노인 2000가구에 AI 스피커를 포함한 실버 프렌드 패키지를 무상으로 제공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아직 초창기라 아쉬운 점도 있다. 대부분의 AI 스피커에서 음악을 제대로 듣기 위해서는 음악 서비스의 스트리밍 이용권을 구매해야 한다. 10월 10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정감사에서 지적됐듯 사투리 등 비표준어로 말할 경우 인식률이 현저히 떨어지는 점도 극복해야 할 과제다.     

배성호 기자 bs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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