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노년생활-행복한 생활습관으로 ‘기분장애’ 없애자
행복한 노년생활-행복한 생활습관으로 ‘기분장애’ 없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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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08.27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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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이날 온라인 통장으로 인사 받아
“어머니 죄송해서 어쩌죠  다른 땐 몰라도 이번만큼은 꼭 시간을 내서 내려가려고 했는데…”“그래, 바쁜데 어디 한번 다녀가기가 쉽냐  괜찮다. 일 봐라.”“어머니 통장에 돈 넣었어요. 아들이 없어도 드시고 싶은 것 사드시고 즐겁게 지내세요.”
전북 정읍에 사는 구모(71) 할머니는 서울의 큰 아들과 전화통화를 끝내며 말로는 ‘괜찮다’ 했지만, 내심 기운이 쭉 빠지며 서운함을 감출 수 없었다. 음식점을 하는 큰 아들네는 가정의 달엔 가족단위의 손님이 많아 특별히 바쁘다. 5월은 일년 중에서도 매출이 급상승 하는 대목과 같은 달이라 쉴 수가 없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그래도 한 켠에는 ‘혹시나’ 하는 마음이 없지 않았다.
작년 여름, 남편을 먼저 떠나보내고 혼자 남은 처지라 더욱 쓸쓸함이 깊었다. 아들내외가 서울로 가자고 했지만, 좁은 아파트에서 풀 한포기 못 만져보고 징역살이 할 것이 싫어 “나 살던 곳에서 소일삼아 채소 밭 가꾸며 살겠다”고 마다했다.생각하면 씁쓸했다. 
큰 아들을 낳았을 땐 세상을 다 얻은 것처럼 든든했다. 큰 아들은 분신과 다름없었다. 늙으면 당연히 큰 아들과 함께 살아야한다는 생각에는 한 점의 의심도 없었다.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이 있냐고 하지만, 아래로 내리 낳은 두 딸들보다 아들은 더욱 살뜰하게 마음을 다해 키웠다.
그런데 세상이 달라져 버렸다. 남편이 살아있을 때는 남편이 있으니까 했는데, 남편이 죽고 나서도 당당하게 아들내외에게 ‘이제부턴 함께 살겠다’고 말을 못했다. 방 세 칸짜리 32평 아파트에 아들내외, 손녀, 손자가 방 하나씩을 차지하고 나면 자신의 방은 없었다. 중고등학생인 손녀, 손자의 방에 얹혀살자니 싫어하는 기색이 역력했고 그렇다고 안방에서 아들내외와 함께 잘 수도 없었다.
어쩌다 아들이 보고 싶어 서울 나들이를 가면 며느리는 “오랜만에 아범과 함께 주무세요”하며 손녀 방으로 간다. 자신이 오래 머물면 머물수록 한 집에서 아들 내외를 생으로 갈라놓게 되는 꼴이 되어 구 할머니는 길어야 일주일을 못 넘기고 시골로 돌아가겠다고 가방을 들고 나선다.
그럴 때마다 큰 아들은 “빨리 돈 모아 44평 넓은 집으로 이사해서 모실게요” 한다. 하지만 아무리 시골노인네라도 30평대 아파트와 40평대 아파트 값의 차이가 무려 2억원이 넘는다는 걸 알고 있기에 그 날이 쉽게 오지 않으리란 걸 잘 알고 있다. 로또나 당첨되면 모를까.아들 식구 해외여행간 사이 골절상, 병원신세 져
일흔 두 살 동갑인 임모 할아버지, 김모 할머니 부부는 근로자의 날과 어린이날 겸 석가탄신일이 낀 5월의 첫 번째 주말을 기억하기조차 싫다. 휴가를 쓰면 7박8일간의 황금연휴를 보낼 수 있다고 4월 중순부터 들뜨더니 아들 부부가 남매를 데리고 해외로 체험학습을 떠났기 때문이다. 세계 문화유산이 있는 캄보디아의 앙코르 왓트와 베트남을 돌아본다는 일정을 세워두고 아들 부부는 “함께 가실래요 ” 했다. “우리까지 끼면 비용이 만만치 않을 텐데…” 했더니 며느리가 동조를 하며 “비용도 비용이지만, 날씨가 더워서 여행하기기가 쉽진 않으실 거예요” 했다.
