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병원 선택 시 고려사항 “노인질환 전문 의료진 얼마나 확보돼 있는지 확인”
요양병원 선택 시 고려사항 “노인질환 전문 의료진 얼마나 확보돼 있는지 확인”
  • 이영주 기자
  • 승인 2018.11.02 10:58
  • 호수 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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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시대=이영주기자]

서비스 질에 따라 1~5등급 분류… 상급병실료·비급여 등 따져봐야

간호‧간병 통합서비스는 적용 안돼… 공동간병 이용하면 부담 줄어

가벼운 산책은 장기 입원 환자의 우울감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된다. 사진은 요양병원 건물 내에 조성된 정원에서 환자가 산책하고 있는 모습. 	사진=서초참요양병원
가벼운 산책은 장기 입원 환자의 우울감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된다. 사진은 요양병원 건물 내에 조성된 정원에서 환자가 산책하고 있는 모습. 사진=서초참요양병원

인천에 사는 김모(76) 어르신은 최근 화장실에서 발이 미끄러져 넘어지는 사고를 당했다. 이 사고로 김 어르신은 혼자서 일어설 수 없는 상태가 되었고, 가족들은 오랜 상의 끝에 김 어르신이 재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요양병원을 알아보기로 했다.

인구 고령화에 따라 노인 환자가 증가하면서 요양병원의 수도 증가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18년 6월 기준 전국의 요양병원은 1544개. 좋은 요양병원도 많지만, 환자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시설이 열악한 요양병원도 운영되고 있다. 요양병원의 사건사고가 자주 발생하면서, 요양병원에서 수년을 보낼 수도 있는 환자와 환자 가족들의 고민은 깊어진다. 어떤 요양병원을 선택해야 하는지, 어떤 것을 따져야 하는지, 송파참노인전문병원․서초참요양병원 등을 운영하는 참예원의료재단(이사장 김선태)을 찾아 알아봤다.

◇1등급이 관리 잘되는 곳

알아보고 싶은 요양병원이 있다면 먼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으로부터 요양병원이 요양급여 적정성 평가에서 어떤 등급을 받았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심평원은 요양병원을 대상으로 적정성 평가를 실시해 1~5등급으로 나누고 있다. 적정성 평가 항목에는 의사 1인당 환자수, 직원의 재직일수율, 욕창 관리수준 등이 있고, 종합점수가 우수한 요양병원일수록 숫자가 낮은 등급을 받는다. 즉, 1등급이 관리가 가장 잘되는 곳이다.

평가정보는 심평원 홈페이지(www. hira.or.kr)에서 병원평가정보를 클릭하고 평가수행항목에 요양병원을 체크한 후 검색하면 자세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다만 현재 홈페이지에는 2015년 평가 결과까지만 제공되고 있어, 2016년 이후 개설된 요양병원에 대한 정보는 확인이 어렵다. 

의료기관평가인증원의 인증 제도는 의료법에 따라 의료기관의 의료서비스 질 향상과 환자의 안전 부분을 평가하는 것으로, 인증조사를 통과한 의료기관은 4년간 유효한 인증마크를 부여받는다. 

김선태 참예원 의료재단 이사장은 “요양병원을 선택할 때 노인질환 전문 의료진이 얼마나 포진돼 있는지 체크할 필요가 있다”면서 “특히 신경과, 내과, 재활의학과, 가정의학과, 정신건강의학과 등의 전문의와 간호사수가 많이 확보돼 있는 병원이 좋다”고 조언했다.

◇6인실에 공동간병인 두어야 비용 절감

요양병원을 알아볼 때 가장 민감하고 궁금한 부분은 비용일 것이다. 요양병원에 입원한 환자는 매달 진료비, 간병비, 소모품 구매비 등의 비용을 지출한다. 의료보험이 적용돼 환자가 일부만 부담하는 진료비는 요양병원별로 큰 차이가 없다. 진료비에는 치료비, 약품비, 식사비 등이 포함된다.

요양병원별 금액 차이는 간병비, 상급병실료, 비급여 치료 등에서 발생한다. 특히 간병비에 대한 부담이 크다. 병원마다 간병 방침은 제각각으로, 병원 소속의 간병인이 있는 경우도 있으나 개인이 따로 구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고용 방식은 다르지만 두 형태 모두 간병비는 별도로 지불해야 하는 지출항목이다.

간병비는 보통 하루에 8만원, 한달이면 240만원 정도가 든다. 고정된 금액은 아니고 환자의 상태 등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다. 1:1의 밀착 간병을 원하면 이 비용을 한 사람이 모두 지불한다. 그러나 장기 입원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 비용은 큰 부담이다. 때문에 다인실에 입원한 환자 대다수는 공동간병 시스템을 이용한다. 공동간병은 한 명의 간병인이 여러 명의 환자를 담당하는 것이다. 공동간병은 비용 부담은 덜 수 있지만, 환자 수발이 소홀해 지는 단점이 있으므로 환자의 상태를 고려해 간병인을 고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상급종합병원 또는 종합병원 등에서 주로 실시되고 있는 간호‧간병 통합서비스의 경우 요양병원은 실시하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 필요성을 제기하기도 하지만 환자들이 혼자서 거동할 수 없어 간호필요도가 높고, 개인마다 다른 질환을 앓고 있는 상황에서 간호‧간병 통합서비스의 적용은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다고 요양병원 관계자는 설명한다. 

상급병실료, 비급여 치료 등 비급여 항목은 요양병원이 자율적으로 비용을 책정할 수 있다. 병실료의 경우, 6인실은 환자가 부담하는 비용이 따로 없지만 6인실 외에 1인실, 2인실, 4인실 등은 추가로 상급병실료를 부담해야 한다. 그러므로 이용할 수 있는 병실의 형태와 추가 비용 등을 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사진=서초참요양병원
사진=서초참요양병원

◇가까워야 심리적 안정감 느껴

좋은 요양병원을 찾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홈페이지나 광고만 믿지 말고, 요양병원을 직접 찾아가 눈으로 확인하고 판단하는 것이다. 

방문했을 때에는 시설 뿐 아니라 다른 환자의 상태와 직원의 친절도를 살펴봐야 한다. 환자 대부분은 통증과 이동 제한 등으로 우울감을 많이 느낀다. 때문에 병실은 채광이 잘되고, 병원 내부 또는 가까이에 정원이나 공원이 갖춰져 있는 곳이 좋다. 재활 치료가 주목적이면 재활실의 규모나 장비 등이 잘 갖춰져 있는지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요양병원 위치도 간과할 수 없는 부분으로, 환자 보호자의 방문이 용이한 곳이 좋다. 박정식 서초참요양병원 CS팀장은 “인지능력이 있는 환자들은 지리적으로 먼 요양병원에 입원하면 ‘일부러 멀리 떨어뜨려 놓았나’하면서 심리적으로 불안해 한다”고 말했다. 또한 “노인 환자에게 자주 문병을 오는 사람은 배우자일 가능성이 큰 데, 이들도 노인일 가능성이 크다. 이들이 다니기에 가까운 곳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이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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