눈치에 네 식구만 가고 싶어 하는 것 같아, 임 할아버지와 김 할머니는 “됐다. 괜히 우리까지 따라가면 빨리빨리 다니지도 못하고 너희들한테 귀찮기만 하다”며 거절을 했다.
그런데 그예 사단이 났다. 아들네 식구들이 떠난 후 김 할머니가 그만 목욕탕에서 미끄러져 팔과 다리가 부러져 버렸다. 놀란 임 할아버지는 구급차를 불러 대처했지만, 할머니가 병원에 입원하자 난감하기가 이를 데 없었다. 딸이 지방에 살지만, 그 집도 가족행사에 바빠 도움을 받을 수 없었다.
거동을 못하는 아내를 부축해 5일간 세면과 식사, 잠자리 수발을 들며 힘에 부친 임 할아버지는 얼굴이 핼쑥해졌다. 응급조치를 하고 기운이 조금 돌아온 김 할머니는 병원에서 지내기 싫다며 퇴원을 종용해 6일째 되던 날 퇴원을 했다. 집으로 돌아오자 임 할아버지의 일은 더욱 늘었다. 아내를 대신해 세끼 식사를 차려야 하고 세탁기에 빨래를 돌리고 청소를 해야 했다. 그나마 가사가 서툴러 식사 준비를 하다가 손을 베어 아들네 식구가 돌아오기 하루 전부터는 마트에서 패스트푸드를 사다가 데워 먹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7박8일 동안 고생이 사무치자 임 할아버지와 김 할머니는 “우리가 어떻게 자식들을 키웠는데…” 하는 심정이 되며 “이렇게 살아서 뭐하나” 싶은 자괴감이 들었다. 아들 식구들이 돌아오며 악몽 같은 고생은 면했으나, 정신적으로 큰 타격을 받고 자살하는 노인네들의 심정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다.예상보다 우울증 앓는 노인 많아
어린이날, 어버이날 등이 있는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즐거움 대신 오히려 소외감에 젖어 우울증을 호소하는 환자가 늘고 있다.
67세의 박모 할아버지는 4년 전 퇴직한 후 두 살 연하의 아내와 함께 특별한 일 없이 집에서 가벼운 운동을 하면서 취미생활로 독서를 하고 있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권태감과 무력감, 우울감이 심각하게 다가왔다. 지나간 일을 반추해보며 위로를 얻으려 해도 허무하기만 하고 한 달에 한두 번, 딸이나 아들 식구들이 왔다가 가도 헤어질 때면 더욱 허전하고 서글퍼 정신과를 찾아 진단을 받고 항우울제를 복용하고 있다.“무좀은 발바닥이 조금만 가려워도 알아차리는데 우울증은 의사가 ‘우울증’이라고 진단을 내려도 환자들이 아니라고 우깁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지금까지 제대로 된 역학 연구가 없습니다. 교과서에 여자는 20~30%, 남자는 15~20%라고 나와 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고려대 노인건강연구소에서 보건복지부의 연구비 지원을 받아 서울·경기 인근도시 노인을 대상으로 우울증과 치매에 관한 역학조사를 한 내용을 보면 30% 이상이 우울증이라고 보고 되고 있습니다.”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정신과 한창수 교수는 서울시가 건망증을 호소하는 노인들을 대상으로 검진을 한 결과, 스트레스나 우울증 때문에 건망증이 일어나는 것으로 보고 되고 있는 등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노인들이 우울증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기억력 저하로 클리닉을 찾는 환자들의 경우 기억력이 문제가 된 것이 아니라, 우울증 때문인 경우가 많습니다. 알코올 중독의 경우에도 40% 이상이 우울증으로 인해 알코올을 가까이 하게 됩니다.”
가슴이 답답하고 손발이 저리며 속이 메스꺼운 증상으로 내과나 가정의학과를 찾은 환자들 중에도 우울증이 원인이 되어 신체화 증상이 나타나게 된 경우가 상당수라는 것. 검사에서 이상이 없는데도 계속 고통을 호소하면 “정신과로 가보세요”라고 권유하는데 그러면 환자들은 “왜 나를 미친 사람 취급하느냐”고 펄쩍 뛴다고. 이렇게 해서 정신과로 온 경우 가벼운 우울증일 경우도 있으나, 때로 중증인 경우도 있다고 한다.
“노인이나 심한 질병을 가진 사람에게 있어서의 우울증은 그들의 생존율을 짧게 하며, 심장병 환자의 경우 심장 발작 후에 우울한 여성의 8.3%가 심장 관련 사고로 죽는 반면 우울하지 않은 여성은 2.7%만이 그런 일을 당한다고 보고 되고 있습니다. 이 비율은 남성에서도 유사합니다. 또 우울증은 골밀도 소실과도 관련이 있어, 우울한 여성은 골밀도 소실에 관여하는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졸의 수치가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우울증은 자녀에게도 영향을 미쳐 우울증 부모를 가진 아이들은 두통이나 폐질환 등의 의학적 질환을 갖거나 입원을 하게 될 위험성이 높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한 교수는 많은 연구들에서 우울증은 면역 체계, 혈액 응고, 혈압, 혈관, 심박동 등에 생물학적으로 안 좋은 영향을 끼친다고 한다. 우울증의 예방과 개선을 위해서는 다음의 생활습관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첫 번째가 행복하게 사는 것이다. 내 마음이 편안해야 남들에게도 잘 해주게 된다는 것. 사람들은 화가 나면 남에게 이야기를 하지 않는데 혼자서만 끙끙 앓고 지내면 그것이 마음의 병으로 쌓인다는 것이다. ‘언젠가는 내 마음을 알아주겠지’하며 속으로 삭이지 말고 평소에 화를 내지 않으면서 당당히 내 의견을 말하는 훈련을 하라고 한다.
두 번째가 적절한 양의 영양공급과 운동이다. 세로토닌의 생산에 관여하는 트립토판과 아미노산의 수치를 올려주는 음식이나 식이 첨가제를 먹음으로써 우울증이 경감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고 한다. 1주일에 3~4회, 30~40분 정도의 유산소운동은 경도에서 중등도의 우울증을 경감시켜주고 많은 경우 정신치료만큼 효과적이라고 한다.
세 번째가 사회적 지지층을 많이 확보하는 것이다. 가족과 친구, 동료 등과 같이 언제나 믿고 흉금을 털어 놓을 수 있는 강한 사회적 지지조직은 우울증의 예방과 회복에 아주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장옥경 프리랜서우울증 체크리스트우울증은 수 천 년 동안 다양한 이름으로 불려 왔다. 초기 문헌에서는 모든 정서 장애의 총괄적인 용어인 ‘멜랑콜리아’라고 언급되고 있다. 그러나 지금은 ‘기분장애(mood disorder)’ 또는 ‘정동장애(affective disorder)’로 언급된다.기분은 비교적 오랫동안 어떤 정서가 지속되는 것이고 외부의 사건이나 내적인 사고에 대한 반응일 수 있다. 불안·초조·두려움·저조함·슬픔 같은 정서는 누구에게나 나타날 수 있다. 그런데 우울한 기분과 흥미의 상실을 포함해서 다음에 나열된 증상들 중 적어도 다섯 개가 2주 이상 지속될 경우에는 ‘병’으로 볼 수 있다.1. 대부분의 날, 하루 거의 온 종일 지속되는 우울한 기분2. 대부분의 시간동안 완전한 또는 매우 두드러진 흥미나 즐거움의 감소3. 식욕과 몸무게에 있어서 의미 있는 증가나 감소4. 수면 장애, 거의 매일 지속되는 불면증이나 과다 수면5. 정신 운동성 초조나 지체6. 활동력의 상실과 일상의 피로감7. 거의 항상 있는 죄책감이나 무 가치감8. 거의 매일 집중할 수 없음9. 반복되는 자살이나 죽음에 대한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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